국도 77호선 백수해안도로 따라 황금빛 낙조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천년고찰 불갑사의 절경에다 기독교 순교관 등 종교유적지 많아 괭이갈매기·저어새 번식지 가깝고 법성포굴비거리서 '바다의 맛'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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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의 제1경 백수해안도로.
각박한 도시생활을 하다 보면 따뜻하고 후한 시골 인심과 풍광이 그리울 때가 있다. 요즘처럼 따뜻한 기운이 그리울 때는 더욱 그렇다. 때묻지 않은 청정자연과 맛, 그리고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전남 영광은 이맘때 일상의 짐을 내려놓고 훌쩍 떠나 여행하기에 제격인 곳이다. 영광은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가 많아 발길 닿는 곳마다 색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거친 파도와 바다가 만드는 남성미, 넓은 들판이 들려주는 풍요로움, 유구한 역사적 자취를 품은 단아함, 지천으로 피는 꽃들의 청초함까지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
영광 여행의 백미 백수해안도로
영광 여행의 백미는 한국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백수해안도로다. 국도 77호선인 백수해안도로는 칠산바다의 아름다운 정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곳이다. 특히 석양이 떨어지며 바다와 하늘을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서해 낙조는 보는 이들을 황홀경에 빠지게 한다. 서해 낙조는 동해의 일산 일출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일출일몰 제일경’으로 꼽힌다.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 구간으로, 해안 절벽 사이에 솟아 있는 기암괴석과 해당화 등 풀꽃 군락지도 일품이다. 중간중간에 펜션과 카페, 횟집, 음식점, 포장마차 등의 쉼터가 있고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노을전시관과 여행의 피로를 풀어주는 해수온천랜드도 들러볼 만하다.
4대 종교 유적지 ‘신령스런 빛의 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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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고찰 불갑사 전경.
영광(靈光)이라는 지명은 ‘신령스런 빛의 도시’란 뜻이다. 백제 때 불교가 최초로 전래된 법성포 외에도 영광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4대 종교 유적지를 모두 품고 있다. 백수해안도로에서 영광대교를 타고 넘으면 제일 먼저 반기는 곳이 백제 불교 최초 도래지다. 영광군이 2006년 조성했다. 인도 간다라 양식의 야외 박물관으로 108계단, 만불전 등이 있다. 영광은 원불교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법성포에서 영광읍으로 가는 길 중간에는 박중빈 대종사가 태어나고 깨달음을 얻은 원불교 영산성지가 자리하고 있다. 염산면에는 6·25전쟁 때 신앙을 지키려다 기독교인 약 200명이 퇴각하는 인민군에게 학살당한 기독교인 순교지가 있다. 영광군은 설도항에 기독교순교체험관을, 염산면 야월리에 기독교순교기념관을 건립해 순교자들을 기리고 있다. 조선시대 때 일찍이 천주교가 전해진 영광에는 신유박해 당시 이화백과 복산리 양반 오씨로 알려진 전남 최초의 순교자가 있었다. 이를 추모하기 위해 영광읍에는 천주교 순교지 기념관이 운영되고 있다.
천지를 물들이는 불갑산 상사화
영광읍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가로질러 남쪽으로 내려오면 천년 고찰 불갑사를 품고 있는 불갑산이 있다. 불갑산은 일제시대 때 우리나라 마지막 호랑이가 잡혔을 정도로 산세가 제법 험준하다. 불갑사는 백제에 불교를 전래한 인도승 마라난타가 최초로 세운 절로 알려져 있다. 사찰 주변에는 공주와 승려의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전설이 담긴 상사화(꽃무릇)의 전국 최대 군락지가 있다. 가을이면 온 천지를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장관을 연출하며 사람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영광군은 상사화가 필 즈음 상사화축제를 열고 있다. 인근에 수변공원으로 꾸며진 전남 최대 규모의 불갑저수지와 불갑농촌테마공원 등이 있다.
해양관광자원의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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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읍 풍력단지와 염전.
영광 여행이 특별한 것은 갯벌과 섬 등 해양관광 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이다. 영광의 천일염은 미네랄이 많은 서해안 갯벌과 풍부한 일조량, 하늬바람이 빚은 특산품이다. 염산면 백수읍 일대에 영백 장수 대흥 야월 염전 등이 전국 천일염의 14%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염산(鹽山)이란 지명은 소금산이란 뜻이다. 일출·일몰 감상지로 유명한 군남면 향화도와 2005년 완공한 높이 110m의 칠산타워, 그리고 홍농읍 계마항에는 전국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염산면 두우리해수욕장에는 갯벌체험장이 연중 운영돼 백합 등 조개와 해산물을 잡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홍농읍에는 호남 3대 해수욕장의 하나인 가마미해수욕장이 있다. 소나무가 많고 사람 귀를 닮아 이름 붙여진 송이도에는 조약돌 해수욕장이 1㎞가량 펼쳐져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무인도인 칠산도는 국내 최대 조기어장을 끼고 있으며 괭이갈매기,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번식지다.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는 안마도는 영광의 대표적 바다낚시터다.
한국의 서호(西湖) 법성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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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법성포 포구를 “호수와 산이 아름답고, 민가의 집들이 빗살처럼 촘촘해 작은 서호(西湖)로 불린다”고 했다. 서호는 천하제일의 경치를 자랑한다는 중국 항저우에 있는 호수다. 법성포를 중심으로 한 영광은 물산과 사람이 모여들어 예로부터 인근을 아우르는 중심지였다. 조선시대에는 옥당고을로 불릴 정도로 이곳에 왔던 고을 수령들은 상당수가 영전을 하기도 했다. 영광은 소금, 목화, 쌀이 많아 삼백의 고장으로 불린다. 풍부한 해산물과 소금은 젓갈문화를 발달시키며 수준 높은 음식문화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영광굴비도 그중 하나다. 법성포 굴비 거리에는 굴비정식집 수십 곳이 성업 중이다. 또 설도항의 젓갈타운 회타운에 가면 싱그러운 바다의 맛을 볼 수도 있다.
서울시는 1일부터 20일간 서울시 공식 관광 웹사이트(www.visitseoul.net)를 통해 온라인 투표를 진행해 한류 명소 10곳을 선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곳은 남산의 N서울타워. 3년 전 방영된 인기 드라마의 남녀 주인공이 ‘사랑의 자물쇠’를 걸었던 곳으로 유명하다. 사극의 주요 배경지인 경복궁은 2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여의도 한강공원 한강유람선과 한강 세빛섬, 롯데월드 롯데월드타워, 덕수궁, 남산골 한옥마을, 코엑스 SM타운 등이 10대 한류 명소에 포함됐다. 이번 투표는 일반 시민과 국내외 관광객 등 1만2000여 명이 참여해 최종 후보에 오른 20곳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중국과 동남아뿐 아니라 미국인과 유럽인도 대거 투표에 참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근 5년 사이 방영된 인기 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의 배경이 된 곳이 많은 표를 얻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번에 선정된 10대 한류 명소를 대상으로 스탬프투어 운영 등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한류 관광 메카로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아라빛섬 카약 무료체험 프로 운영… 송도 해수공원 카누-카약 이국적 ‘한강 여름축제’ 7월 15일 개막… 오리보트 경주대회 등 행사 다양
인천 서구 정서진로에 있는 아라빛섬 수로에서 어린이들이 카약을 타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한국해양소년단 인천연맹이 무료로 운영하는 카약체험교실에 참가할 수 있다. K-water 제공
한낮 수은주가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주말이면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이 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맑은 공기와 수려한 풍경이 펼쳐진 전국의 산과 바다로 떠나고 싶지만 교통체증과 비용 부담 탓에 먼 길은 망설여지기 마련이다. 그 대신 이번 주말 수도권 도심에서 온 가족이 함께 산책과 함께 물놀이를 즐겨 보는 것은 어떨까.
○ 오리보트부터 플라이보드까지
한강에서는 연령대별로 다양한 수상 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 어린이들도 쉽게 탈 수 있는 오리보트는 물론이고 수상스키나 요트도 있다. 최근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내뿜으며 공중으로 떠오르는 ‘플라이보드’가 인기다. 플라이보드는 제트엔진을 바닥에 달아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추진력을 이용해 마치 슈퍼히어로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 이랜드크루즈 유람선 선착장에서 일몰 후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7월 15일부터 시작되는 ‘한강 몽땅 여름축제’에는 오리보트 경주대회, 윈드서핑 몽땅 할인, 워터슬라이드 라이딩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한강 수상레저 박람회’는 평소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수상 레저 기구를 체험할 수 있다.
○ 하늘을 가르는 지프와이어
경기 가평군 자라섬과 강원 춘천시 남이섬에 걸쳐 설치된 지프와이어(www.zipwire.co.kr)는 수면 위를 나는 짜릿한 쾌감을 안겨준다. 세계 12번째로 설치됐으며 아시아 최장 길이다. 남이섬 주차장인 가평읍 북한강변로에 타워 높이 80m로 설치됐다. 남이섬 방향은 940m, 자라섬 방향은 640m 길이다. 최고속도는 시속 80km까지 나오며 키 140cm, 몸무게 35kg 이상이어야 이용이 가능하다.
경기 평택시 현덕면 평택호에도 모터보트 오리배부터 서핑보드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수상스포츠시설이 마련돼 있다. 레저타운에서는 오리배 모터보트 등 수상시설과 4인자전거 연인자전거 등을 즐길 수 있다. 카이트보딩 클럽에서 다양한 서핑 체험을 할 수 있다. 장비가 가볍고 간편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석양 아래서 즐기는 카약과 카누
한국수자원공사가 인천 서구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 앞에 조성한 인공 섬인 ‘아라빛섬(면적 1만4000m²)’도 가볼 만하다. 석양이 아름다워 낙조를 감상하는 장소로 유명한 정서진이 맞붙어 있다. 지난달에는 정서진과 시천나루를 잇는 7km 구간에서 카약축제가 열려 300여 척이 물길을 가득 메우는 장관을 연출했다. 아라빛섬 수로에서는 9월까지 매주 수∼일요일 카약과 고무보트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홈페이지(www.oleports.or.kr)에서 예약하면 1시간 동안 무료로 카약을 타볼 수 있다.
경제자유구역인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중심부에 바닷물을 끌어들여 조성한 센트럴공원(면적 37만여 m²)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파크에서 모티브를 얻어 2009년 완공한 국내 최초의 해수공원이다. 인공 수로의 길이가 4km나 된다. 빌딩 사이로 저무는 석양과 경관 조명이 만들어내는 야경이 이국적이다. 쉐라톤 인천호텔 맞은편 이스트 보트하우스에 가면 오전 9시∼오후 7시 이용할 수 있다. 1척에 2, 3명이 탈 수 있는 카누와 카약을 빌려준다. 패밀리보트(4인승)도 탈 수 있다. 센트럴공원의 또 다른 명물인 수상택시를 타려면 웨스트 보트하우스로 가면 된다.
8일까지 ‘카약-봄꽃 페스티벌’ 개최 철쭉 48만주-꽃 양귀비 등 유혹… 운하에선 350개팀 카약대회 음악공연-수산물 어시장도 마련
‘2016 아라 카약·봄꽃 페스티벌’이 열리는 경인아라뱃길 일대에 철쭉이 활짝 피어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아라뱃길을 봄꽃 명소로 만들기 위해 계절마다 다양한 꽃을 감상할 수 있는 단지를 조성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국내 최초의 인공운하인 경인아라뱃길 일대가 화려한 ‘꽃밭’으로 변신했다.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인천 서구는 ‘경인아라뱃길 봄꽃 명소화 사업’ 1차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운하 바로 옆 자전거도로(아라바람길)와 보행길에 매화와 철쭉 양귀비 유채 패랭이 등을 개화 시기에 따라 차례로 즐길 수 있는 꽃단지가 만들어졌다. 3월부터 8월까지 항상 각양각색의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요즘 꽃망울을 터뜨리는 철쭉 군락지는 경인아라뱃길 남북 수변지대 6곳에 들어섰다. 다년생 철쭉 48만 주가 심겨 있다. 경인항 아라인천터미널(정서진)과 시천가람터 사이의 수로 양쪽 2곳(총길이 4.8km)에선 강렬한 보랏빛을 띠는 ‘꽃 양귀비’를 감상할 수 있다. 지난겨울에 파종했기 때문에 조만간 꽃이 만발할 것으로 보인다.
한강과 가까운 경기 김포시 고촌읍 김포아라마리나(김포터미널) 근처 남북 수로 근처의 2개 지점에선 총길이 6km에 걸쳐 유채꽃밭이 가꿔지고 있다. 남북 양쪽 수로에 심은 노란색 유채꽃은 이달 중순 이후 피어나기 시작해 6월 말까지 장관을 이루게 된다.
6∼8월 만개하는 패랭이꽃은 정서진과 시천가람터 중간 지점인 ‘바람소리 언덕’ 1km를 따라 군락을 이루고 있다. 또 시천교∼목상교 2.8km 구간은 매화단지로 꾸며지고 있다. 인천 출신 유명 서예가인 검여 유희강 선생(1911∼1976)의 생가 주변으로 매화나무 700주가 이미 뿌리를 내렸고 2018년까지 2000주가량을 추가로 심을 계획이다.
아라뱃길 자전거도로와 보행길 위쪽에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아라파크웨이) 좌우에는 벚꽃나무 4500주가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길이가 14km에 이른다. 수도권 최장 규모의 ‘벚꽃터널’로 내년부터 새로운 벚꽃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봄꽃 명소화를 기념해 8일까지 정서진과 인천공항철도 검암역 인근 시천가람터에서 ‘2016 아라 카약·봄꽃 페스티벌’이 열린다. 주요 행사가 예정된 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2인승 카약 달리기대회와 아라음악회 등이 진행된다. 2인 1조를 이룬 350개 팀이 정서진∼시천가람터의 7km 운하길을 완주하는 동안 걸그룹 ‘스피카’, 인디밴드 ‘번 디스플레이스’, 록그룹 ‘디아펜테’의 공연이 이어진다.
광장 내 ‘봄꽃 정원’에서는 채화류 씨 등을 판매하는 ‘꽃 벼룩시장’과 당일 어선으로 직송한 수산물을 시식해보고 꽃게 경매도 하는 ‘서해5도 수산물 반짝 어시장’이 마련된다. 임성호 K-water 경인아라뱃길본부장은 “앞으로 꽃단지를 중심으로 경관 조명을 설치하고 검암역 주변 서해5도수산물센터 개장, 한강∼서해 구간 여객선 노선 개설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조선시대 세조陵 '광릉' 보호숲 동·식물 1만1000종, 생태의 보고… 이달 중순 백두산호랑이 등 공개 89년전 조림한 전나무숲 등 연초록 물들어 산책코스로 최고
목련은 지고, 철쭉이 분주히 망울을 터뜨렸다. 봄꽃이 물러나는 자리를 차지한 나무 잎새들은 연한 초록빛이 점점 짙어가고 있었다. 지난 4월 하순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은 봄이 절정을 맞고 있었다. "자, 꽃보다 더 싱그러운 신록을 만끽해볼까요." 8년 차 숲 해설사 한미현씨가 수목원 정문에 모인 관람객 20여명을 숲속으로 이끌었다.
경기 포천 국립수목원은 예전에 광릉수목원으로 불렸던 곳이다. 조선 세조의 왕릉인 광릉(光陵)을 보호하는 광릉숲 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 약 550년 동안 왕릉 보호숲으로 보전이 잘돼 일제 강점기에도 시험림으로 활용됐다. 지금도 산림 관련 연구기관이 모여 있는 우리나라 임업의 본산이다.
◇생물 다양성의 보고
광릉숲은 전체 면적이 2240㏊(헥타르)에 이르고 식물 6873종, 동물 4376종이 서식하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이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국립수목원은 이 중 절반가량인 1120㏊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4배 정도의 크기이다.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곳은 약 500㏊로, 식물의 용도·특성에 따라 조성한 전문전시원을 비롯해 산림박물관·산림동물원·산림생물표본관·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전시원은 모두 22개가 있다. 축구장 100개 크기인 102㏊에 3300여종의 식물이 자란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나무와 풀 대부분이 모여 있는 셈이다. 관상수원·화목원·관목원·수생식물원 등이 대표적이다. 수생식물원은 현장학습을 나온 어린이집·유치원 어린이들이 단골로 들르는 곳이다. 국립수목원 연구기획팀 임연진 연구사는 "봄철에는 전나무숲길과 숲생태관찰로가 걷기에 좋고, 여름에는 수생식물원을 들러볼 만하다"고 했다.
◇걷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 된다
해설사 한씨의 안내를 따라 일반 관람객들이 즐겨 찾는 육림호, 전나무숲길, 숲생태관찰로를 걸었다. 산책로 주변에는 무리를 이룬 노란색 피나물과 민들레가 지천으로 피어 있었다.
"이 나무는 가지가 층을 이루면서 달려서 층층나무라는 이름이 붙었어요. 문배나무는 열매의 향이 문배주와 비슷해서 문배나무라고 불러요." 숲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면 식물들이 더 새롭게 다가온다. 관람객 사이에서 "오늘 자연 공부 확실하게 하네" 하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나무 데크를 따라 숲속을 걷는 숲생태관찰로는 봄철이 제철이다. 동산 형태로 꽃이 예쁜 나무 180여종을 모아 놓은 화목원에서는 다양한 봄꽃을 만난다.
전나무숲은 사시사철 가볼 만하다. 1927년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종자를 받아 조림한 곳으로, 길이 200m의 길 옆으로 전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관람객 신정숙(56)씨는 "그저 따라 걷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달 중순엔 산림동물원도 개방
국립수목원에는 산림박물관, 난대식물온실, 열대식물자원연구센터 같은 실내 전시관도 있다. 백두산 호랑이, 반달가슴 곰, 늑대 등을 볼 수 있는 산림동물원도 5월 중순부터 개방할 예정이다.
국립수목원은 광릉숲 보호를 위해 하루 방문객을 5000명 이내로 제한하고, 사전예약제로 운영한다. 인터넷 홈페이지(www.kna.go.kr) 예약이 원칙이지만 ARS(031-540-2000)도 이용할 수 있다. 관람료는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으로 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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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대통령처럼 쉬고 싶을땐… '남쪽 청와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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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봄·봄·봄] [4] 역사속으로-청주 청남대
- 현대史 깃든 옛 대통령 별장 청와대 60%로 축소한 기념관, 집무실 등 만들어 체험 가능 DJ·YS 등 6명 이름 딴 산책길도 매년 봄 영춘제, 작년 83만명 찾아… 상사화 등 143종 꽃 뒤덮어 장관
청남대(靑南臺) 입구에서 정문까지 이어지는 길이 4㎞의 왕복 2차로는 봄이면 신록(新綠)의 터널로 변한다. 백합나무, 잣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 낙엽송 등 수백 그루의 아름드리나무들이 새로 갈아입은 연둣빛 옷으로 하늘을 가린다. 도로를 따라 이어지는 대청호 변에는 박태기, 영산홍, 산벚나무, 황매화, 죽단화 등 각양각색의 꽃나무들이 보석처럼 점점이 박혀 있다.
이 길은 가을이면 단풍으로, 겨울에는 눈꽃으로 그 배경을 바꿔 색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갓길이 없어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갈 수 없는 점이 아쉬운 곳이다.
'남쪽 청와대'라는 뜻을 가진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는 이 길 끝자락에 있다. 4중 철책과 6개의 문을 거쳐야 본관에 도착한다.
◇'남쪽 청와대'가 펼치는 야생화 축제
청남대는 행정구역상 충북 청주시 문의면으로, 전국 인공호수 중에 세 번째로 크다는 대청호 호반에 자리를 잡고 있다. 전두환 정권 시절인 1983년에 건설된 이후 대통령 공식 별장으로 활용돼오다 노무현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3년 4월 일반에 개방됐다.
주변 지형은 독특하다. 3개의 야산이 호수 쪽으로 돌출돼 있어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임금 '왕(王)'자를 연상케 한다. 전체 면적이 182만여㎡에 이르는 경내에는 역대 대통령이 휴가를 보낼 때 묵은 본관(별장), 청와대 본관을 60% 규모로 축소해놓은 대통령기념관, 미니 골프장 등의 시설이 있다.
청남대에서는 해마다 봄이 되면 영춘제(迎春祭)가 열린다. 올해도 지난 16일부터 시작해 5월 15일까지 '향긋한 꽃내음과 아름다운 선율의 앙상블'을 주제로 이 축제가 열리고 있다. 본관 주변과 골프장 입구 등에는 싸리, 삼백초, 상사화, 동자꽃, 옥잠화, 할미꽃, 붉은인동 등 143종의 야생화가 손님을 맞는다. 축제를 전후한 4~5월 주말이면 청남대는 꽃구경을 나온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지난해 연간 방문객은 83만명이었다.
이응규 청남대 관리사업소 운영과장은 "청남대에서는 호수와 나무, 야생화가 어우러진 빼어난 자연경관을 즐기면서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도 살펴볼 수 있다"며 "단체 관광객은 물론 가족, 연인들의 나들이 코스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산책로에 깃든 현대사
청남대에는 한국 현대사가 깃들어 있다. 대통령기념관에는 역대 대통령들의 재임 시 활동을 담은 기록화가 전시돼 있다. 대통령 체험장에서는 대통령 집무실에 앉거나 주요국가 정상과 회담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자신의 이메일로 발송할 수도 있다. 기념관 주변에는 초대 이승만부터 이명박까지 역대 대통령 10명의 2.5m 높이 동상도 세워져 있다.
이 별장을 이용했거나 방문한 적이 있는 역대 대통령 6명의 이름을 딴 '대통령길'도 있다. 1시간 코스의 등산로인 김대중 대통령길, 편안한 산책이 가능한 노무현 대통령길, 골프장 입구부터 초가정까지 평탄한 조깅코스로 이어지는 김영삼 대통령길 등이 대표적이다. 전망대에서 정문 매표소로 이어지는 등산로와 본관 입구부터 호반까지 난 '리더십길'도 걸어볼 만하다.
◇초정약수와 세종대왕 100리길
청남대 인근에는 대청댐 수몰 전 전통가옥 등을 재현해놓은 문의문화재단지, 청주시내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상당산성, 국보급 문화재가 즐비한 속리산 법주사 등이 있어 당일 연계 관광코스로 구경할 수 있다. 세종대왕이 한글 창제 당시 눈병 치료를 위해 머물렀던 초정약수 주변에는 '세종대왕 100리길'이 조성돼 있다. 상당산성에서 초정약수를 거쳐 증평 좌구산휴양림에 이르는 100리길은 숲길과 물길, 들길 등 세 권역으로 구성돼 있다.
청주는 올갱이국, 자연산 버섯찌개 등의 먹을거리가 유명하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에서는 간장에 적신 고기를 구워 새콤·매콤·달콤한 파절이에 곁들여 먹는 청주식 삼겹살을 맛볼 수 있다.
月 문화, 火 산책, 水 도시락, 木 예술, 金 페어숍… 10월까지 점심시간 테마거리 운영
서울 중구 대한문부터 정동제일교회 앞 원형분수대까지 이어진 덕수궁길은 서울 도심의 직장인들에게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점심시간이면 식사를 마치고 차 한 잔을 손에 든 채 덕수궁길에서 산책을 하는 직장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평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차량 통행이 제한돼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서울시는 덕수궁길을 즐기는 시민들을 위해 이달부터 10월까지 요일별로 ‘테마가 있는 거리’를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시민들이 덕수궁길을 만끽하도록 거리 곳곳에서 음악 공연과 사회적기업 제품 판매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 계획이다.
월요일은 ‘문화가 있는 거리’로 꾸며진다. 원형분수대 인근에서 클래식이나 국악, 인디밴드의 공연을 열어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붙잡는다. 3∼5월 매주 월요일이면 ‘정오음악회’를 여는 정동제일교회와 협력해 다채로운 공연을 연다.
화요일은 이른바 ‘산책 데이’다. 덕수궁길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별도의 행사 없이 시민들이 산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수요일에는 곳곳에 파라솔을 갖춘 테이블 15개를 설치해 직장인들이 돌담길을 둘러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도시락 거리’로 탈바꿈한다. 도시락 거리는 테이블당 4, 5명으로 좌석이 한정돼 있어 이메일(kje@worldcomm.kr)로 미리 신청해야 한다. 원하는 날짜의 직전 주 금요일까지 참석 인원과 연락처를 적어 이메일을 보내면 된다.
시민이 직접 공연에 참여할 수도 있다. 매주 목요일 덕수궁길은 서울시가 모집한 아마추어 예술인들의 무대로 변신한다. 판매는 할 수 없지만 자신이 만든 아이디어 제품이나 수공예품을 전시할 수도 있다. 덕수궁길에서 공연이나 제품 전시를 하려면 ‘스토리인 서울’(seoul.go.kr/story/walk)을 통해 신청해야 한다.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사회적기업이 만든 예술작품과 디자인·공예품을 판매하는 ‘덕수궁 페어숍’이 열린다. 페어숍은 인도에 설치돼 덕수궁길의 차량 운행이 허용되는 토요일과 일요일에도 열린다.
월∼금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덕수궁길에는 차량 운행이 제한돼 정동제일교회나 덕수초등학교 등 주변 시설을 방문하는 차량은 정동길로 우회해야 한다. 통제 구간 내부의 주차장 이용도 제한되므로 영국대사관 앞 공영주차장 등을 이용해야 한다. 서울시는 “점심시간만이라도 시민들이 차량에 방해받지 않고 거리에서 공연과 이벤트를 즐길 수 있도록 보행 전용 거리를 늘려 가겠다”고 밝혔다.
22일 서울 종로구 북촌로에 문을 여는 ‘북촌마을 안내소’ 전경. 전시실과 쉼터 등을 갖춰 관광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도 이용할 수 있다. 종로구 제공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은 매년 100만 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찾는 대표적 관광명소다. 하지만 한옥마을을 알리고 통역을 제공하는 관광안내소가 낡고 비좁아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주말이면 20∼30분을 기다려야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또 화장실을 가려면 근처 정독도서관까지 70m가량 오르막길을 가야 하는 등 관광객들의 불편이 컸다. 주말마다 혼잡이 빚어지면서 근처 주민들의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이 같은 불편을 없애기 위해 새로운 ‘북촌마을 안내소’가 22일 북촌로에 문을 연다. 지역 주민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전시실과 서가(書架), 쉼터 등을 갖춘 복합공간으로 꾸며졌다.
안내소가 문을 여는 곳은 원래 지은 지 20년이 넘은 낡은 화장실과 창고가 있었던 장소다. 35m 높이의 옹벽이 가로막고 있어 주변 지역과 단절됐다. 새로 지은 안내소는 연면적 150m²에 지하 1층, 지상 1층 규모로 등록문화재인 서울교육박물관과 정독도서관이 하나로 이어진 구조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정독도서관 앞 안내소(16.74m²)와 재동초교 인근 안내소(21.01m²)를 합친 것보다 4배 이상 넓다.
관광정보와 통역을 제공하고 그동안 부족했던 화장실도 늘렸다. 전시실과 서가가 있어 지역 주민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안내소 앞마당과 넓은 계단은 관광객 누구나가 쉬어갈 수 있는 쉼터로 꾸몄다. 옹벽을 허물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고 사람들이 안내소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번에 북촌마을 안내소가 생기면서 정독도서관 앞 안내소는 폐쇄된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21일 “단순히 관광정보만 제공하는 안내소가 아니라 지역 주민과 관광객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문화관광시설”이라며 “북촌을 대표하는 또 다른 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20일 경기 의왕시 왕송호수를 찾은 시민들이 이날 첫선을 보인 레일바이크를 시승하고 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는 총길이 4.3km의 호수를 한 바퀴 순환한다. 22일까지 무료 시범운행이 실시된다. 의왕시 제공
경기 의왕시 왕송호수 주변을 따라 4.3km를 순환하는 레일바이크가 20일 개장했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호수를 한 바퀴 순환하는 노선이다. 4인승 레일바이크 100대와 어린이, 노약자를 위한 호수 순환열차도 함께 운행한다. 노선 중간에 꽃 터널, 피크닉장, 스피드존, 분수터널, 이벤트존, 전망대 등을 설치했다. 호수 주변에는 운치 있고 정감 어린 산책로도 조성했다. 레일바이크 근처에는 자연학습공원, 조류생태과학관, 철도박물관, 생태습지, 연꽃단지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레일바이크 이용료는 대당 3만2000원. 한 바퀴를 도는 데 40여 분 걸린다. 22일까지 선착순 무료 시승행사가 진행되고 23일부터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주말 오전 9시∼오후 8시 운영된다. 호수 순환열차는 다음 달 중 운행을 시작하며 탑승료는 성인 기준 5000원이다.
1948년 조성된 왕송호수는 한때 수질 악화로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수질이 크게 개선되면서 자연경관과 생태환경을 보존한 ‘명품호수’로 탈바꿈했다. 전국 유일의 철도특구도시인 의왕시는 2011년부터 관광특화 사업으로 레일바이크를 준비해 왔다. 의왕시 관계자는 “레일바이크와 함께 왕송호수의 광활한 전경과 산책로, 호수 위를 나는 철새들에 힘입어 이 일대가 연간 100만 명이 찾는 수도권 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달 29일부터 5월 1일까지 강원도 영월군에서는 단종문화제가 열린다. 조선 제6대 왕인 단종과 충신들의 넋을 위로하고 충의(忠義)정신을 기리기 위한 행사이다. 영월군은 단종문화제 50주년을 맞은 올해 '조선시대 궁중의상 패션쇼'를 진행한다. 외국인 600여명 등 1391명이 참가하는 단종 국장 재현 행사도 있다.
춘천에서는 다음 달 13~14일 '춘밴(춘천밴드페스티벌)'이 열린다. 올해는 '쉬즈곤(She's gone)'으로 유명한 미국 록그룹 스틸하트의 보컬리스트 밀젠코 마티예비치, 이승환, 국카스텐, 노브레인 등이 출연한다.
고성군에서는 '저도어장 수산물축제(5월13~15일)'가 개최된다. 우리나라 최북단에 있는 저도어장은 어로한계선 이북이어서 지역 어민들만 조업이 가능하다. 고성군은 축제 기간에 저도어장에서 잡은 문어·해삼 등을 경매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또 300인분 회덮밥을 만드는 행사도 예정돼 있다.
5월 21~ 22일에는 DMZ 레저스포츠 대회가 있다. 고성군 거진11리 해변에서 열리는 이 대회는 선착순 1000명에게 열기구와 행글라이더 등 6개 레저스포츠 종목을 무료로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제진검문소, DMZ 내 해안철책선을 거쳐 통일전망대까지 5㎞를 걷는 통일안보현장 탐방 행사도 진행된다. 비용은 1만원으로, 대한레저스포츠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 1300년 역사 영랑호, 둘레길 7.8㎞ 범바위서 보는 호수 풍경 장관… 하구로 가면 동해바다가 한눈에 여름엔 카누 등 수상 레포츠, 가을 단풍·겨울 설경 일품 닭강정 등 먹을거리도 푸짐
옅은 초록색 수면 위로 바위가 어른거렸다. 잠실종합운동장 10개 크기(119만㎡)의 너른 호숫가를 둘렀던 연분홍 벚꽃이 스러져가고, 대신 연둣빛 신록이 번져가고 있었다. 고개를 드니 설악산 울산바위가 손에 닿을 듯 가깝다.
어느 시인은 영랑호(永郞湖)를 '속초의 눈동자'라고 했다던가. 나지막한 산자락 아래로 펼쳐진 호수의 맑은 물빛이 그 말을 실감케 했다.
강원도 속초 바닷가에 자리 잡은 영랑호는 자연 석호(潟湖)다. 강 하구로 들어온 바닷물이 육지를 깎아내고, 모래 퇴적물이 만(灣)의 입구를 가로막으면서 호수가 됐다.
지금은 입구가 터져 바다와 연결돼 있지만, 염도가 낮은 호수 상류에는 잉어 등 민물고기가 떼로 몰리곤 한다. 늦가을부터 봄까지는 고니, 청둥오리 등 월동하러 날아온 철새들로 장관을 이룬다.
◇산책·자전거로 곳곳 비경 즐겨
영랑호는 걸어야 맛이다. 편한 신발을 신고 두 시간쯤 느긋하게 발길을 옮기다 보면 7.8㎞의 둘레길을 한 바퀴 돌 수 있다. 작은 뿔이 달린 동물 형상을 한 영랑호는 굽이굽이마다 숨은 경치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범바위 위에서 내려다보는 호수 풍경은 놓쳐서는 안 될 비경이다. 코스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 앉아 고요한 수면을 바라보면 어느새 사색에 빠져든다.
호반에 자리 잡은 리조트에서 시간당 4000원에 자전거를 빌리면 상쾌한 봄바람을 맞으며 호숫가를 달릴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가 모는 삼륜 전기 자전거 뒷좌석에 앉아 역사 얘기를 들으며 한 시간쯤 영랑호를 도는 '스토리 자전거'(1만원)도 있다. 바닷물이 들어오는 하구로 나가면 탁 트인 동해가 기다리고 있다.
김혜자 속초시 홍보축제계장은 "영랑호는 지난 10여년간 꾸준히 산책길로 가꿔져 지금은 속초시민이 가장 편하게 산책과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됐다"며 "한 해 13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속초를 찾지만, 의외로 영랑호는 크게 붐비지 않는다"고 했다.
◇시시각각, 철마다 다른 얼굴
영랑호에는 1300년의 역사가 어려 있다. 삼국유사 등에 따르면 신라시대의 화랑 영랑은 동료인 술랑, 안상, 남석행 등과 금강산에서 수련하고 돌아오는 길에 고성 삼일포에서 사흘을 놀았다. 그 후 동료와 헤어진 영랑은 금성(현 경주)으로 돌아가던 길에 이곳을 들렀고, 맑고 잔잔한 호수에 비친 노을의 아름다움에 취해 오랫동안 머무르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영랑호라는 이름은 여기서 유래했다.
영랑호는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갖고 있다. 가을엔 단풍, 겨울엔 설경이 일품이다. 여름에는 카누·카약·웨이크보드 등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변한다. 속초시 관광과 박보영씨는 "날씨 좋은 봄날 영랑호 수면 위에 비치는 설악산은 한 폭의 그림"이라고 했다.
◇물회·닭강정·아바이순대집 순례
2㎞ 거리에 이웃해 있는 청초호는 영랑호와 쌍둥이 같다고 해서 쌍성호(雙成湖)로 불린다. 청초호는 일제가 바다로 나가는 좁은 입구를 파내고 축대를 쌓아 큰 배들이 드나들 수 있게 하면서 지금은 속초항의 내항으로 변했다.
청초호 북쪽 끝엔 국내 대표적인 함경도 실향민 정착촌인 아바이마을이 있다. 이곳에서 뗏목 모양의 갯배(편도 200원)를 타고 2~3분 거리에 있는 중앙동으로 넘어가는 길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있는 코스이다. 갯배는 드라마 '가을동화'에 등장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중앙동 속초관광수산시장은 주말이면 반건조 오징어 등 건어물을 사거나 아바이순대, 물회, 섭국(홍합국), 성게알밥, 닭강정 등을 맛보러 오는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청초호에서 남쪽으로 3㎞가량 떨어져 있는 대포항은 신선한 생선회로 유명하다.
전남 여수 돌산대교 입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여수 옛 항구의 봄 야경은 불빛 아지랑이가 몰랑몰랑 솟아오르듯 몽롱하다. 여수여객터미널, 이순신 광장, 종포해양공원 너머 멀리 돌산2대교인 거북선대교의 불빛이 밤바다를 비추는 것이 이채롭다. 여수시 제공
남녘의 끝자락 전남 여수 바다에 봄이 새록새록 찾아왔다. 나비 모양의 해안선 879km를 따라 동백꽃이 고개를 숙이자 이내 진달래꽃이 살며시 고개를 내민다. 봄기운이 완연하면서 ‘남해의 나폴리’ 여수의 해안과 바다에 생명력이 넘친다.
매혹적인 밤바다에 이끌려 최근 5년 동안 한 해 평균 1123만 명이 여수를 찾았다. 여수 밤바다의 백미는 가로등과 형형색색 조명이 바닷물에 반사돼 불빛 안개가 퍼지는 구도심과 옛 항구를 따라 걷는 것이다. 여수 사람들이 ‘쫑포’, ‘소포’라고 부르는 종포해양공원은 여수 밤바다의 대명사가 됐다. 젊음과 낭만의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는 종포의 매력을 찾아 떠나보자. 낭만과 추억의 ‘종포해양공원’
‘물이 곱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여수(麗水)는 밤바다를 걷기에 좋다. 여수 하늘은 1년 365일 가운데 122일이 푸르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전형적인 해양성 기후다. 겨울철 눈이 쌓이는 것은 3∼4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다. 보석 같은 섬 365개가 흩어져 있는 청정바다의 수온은 20∼22도를 유지한다.
여수의 대표적 밤바다 풍경을 보여주는 종포해양공원은 동문동 하멜등대에서 중앙동 이순신 광장까지 1.3km 거리다. 공원 앞바다는 수심 15m, 폭 400m 작은 바닷물길이 흘러 조류가 거세다. 도시 한가운데에서 생명력이 넘치는 바다를 볼 수 있다. 맞은편 돌산공원, 오른편 돌산대교와 장군도, 왼편 돌산2대교(거북선대교)와 해상케이블카에서 발산하는 빛이 알록달록하다. 바다는 유람선의 화려한 조명으로 얼룩진다. 조명 빛에 취해 몽롱해진 마음은 이내 상쾌한 바닷바람에 깬다.
전남 여수 돌산대교 입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여수 옛 항구에 있는 종포해양공원 전경.
가로등 불빛 아래는 사시사철 학꽁치, 노래미 등 잡어를 잡는 낚시꾼들로 북적인다. 포구는 먼바다로 조업을 나가는 어선들을 포근히 감싸고 있다. 종포해양공원 바닷가는 항구의 추억과 청춘의 낭만이 어우러진다. 공원 바로 뒤편에는 세련미가 넘치는 커피숍과 횟집, 음식점이 즐비하다. 서울에서 온 대학생 김모 씨(21)는 1일 “푸른 밤바다에 아름다운 조명이 마치 외국 항구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종포해양공원에서 여수 구도심에 이르는 2km 구간에서 이달 15일부터 10월 9일까지 매주 금·토·일 오후 7∼9시 낭만버스커 여수밤바다 버스킹 공연이 열린다. 국내 길거리 공연 가운데 공연 기간이 가장 길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인기 가수와 신인 가수들이 나서 여수 구도심의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버스킹 공연에 맞춰 봄바람이 부는 종포해양공원을 거닐다 보면 밴드그룹 버스커버스커가 부른 노래 ‘여수 밤바다’가 저절로 흥얼거려진다. 김병완 여수시 문화예술과장은 “낭만 버스커 여수밤바다를 고유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출원했다”고 말했다.
종포해양공원 인도 200m 구간에서는 5월부터 낭만 포장마차거리가 운영된다. 여수시가 마련한 낭만 포장마차 17곳은 밤바다를 보며 추억을 쌓기에 안성맞춤이다. 낭만 포장마차에서는 여수에서 생산되는 제철 해산물 등을 3000원에서 2만5000원 정도에 맛볼 수 있다. 손영숙 여수시 중앙동 주민자치위원장(67)은 “구도심 5개 동에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지역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며 “외지 손님들을 맞아 친절 서비스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멋과 맛이 깃든 구도심
종포해양공원 시작점에 있는 10m 높이의 빨간 하멜등대는 이순신 장군이 1592년 거북선을 진수했던 곳이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는 하멜등대 인근에 지어진 돌산2대교 밑 바다 밑에 ‘오동도 방향에서 진입하는 왜군을 물리치기 위한 쇠사슬을 설치했다’고 기록돼 있다. 바다 건너편 돌산대교 밑 장군도는 이순신 장군이 왜구 침입을 막기 위해 수중 석성을 쌓았던 곳이다. 장군도와 돌산도 사이 좁은 바다에는 아직도 수중 석성의 흔적이 남아있다.
공원 끝자락인 이순신 광장 앞에는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을 가장 실물에 가깝게 복원했다는 목선 한 척이 전시돼 있다. 이순신 광장 위쪽에는 조선시대 해군사령부 청사(廳舍) 격인 국보 304호 진남관이 있다. 현재 정비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진남관은 2019년 복원 예정이다. 진남관 바로 위에는 여수의 진산(鎭山)인 종고산(해발 199m)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종고산 명칭은 이순신 장군이 한산도대첩을 거두던 날 산에서 북소리 같기도 하고 종소리 같기도 한 소리가 사흘 동안 났다는 이야기에서 따왔다. 종포해양공원의 종포는 종고산 아래 아름답고 평화로운 포구에서 유래됐다. 김명천 여수문화원 사무국장(51)은 “종고산 밑에 전라좌수영이 둥지를 튼 것은 주변 해상을 한눈에 볼 수 있고 서해안으로 진출하는 지름길이라는 전략상 이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진남관 옆 고소동 산동네에 오르면 골목길에 각종 벽화가 그려진 마을이 나온다. 고소동 골목길 1004m는 천사 골목으로 이름 붙을 정도로 아름다운 벽화거리가 조성됐다. 마을에는 고소대와 오포대 공원이 있다. 고소대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작전계획을 세우고 명령을 내린 지휘소 격인 장대(將臺)다. 고소대에는 이순신 장군의 전적을 기린 통제이공 수군대첩비(보물 571호)와 이순신 장군 덕을 추모하는 타루비(보물 1288호)가 있다. 통제이공 수군대첩비를 세우게 된 사연을 적은 동령소갈비도 세워져 있다.
고소대 인근에 있는 오포대라는 붉은 망루 형태 건물이 이색적이다. 이곳에서 일제강점기에 정오를 알리는 사이렌이 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포대는 일제의 조망등(서치라이트) 부대가 주둔했던 곳이다.
여수는 맛의 도시다. 이순신 광장 바로 옆 여수여객터미널 방향 도심 700m 거리에는 좌수영음식특화거리와 수산물 시장이 있다. 여행에 지친 길손들의 허기를 달래주는 이곳에서는 1년 이상 발효시킨 막걸리 식초를 사용해 만든 서대회, 매콤하고 달콤한 게장백반, 싱싱한 장어구이·탕, 기름기가 적은 여름 보양식 갯장어 회(하모) 등 ‘여수 십미(十味)’를 맛볼 수 있다.
진남관 인근에도 볼거리가 많다. 여수에서 가장 먼저 형성된 충무동 옛 번화가에는 음식점, 옷가게 등이 즐비하다.
주철현 여수시장(57)은 “구도심이 여수 밤바다의 대명사로 부각되고 있는 만큼 야간 경관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며 “2020년까지 요트 등 300척이 계류할 수 있는 웅천마리나 항만을 완공하는 등 여수를 해양레포츠 명품관광 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남 여수시 시전동 망마산(望馬山)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망을 보게 하고 훈련도 시켰던 곳이라고 한다. 망마산에 둥지를 튼 예울마루는 남해안 문화의 샘으로 도약하고 있다. 예울마루 제공
전남 여수시 시전동 문화예술공원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는 21일 베토벤의 서곡 ‘에그몬트’가 울려 퍼진다. 베토벤이 1809년 작곡한 이 곡은 폭군의 압제에 있던 네덜란드를 구하려는 에그몬트 백작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어 ‘베토벤 협주곡 4번’, 관중에게 익숙한 교향곡 제5번 ‘운명’ 등이 연주돼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감동을 선사한다.
대극장은 무대에서 1021번째 끝 좌석까지 거리는 21m로 가깝다. 예술가들이 공연을 하기가 편안해 다시 서고 싶은 무대로 꼽히는 이유다. 좌석도 무대가 잘 보이도록 배치돼 있고 대극장 벽에 설치된 대형 커튼이 공연 장르에 따라 모습을 바꿔 생생한 음색을 전달한다. 첨단 시설을 갖춘 대극장은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공연장이다. 여수 밤바다를 찾는 관광객들이 공연시간을 맞춘다면 예울마루에서 품격 높은 문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베토벤 교향곡은 피아니스트 문지영 씨와 수원시립교향악단이 협연한다. 문 씨는 지난해 9월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제60회 부조니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1949년 시작된 부조니 콩쿠르의 첫 동양인 수상자다. 수원시향 김대진 예술감독은 문 씨를 가르친 스승이다. 김 감독은 1994년부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우수한 제자들을 길러낸 교육자로 평가받고 있다.
스승과 제자의 첫 공연이 여수에서 펼쳐지는 것은 교향곡 ‘운명’ 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1995년 여수에서 태어난 문 씨는 일곱 살 때 피아노를 시작했다. 어린 시절 힘든 가정형편으로 피아노 없이 멜로디언으로 연습을 한 ‘피아노 없는 피아니스트’로 화제를 모았다. 대신 피아노가 있는 동네 교회, 학원을 돌아다니며 연습을 했다.
여수 출신으로 피아노 없는 피아니스트로 유명한 문지영 씨는 21일 예울마루에서 베토벤 운명 등을 연주한다. 예울마루 제공
예울마루는 문 씨의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한국메세나협회를 통해 GS칼텍스재단 장학금 1000만 원을 지원하고 2013년 콩쿠르 우승 기념 축하 독주회를 열어줬다. 이를 계기로 여수 시민과 출향 기업가들이 물심양면으로 문 씨를 지원하고 있다. 따뜻한 지역사회의 관심 덕분에 문 씨는 2014년 스위스에서 열린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문 씨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3학년에 재학 중이다. 문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년 반 만에 예울마루에서 연주를 하게 됐는데 여수에 이렇게 멋지고 훌륭한 대극장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연주를 앞두고 마음이 설렌다”고 말했다. 또 “고향인 여수를 자주 찾고 있는데 늘 포근하다”며 “여수 시민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기쁘다”고 덧붙였다.
문 씨의 협연 티켓 가격은 R석 5만 원, S석 3만 원, A석 2만 원. 국내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의 협연 공연 티켓은 보통 7만 원 수준이다. 하지만 예울마루는 여수 출신 피아니스트의 금의환향 무대를 시민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저렴하게 값을 정했다. 무대 좌석 10%는 소년소녀가장, 장애인, 홀몸노인, 지역아동센터 아동 등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공간이다. 공연 이후에는 여수시상공회의소 등 지역 각계에서 문 씨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후원금을 전달할 예정이다.
GS칼텍스는 2012년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차원에서 여수시 시전동 망마산 일원 70만 m²에 1150억 원을 들여 예울마루를 조성했다. 건물은 망마산 중턱에서부터 투명한 큰 유리가 물결을 이루며 해변도로 인근까지 내려온다. 건물 외형은 문화예술의 너울이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울마루는 여수를 문화도시로 바꿔놓았다. 예전에는 ‘여수에서 공연을 하면 망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지만 지금은 ‘예술가들이 지방공연을 할 때 여수를 가장 선호한다’고 말할 정도다. 예울마루가 여수를 문화 불모지에서 전국 문화투어 필수코스로 발돋움시킨 것이다.
예울마루는 대극장 외에 소공연장(302석), 기획전시장, 전망시설, 야외무대, 잔디마당, 해안산책로 등을 갖춘 복합문화예술 공간이다. 공연장에는 전국 최고 수준의 음향, 조명시설이 설치돼 있어 예술가들이 선호한다.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과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예울마루에서 지방 공연 중 유일하게 오리지널 무대를 그대로 사용했다. 유튜브로 유명해진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는 한국 지방공연을 할 때 예울마루에서만 연주를 한다.
예울마루는 남해안 문화예술의 산실로 도약하고 있다. 2012년 5월 개관이후 4년 동안 관람객 43만 명이 찾았다. 여수 시민이 29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모두 한두 번꼴로 예울마루를 찾은 셈이다. 예울마루에서 그동안 진행된 공연은 607회, 공연기간은 529일에 달한다. 공연 관람객 인원만 31만 명이었다. 전시 39회, 전시기간이 942일에 관람객은 12만 명이었다. 이승필 예울마루 관장(53)은 “여수가 남해안 문화중심도시로 발전하는 데 예울마루가 디딤돌을 놓겠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경도는 가장 높은 구릉이 92m로 섬 전체가 완만하고 11㎞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 포구들이 있다. 섬 곳곳에화사한 봄꽃과 잔디가 푸름을 더해 여행객들이 걷기 좋다. 전남관광㈜ 제공
전남 여수시 구도심을 걷다 보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섬이 경도다. 여수 국동항에서 닿을 듯 말 듯 보이는 경도는 대경도 부두에서 500m 떨어져 있다. 관광객들은 양방향으로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여객선을 타고 섬으로 갈 수 있다. 양방향 여객선(240t)은 승용차 16대, 승객 95명을 태울 수 있다.
여객선에 몸을 실은 뒤 5분이면 항해가 끝난다. 배를 타고 내리면서 ‘벌써 도착했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경도가 여수시내 지척에 있다고 섬이 아니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태풍·풍랑주의보가 내리면 여객선 발이 묶인다.
여객선을 타고 경도에 도착하면 입구에는 횟집 몇 곳이 있다. 경도는 맛이 으뜸이라는 갯(참)장어로 유명하다. 현지에서는 일본어 표현인 ‘하모(はも)’가 더 익숙하다. 여름철에만 먹을 수 있는 갯장어는 바다뱀장어의 일종으로 양식이 되지 않는다. 갯장어는 회, 샤부샤부 등 요리로 즐길 수 있다. 경도 횟집들은 갯장어 샤부샤부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곳이다.
횟집을 지나 구릉으로 올라가서 섬을 둘러보면 여유롭고 한산하다. 경도는 가장 높은 구릉이 92m로 섬 전체가 완만하다. 11km 길이 해안을 따라 포구들이 있어 조용한 어촌 풍경이다. 섬 중앙을 따라 4km 도로가 조성돼 깔끔하다. 섬 곳곳에는 화사한 봄꽃과 잔디가 푸름을 더해 여행객들이 걷기 좋다.
경도에는 둘레길 4개 코스 9km가 조성돼 섬 전체가 도보 코스다. 바닷가 풍경이 살아 있는 섬 경도는 기후가 따뜻하고 일조량이 풍부하다. 도시의 번잡함을 피해 휴양과 힐링을 즐길 수 있는 이 섬이 217만 m² 규모의 해양관광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면적을 따지고 보면 섬 전체가 관광단지로 조성되는 셈이다.
경도해양관광단지는 2010년에 착공해 골프장과 콘도 등으로 구성된 1단계 조성 사업을 2014년 마쳤다. 현재는 테마파크, 마리나 시설 등 2단계 사업을 위한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경도해양관광단지 시설 가운데 항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눈부신 바다를 품은 지중해풍 콘도다. 지중해 연안 경관을 연상케 하는 건축디자인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100실 규모의 콘도는 4개 형태의 객실이 있다. 모든 객실에서 해안 경치를 볼 수 있다. 콘도에는 25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연회장, 세미나실 등이 갖춰져 대규모 단체 행사가 가능하다. 레스토랑, 야외 바비큐장, 편의점, 노래방도 있어 가족 단위로 호젓한 섬 여행을 즐기기에 좋다. 콘도 앞 정원에서 오토캠핑장과 야외수영장이 있다.
경도 끝자락으로 들어가면 27홀 규모 골프장이 있다. 이곳은 국내에서 제주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섬에 있는 골프장이다. 경도는 연평균 기온이 14.6도로 포근하고 섬에 둘러싸여 바람이 세지 않다. 겨울철에도 라운딩이 가능한 사계절 골프장이다.
골프를 치러 온 김모 씨(49)는 “해상 경관이 아름답고 홀별로 난이도가 달라 라운드의 재미를 한껏 느꼈다”고 말했다. 경도 골프장은 금오도·돌산도·오동도 코스 3개가 있다. 27개 홀이 바다를 끼고 있는 시사이드(seaside) 골프장이다.
섬에는 4개 자연 마을이 자리 잡고 있다. 주변에는 펜션이나 해상 낚시터가 있다. 가족단위 관광객들은 섬 경치를 느끼며 어촌 체험을 할 수 있다. 섬이 주는 편안함과 여유를 느낄 수 있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영남권은 물론 수도권 관광객들의 방문이 크게 늘고 있다. 경도해양관광단지를 방문한 관광객은 2013년 13만9400명, 2014년 23만200명, 2015년 30만 명으로 늘었다.
여수 구도심에서 가장 가까운 섬 경도의 포구에 섬정취가 남아 있다. 경도를 운항하는 양방향 여객선은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경도해양관광단지 측은 여수 해양케이블카, 이층버스, 여수 야경 운항 유람선 등을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도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전남개발공사 양지문 사장은 “성공적인 민자 유치를 통해 진정한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세계적인 해양복합리조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4월 여수 오동도에 가면 떨어진 붉은 동백꽃이 천지다. 동백꽃은 늦겨울부터 피기 시작해 4월 초순까지 오동도 숲을 붉게 물들인다. 동백꽃은 꽃잎이 소리 없이 흩날리는 것이 아니라 꽃송이째 툭툭 떨어진다. 동백꽃이 떨어진 자리는 오솔길의 파란 새싹이 채운다.
오동도는 동백나무 군락이 있어 ‘동백섬’, ‘바다의 꽃섬’이라고 불렸다. 동백나무는 제주도를 비롯한 중부 이남에서 자라는데 오동도가 가장 큰 자생지다. 동백나무는 수명이 길고 해풍에 강해 바닷가에 잘 자란다.
오동도는 여수엑스포역에서 1.2km 떨어져 있다. 멀리서 보면 섬 모양이 오동잎처럼 생겼다. 한국 최초의 해상국립공원인 한려해상 국립공원이 오동도 출발점이자 종착점이다.
1933년 길이 768m의 방파제가 준공돼 섬이 아닌 육지가 됐다. 방파제 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힐 정도로 다도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섬 입구에서 탐방로 입구까지 동백열차가 운행되고 부두에서 유람선, 모터보트를 탈 수 있다.
오동도(면적 0.12km²)는 동백나무와 조릿대, 참식나무·후박나무·팽나무 등 희귀 수목 193종이 기암절벽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울창한 숲을 거닐 수 있는 탐방로 덕분에 오동도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숲 속의 작은 길은 황토가 깔려 있고 지압이 가능한 울퉁불퉁한 자갈길도 있다.
봄이 온 오동도는 붉은 동백꽃 떨어진 빈자리를 오솔길 나무 파란 새싹이 채우고 있다. 여수시 제공
섬에는 25m 높이의 등대가 있다. 1952년 처음으로 불을 밝힌 등대는 여수항과 광양항을 드나드는 선박의 길잡이 역할은 물론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다.
섬에는 여수의 문화예술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동백관, 섬 생태환경을 가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디지털체험관, 환상적인 분수 쇼를 선보이는 음악분수대가 있다. 여수 향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가도 자리하고 있다.
김종길 오동도 숲 해설사(73)는 “육지와 연결됐지만 오동도는 오롯한 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오솔길이 예뻐 젊은 여행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예울마루 바로 앞은 섬과 요트들이 떠 있는 바다다. 지척에는 여수 신도심인 웅천택지개발지구가 있다. 조만간 예울마루와 섬 장도를 연결하는 공사가 시작돼 1년 동안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울마루와 장도가 이어지면 장도는 예술의 섬이자, 정원으로 탈바꿈한다. 장도를 연결하는 보행 다리는 길이 330m, 폭 4.5m다. 장도 정상 부근에 총면적 760m²(약 230평) 넓이의 상설 전시장과 카페가 생긴다. 한때 장도에는 7가구가 살았지만 섬 공원사업에 동의해 지난해 주민들이 모두 이주했다. 장도 옆 능선에는 예술가들의 작업공간인 아틀리에 4개 동과 휴식공간 1개 동이 들어선다. 아틀리에에서는 각 분야 예술가 4명이 머물며 창작활동을 한다. 장도 농경지 1만3000m²는 계단식 정원으로 변신한다. 다도해 정원으로 불려질 이곳은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여수의 특성을 잘 반영하며 도심 속 예술의 섬으로 변신하는 장도에서 예술의 향기를 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울마루 건물과 장도는 망마산과 가막만이 어우러지는 커다란 문화 산책로가 된다. 문화복합시설인 예울마루, 요트 천국인 가막만, 망마산 뒷자락에 위치한 조선시대 군선 조선소인 선소(船所·사적 제392호)가 하나의 문화벨트로 이어진다. 김광중 여수시 관광문화교육사업단장은 “장도 사업이 끝나면 예울마루는 남해안의 예술 향기를 전하는 ‘문화 발전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예울마루에서 펼쳐지는 공연의 좌석 10%를 항상 지역문화 소외계층에 배려하고 있다. 예울마루는 GS칼텍스의 사회공헌 활동은 물론 문화메세나 운동을 메카로 자리 잡고 있다. 예울마루 제공
예울마루에서 펼쳐지는 공연의 좌석 10%는 항상 지역문화 소외계층 몫이다. 예울마루는 또 지역 예술가와 주민이 싼값에 공연장과 전시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나눔 공간’이다. 예울마루가 GS칼텍스 사회공헌 활동의 메카인 이유다.
예울마루에서 진행되는 예술치료 프로그램 ‘마음 톡톡’은 가정 불화, 따돌림 등으로 상처를 입은 동심을 달래준다. 마음 톡톡은 미술 무용 연극 음악 등이 결합된 예술 집단치료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640여 명의 어린이가 참여했다.
GS칼텍스는 주민들과 함께 여수지역 아동센터 아이들에게 재능을 꽃피우고 진로를 찾아주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희망에너지 교실’을 예울마루에서 진행한다. 아이들은 희망에너지 교실에서 합창, 난타, 기타, 바이올린, 판소리 등을 배운다. 배수봉 여수 한려지역아동센터장(52)은 “지난해부터 희망에너지 교실이 가까운 곳에서 멘토를 찾는 마을학교 형태로 운영돼 아이들이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사회공헌 사업 중 하나인 환경글쓰기대회도 예울마루에서 개최한다.
수도권과 여수지역 예술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예울마루는 큰 몫을 하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음대 교수인 첼리스트 이상 엔더스 씨는 2014년 여수지역 학생, 교사, 학부모 50여 명을 대상으로 재능기부를 했다. 연세대 음악대학 교수와 학생들은 2014년 여수에 머물며 학생 65명을 가르친 뒤 함께 연주회를 열었다.
예울마루는 예술 아카데미를 통해 각종 문화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술아카데미는 지난해 4개 분야, 11개 강좌로 확대됐고 올해부터는 예술 외에 인문학, 실기강좌 분야로 다채로워졌다. 여수지역 시민과 학생들은 공연 전시시설을 견학하는 ‘백스테이지 투어’를 통해 문화 이해의 폭을 넓혀 가고 있다.
김형순 GS칼텍스 전무는 “예울마루는 여수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즐기는 열린 공간”이라며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행복 에너지’가 되겠다”고 말했다.
여수시 묘도와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이순신 대교는 주탑간 거리가 1545m로 충무공 탄신연도와 같다. 이순신 대교는 2013년 개통 이후 전남 동부권 경제 대동맥 역할을 물론이고 문화 관광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광양시 제공
이순신 대교가 건립된 뒤 묘도 다랭이논(왼쪽) 등이 여수·광양 관광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광양시는 이순신 대교 먹거리타운을 조성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순신 대교가 건립된 뒤 묘도 다랭이논(왼쪽) 등이 여수·광양 관광지가 인기를 끌고 있다. 광양시는 이순신 대교 먹거리타운을 조성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전남 여수시 묘도와 광양시 금호동을 잇는 이순신 대교는 2013년 개통됐다.
경남 남해와 하동 사이 노량 앞바다에서 적의 유탄에 맞아 전사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이름을 딴 교량이다. 거북선 대교가 가로지르는 여수 해역은 임진왜란 당시 거북선이 드나들던 길목이었고, 거북선이 화포 발사 훈련을 하던 곳이었다.
이순신 대교를 포함한 도로의 정식 명칭은 여수국가산단 진입도로. 광양에서 뻗은 이 대교는 임란 때 수군연합사령부가 자리했던 여수 묘도와 연결된다.
묘도에서 여수산단 GS칼텍스 공장까지 연결된 다리는 묘도 대교다. 이순신 대교∼묘도∼묘도 대교로 이뤄진 산단 도로는 해상 교량 6.22km를 포함해 총연장 9.58km에 이른다. 다리 이름을 이순신 대교로 정한 것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콘크리트 주탑(270m)과 주탑 간 거리가 1545m로 충무공 탄신 연도와 같기 때문이다.
평일 이순신 대교 홍보관에는 평균 5000명 이상의 외지인이 찾고 있다. 1조700억 원(이순신 대교)과 1968억 원(묘도 대교)에 달하는 천문학적 금액이 투입된 이 두 개의 다리 덕분에 광양제철소와 여수 국가산업단지만이 아니라 전남 동부권 전체가 하나로 묶였다. 또 여수 국가산단과 광양항 및 광양 국가산단 간 이동거리가 60km에서 10km로, 이동시간은 80분에서 10분으로 각각 단축됐다. 물류비용을 아끼고, 물동량을 손쉽게 수송할 수 있어 광양만권에 대한 설비투자 여건 개선과 호남 영남권의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조용한 어촌이었던 묘도는 이순신 대교가 개통되면서 전남 동부 경제의 대동맥이 됐다. 이 섬에서 이순신 대교를 건너면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인 광양제철소와 물동량 기준 국내 2위 항구인 광양항에 닿는다. 섬 남쪽 묘도 대교 너머에는 여수석유화학단지가 있다. 금호도 갯벌을 매립해 만든 광양제철소는 1987년 가동을 시작했다. 연간 조강(쇳물) 생산량 2147만 t으로 단일 제철소로는 세계 최대다. 면적은 20.9km²로 포항제철소의 1.7배에 이른다. 광양항도 지역 경제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컨테이너와 일반 화물을 합친 전체 물동량은 2억6300만 t으로 부산(3억5900만 t)에 이어 국내 2위에 올랐다.
최근에는 한려수도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태금교가 개통했다. 광양시 태인동과 금호동을 잇는 태금교는 2012년 8월 가설공사를 시작한 후 3년 8개월 만에 완공돼 지난달 24일 준공식을 가졌다. 태인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태금교는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사업비 450억 원을 들여 총연장 215m, 폭 28.5m의 규모로 건립했다. 교량 보행로 중간에는 광양만의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포토존을 만들었다. 야간 조명등이 시민들에게 화려한 야경도 선사해 이순신 대교와 연계한 새로운 관광지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묘도에는 볼거리가 많다. 여수시는 노량해전 전적지, 읍동마을 다랭이논, 진린 도독이 주둔했던 도독마을,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한 전통 고기잡이 ‘독살’, 정유재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조선 수군을 대피시키고 조련했던 창촌 선장개, 봉화산 전망대 등을 단장하고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관광객 맞이에 한창이다.
묘도 건너편 구봉산(해발 473m) 전망대에서는 광양시 전역과 광양제철소, 여수 국가산업단지, 광양항은 물론이고 여수와 순천, 하동, 남해 등 광양만권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광양만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관광 명소다. 정상에는 9.4m의 봉수대가 있어 새로운 일출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산책로, 포토존 등의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이색적인 볼거리로는 광양을 상징하는 빛, 철, 매화를 소재로 만든 디지털 봉수대가 있다.
광양의 별미는 뭐니뭐니해도 청동화로에 참숯을 피워 구리 석쇠에 구워 낸 광양불고기다. ‘천하일미 마로화적’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유명한 전통음식이다. 광양으로 유배 온 선비들이 귀양에서 풀려나 다시 관직에 복귀한 뒤에도 이 맛을 못 잊어 천하일미 마로화적(마로는 광양의 옛 지명)이라며 그리워했다고 한다. 비결은 얇게 다진 쇠고기와 집집마다 특색 있는 양념을 살짝 버무린 데 있다.
매년 10월 코스모스가 만개한 아름다운 서천변을 배경으로 전통 숯불구이축제가 열린다. 20여 개의 숯불구이집이 몰려 있는 서천변엔 불고기 특화거리가 조성됐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예약은 필수다.
광양제철소 꺋발 마사지 봉사단꺍 단원들이 지난달 19일 광양시 도이동 대지마을 경로당에서 마을 주민들에게 마사지 봉사를 하고 있다. 광양제철소 제공
지난달 19일 전남 광양시 도이동 대지마을. 100여 명이 사는 시골마을이 오전부터 북적였다. 주민들은 ‘사랑의 손길·희망의 나눔’이란 글씨를 새긴 조끼를 입고 마을을 찾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재능봉사단원 80여 명을 반갑게 맞았다. 대지마을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열연부와 지난해 자매결연을 했다.
이날 대지마을에는 광양제철소 10개 재능봉사단 가운데 4개 봉사단원이 대거 출동했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 많아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이미용 봉사단은 경로당에서 어르신들의 머리를 단정하게 손질하고, 발마사지 봉사단은 혈액순환을 돕는 마사지를 했다. 사진 봉사단은 장수(長壽) 사진을 촬영한 뒤 즉석에서 사진을 인화해줬다. 또 전기수리 봉사단은 마을의 각종 전기 시설물을 점검하고 낡은 시설을 교체해줬다. 열연부 직원들은 봉사를 마치고 마을 주변의 쓰레기와 폐비닐, 오물을 수거하고 대문을 수리하며 페인트칠도 해줬다. 안동일 광양제철소장도 마을을 찾아 봉사에 참여한 직원들을 격려했다. 안영복 대지마을 통장(54)은 “광양제철소와 인연을 맺은 지 1년도 안 됐지만 직원들이 많은 도움을 줘 한 가족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일하면서 사진이 취미인 직원25명으로 꾸려진 사진 봉사단은 매주 사회복지시설과 마을 등지를 찾아 사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포스포 광양제철소 사회공헌활동은 진화 중이다. 기존의 ‘노력봉사’에서 최근 몇 년 사이에 ‘재능봉사’ 위주로 바뀌고 있다.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이 지역민에게 효과적으로 전달되고 지역민이 생활에서 도움을 느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광양제철소는 1987년부터 지역의 마을, 단체 등과 자매결연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제철소 건설에 따른 금호도 주민들의 이주문제와 인근 주민들의 불편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결연에 나섰다. 현재 80여 곳과 결연한 뒤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나눔의 집’은 홀몸노인, 장애인 등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주민들에게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광양제철소가 운영하는 무료급식소다. 2004년 광영동 나눔의 집과 2005년 태인동 나눔의 집을 개설해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누적 이용객 68만 명을 넘어섰다. 나눔의 집 식단은 포스코 사내식당을 운영하는 포스웰 소속 영양사들이 맡고 있다. 준비된 음식은 광양제철소 임직원 부인들과 지역 부녀회 회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배식하고 정리를 돕는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재능봉사단은 8개에서 올해 10개로 늘었다. 그동안 해양 청소, 농기계 수리, 도배, 학습, 발마사지, PC 수리, 전기 수리, 다문화가정 지원 등 활동을 해왔다. 올해 이미용 봉사단 ‘깎아 헤어’와 사진 봉사단 ‘찰칵’이 새로 생겼다.
‘클린오션 봉사단’은 2009년 창단됐다. 900여 명이 광양, 포항,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다. 남해, 동해, 서해바다에서 해안 및 수중 폐기물 수거와 불가사리 제거, 폐어선 인양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 다이버가 300여 명에 이른다.
‘농기계수리봉사단’은 고장 난 농기계 관리 및 수리를 전담하고 있다. 설비기술부 직원 90여 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은 주말과 휴일 농촌을 찾아 경운기, 관리기, 기계톱, 분무기, 예취기, 이앙기, 탈곡기 등 농기계를 수리하며 지역민들과 온정을 나누고 있다.
‘도배봉사단’은 홀몸노인이나 조손(祖孫)가정을 찾아 오래된 도배·장판을 바꿔주며 어려운 이웃의 주거환경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2014년 7월 출범 이후 광양시 사회복지과에서 추천하는 가정을 대상으로 매월 두 차례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제선부 엔지니어들로 구성된 학습봉사단 ‘좋은 친구들’과 압연설비그룹 직원들로 구성된 ‘엔지니어 멘토링 봉사단’은 매주 1, 2회 중마동과 태인동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의 방과후 학습을 돕고 있다.
‘발마사지 봉사단’과 ‘전기수리봉사단’도 월 평균 두 차례 노인복지시설과 저소득층 거주지를 방문하고 있다. 발마사지 봉사단원 60여 명은 모두 관련 전문교육을 받았다. 전기수리봉사단원들은 고장 난 전기시설을 수리하는 등 감전 및 화재의 위험으로부터 주민들을 보호하고 있다.
‘프렌즈 봉사단’은 결혼이주여성과 다문화가정을 돕고 있다. 2003년 3월 결성 이후 매월 300여 명의 직원이 기부하는 성금을 모아 광양지역 이주여성의 자립과 정착을 돕고 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3쌍의 다문화부부 결혼식을 올려주기도 했다.
EIC 기술부 직원들로 구성된 ‘PC수리 봉사단’은 지역의 마을회관이나 복지시설 등을 찾아 고장 난 PC를 수리해주고 있다. 이미용 봉사단 ‘깎아 헤어’는 경로당, 사회복지시설 등에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머리를 손질해준다. 사진이 취미인 직원 25명으로 꾸려진 사진 봉사단 ‘찰칵’은 사회복지시설과 자매결연 마을 등지서 각종 행사 기념 촬영, 사진 강의, 장수 사진 촬영 등 활동을 펼치고 있다.
광양제철소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 취미로 하던 재능을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려는 분위기가 조성돼 앞으로 봉사활동이 훨씬 알차고 풍성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테마가 있는 봄·봄·봄] [2] 길따라- 금오도 비렁길- 한해 30만명 찾는 명품 길 3코스에는 동백꽃 터널길… 매봉전망대 올라서면 고흥 우주센터가 한눈에 사랑 이뤄진다는 비렁다리 "4~5월이 가장 걷기 좋아"
지난 5일 전남 여수 백야도 선착장에서 카페리를 타고 40분쯤이 지났을 무렵 에메랄드빛 바다 너머로 금오도(金鰲島)가 눈에 들어왔다. 우거진 숲이 멀리서 검게 보여 여수 사람들이 '거무섬'이라고 불렀던 곳이다. 섬 서남부에는 해발 80~100m의 해안 절벽(해안단구)이 형성돼 있다. 그 길이가 12㎞를 넘는다. 카페리가 종착점인 직포 선착장에 가까워지자 해안 절벽이 거대한 병풍처럼 눈앞으로 다가왔다. 승객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여수 비렁길은 그 아찔한 절벽 위로 난 길이다. 인공으로 조성한 길이 아니라 섬 주민들이 땔감을 구하고 낚시를 하러 다니며 자연스럽게 형성된 생활길이다. 비렁은 벼랑의 여수 사투리다.
◇다섯 개 코스에 총 18.5㎞
비렁길은 금오도 서쪽 함구미마을에서 동쪽 장지마을까지 서남부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다섯 코스(18.5㎞)로 구성돼 있다. 종주에는 8시간 30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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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인 지난 9일 전남 여수 금오도를 찾은 관광객들이 확 트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비렁길 3코스 매봉전망대 부근을 걷고 있다. 비렁길 3코스는 카페리가 정박하는 직포선착장에서 시작해 학동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이 3.5㎞ 코스로, 곳곳에 숲 그늘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2010년 비렁길 1·2 코스가 개통된 이후 금오도를 찾는 관광객은 종전의 3배 수준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국내외에서 33만2000명의 관광객이 금오도를 다녀갔다. /김영근 기자
여수시는 2012년 5월 여수세계박람회 개최를 앞둔 2010년 12월 1·2코스(8.5㎞)를 정비해 개방했고, 2012년 2월에는 3~5코스(10㎞)를 개통했다. 1·2코스는 완만해 걷기가 편하고, 3·4코스는 숲 그늘이 많아 더운 여름철에도 걸을 만하다. 5코스는 자갈이 많은 게 특징이다. 따로 조림을 하거나 길을 내지 않고 섬마을 주민들이 사용하던 길을 조금 손보고 그 위에 나무 데크를 놓아 연결했다. 여행객 편의를 위해 화장실 10곳과 전망대 8곳도 설치했다.
◇동백꽃 터널 걷는 비렁길 3코스
카페리가 정박하는 직포 선착장은 비렁길 3코스(3.5㎞)가 시작되는 곳이다. 수령 300세의 노송이 봄바람에 긴 가지를 흔들며 탐방객을 맞았다. 직포 선착장에서 학동까지 이어지는 이 코스는 동백꽃 터널길로 유명하다. 동백나무 그늘 아래로 낙화한 동백꽃이 곳곳에 흩뿌려져 있었다. 최영선 여수문화관광 해설가는 "비렁길은 봄철인 4~5월이 가장 걷기가 좋다"고 했다.
30분쯤 동백숲 그늘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걷다 보면 갈바람통 전망대에 도착한다. 90m 높이의 두 절벽 사이에 난 틈으로 솟구쳐 오른 바닷바람이 온몸을 훑고 지나갔다. 바람은 벼랑 아래로 몸을 밀어내 듯 세차게 몰아쳤다.
이곳을 지나면 40여분간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땀이 송골송골 맺힐 때쯤 매봉전망대에 올랐다. 지척에 고흥반도 외나로도 우주센터가 보였다. '함께 걸어가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는 비렁다리를 거쳐 학동마을에 닿자 비탈밭이 지천으로 펼쳐졌다. 밭에는 금오도 특산물인 방풍나물이 자라고 있다. 중풍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방풍나물은 전국 생산량의 83%가 금오도에서 나온다.
◇전국서 연간 30만명 이상 방문
금오도는 국내에서 21번째로 큰 섬이다. 고려 말 이후 왜구 침입에 대비해 공도(空島) 정책이 실시돼 오다 1885년에야 이 정책이 폐기되면서 사람이 들어가 살기 시작했다. 금오도는 한동안 갯바위 낚시꾼들 사이에만 알려진 곳이었다. 가끔 영화 촬영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금오도가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2010년 말 비렁길이 개통되면서부터이다. 2010년 9만5000명이던 섬 관광객은 이듬해 31만9000명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지난해 관광객은 33만2000명을 기록했다. 주철현 여수시장은 "비렁길은 다양한 식물의 군락을 관찰하면서 보석 같은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명품 길"이라며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라고 했다.
●교통편은 금오도는 여수 화정면 백야도 선착장, 교동 여수연안여객선터미널, 돌산읍 신기항 등 세 곳에서 배가 오간다.
●먹을거리는 섬에서는 방풍나물, 방풍간장게장을 비롯해 군부·따개비·배말·거북손·군소 등 갯바위 생물을 요리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특유의 향에 약간 신맛이 나는 방풍막걸리도 빼놓을 수 없다.
입력 : 2016.04.11 03:00 호남의 봄길에는 꽃과 자연, 역사, 문학이 함께 깃들어 있다. 덤으로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도 즐길 수 있다. 전북 익산의 무왕길은 작년 7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을 끼고 있다. 서동요의 주인공인 무왕과 선화공주가 잠들었다는 쌍릉을 비롯해 익산 토성, 구룡마을 대나무숲(5만㎡) 등을 지난다.
미당 서정주가 유년에 걸어 넘던 고창 질마재길은 선운사 동백숲과 고인돌길로도 이어진다. 인근 학원농장에선 오는 16일부터 청보리밭축제가 열린다. 군산 구불길(11개 코스 189㎞)과 부안 마실길(14개 코스 163㎞)에서도 이달 말과 내달 초 축제가 있다.
전남 강진의 다산오솔길은 다산초당과 백련사를 거쳐 김영랑 시인 생가에서 끝난다. 영랑 생가 의 모란은 이달 하순에 만개한다. 지리산 둘레길 가운데 구례 산동~남원 주천~운봉(각 16㎞·14.7㎞)길도 꽃길이다. 순천 선암사~송광사 오솔길에선 이즈음 백매·홍매에 이어 수양벚꽃·목련·앵두·철쭉 등이 피고 진다.
완도군 청산도에선 슬로걷기축제가 펼쳐지고 있다. 유채꽃밭과 돌담이 이어지는 100리 길로 국제슬로시티 연맹이 세계 첫 슬로길로 지정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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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풋마늘·건나물·당면으로 입맛 돋우세요
2017-03-17
농촌진흥청은 소비자에게 우리 농식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면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매월 식재료를 선정한다. 이번 3월에는 풋마늘, 건나물, 당면 및 라이스페이퍼를 주재료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정식 조리법과 대량 소비가 가능한 단체급식용 조리법을 소개했다.
3월의 식재료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농촌진흥청 농업기술포털 ‘농사로(www.nongsaro.go.kr) → 생활문화 → 음식 → 이달의음식’에서 볼 수 있다. 농사로에는 선정한 식재료에 대한 유래, 구입요령, 보관 및 손질법, 섭취방법, 영양성분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돼 있다.
▷ 풋마늘김무침
풋마늘은 이른 봄 한 달여 남짓 잠깐 동안 통째로 먹을 수 있는 귀한 제철 식재료로 암과 혈관 질환 등에 효과가 좋은 설파이드 함량이 풍부하다. 그러나 마늘대가 올라오면 대궁이나 잎이 억세져 못 먹게 된다.
채소는 건조 발효되면서 생채소일 때보다 오히려 영양분이 더해지거나 잘 보존된다. 건나물은 비타민D와 엽산이 풍부하며 일부 나물은 항노화 성분이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또한 말린 채소는 수분이 빠져 단맛이 더 강해지고 생채소와 비교했을 때 식이섬유나 미네랄이 훨씬 많아 체중 관리와 변비 해소에 효과적이다.
4. 중간 불로 달군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버섯과 당근에 소금 간을 하며 따로 볶아 꺼낸다.
5. 같은 팬에 식용유를 약간 더 둘러 쇠고기를 볶는다.
6. 끓는 물에 당면을 넣고 8분간 삶아 건진다.
7. ⑥의 당면이 식기 전에 간장, 참기름을 넣고 버무린 후 한 김 식힌다.
8. 양념장을 만든다.
9. 접시에 모든 재료를 둘러 담고 양념장을 곁들인다.
자료제공: 농촌진흥청
폐렴을 조심하라
폐렴은 2014년 기준 국민 사망원인 5위이며, 10대 사망원인 중 가장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다.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암(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가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이기도 하다. 폐렴은 증상이 독감과 비슷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사람도 많지만,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구성= 뉴스큐레이션팀
입력 : 2016.12.14 08:45
김대중 전(前) 대통령,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前) 총리, 앙드레 김… 모두 폐렴으로 사망했다. 폐렴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50만 명 이상이 걸리는데, 이 중 2만 명이 사망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폐렴의 위험성과 예방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폐렴 위험성
폐렴은 외부에서 침입한 균에 의해 폐에 염증이 생기는 감염 질환이다. 가장 대표적인 폐렴 원인균인 '폐렴구균' 때문에 스페인 독감 유행 당시 전 세계적으로 2,500만 명이 사망했다.
보통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한국인은 항생제 남용으로 내성이 생겨 약이 잘 듣지 않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입원 환자의 6~15%는 초기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을 정도다. 이 경우 항생제로 효과를 보는 환자보다 사망률이 7배나 높다.
그 위험성 대비 폐렴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은 낮은 편이다. 초기 증상이 기침, 가래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일반인이 구별하기도 쉽지 않다. 폐렴의 초기 증상을 감기나 독감(인플루엔자)으로 오인하고 일반 감기약을 복용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도 많다. 2주 이상 증상이 계속되고 호흡곤란, 고열 등의 증세를 보인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앞서 말한 폐렴구균은 전체 폐렴 원인균의 30% 정도를 차지하며 폐렴 외에도 뇌수막염, 패혈증, 중이염 등의 질환을 유발한다. 폐렴구균 질환은 주로 영유아, 노인, 만성질환자에서 발병 위험이 더욱 크며 전 연령대에 걸쳐 매년 전 세계적으로 160만 명의 사망자를 내고 있다.
최근 들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주 항생제를 접하다 보니 항생제 내성이 생겨 필요한 경우 항생제가 듣지 않아 사망할 확률이 높아졌다.
폐렴의 증상
폐렴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또, 독감의 합병증으로 폐렴이 발생할 수 있다. 폐렴인 경우, 기침을 할 때 끈적거리고 고름과 비슷한 형태의 가래가 나온다. 간혹 피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또, 호흡수가 평소보다 빨라진다. 정상인의 호흡은 1분에 12~20회인 반면 폐렴 환자의 호흡수는 1분에 25회 이상이고 숨 쉴 때마다 코를 벌름거리고 입술이 파랗게 변하는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 밖에도 두통, 구역질, 설사, 복통,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는 대부분 목이나 코 등에 염증이 생기지만, 폐렴은 폐포에 염증이 생겨 호흡이 어려워져 사망에 이르게 된다.
감기와 어떻게 구분할까?
폐렴은 감기에 비해 열이 심하고 누런 가래가 많이 나오며 가슴통증을 보이지만 감기는 마른 기침과 하얀 가래가 나오는 편이다. 또한 감기에 걸렸을 때에 비해 높은 열이(38℃ 이상) 난다.
가볍게 생각하면 안되는 폐렴이지만 생각보다 쉽게 예방이 가능하다. 대한감염학회는 18세 이상의 만성질환자(당뇨병, 고혈압, 간질환자, 심혈관계질환자)와 65세 이상의 노인은 백신 접종을 최우선으로 권고한다. 폐렴 백신을 접종하면 폐렴구균을 완전하진 않지만 제법 많은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백신 접종 외에는 생활 속 간단한 개인 위생 수칙을 지킴으로써 폐렴으로 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
우선은 손을 잘 씻는다. 손씻기는 각종 감염 질환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손을 씻을 때는 반드시 비누를 사용해 40초간 손을 씻어야 한다. 이렇게 손을 씻으면 손에 있는 세균의 99%를 제거할 수 있다.
치아를 잘 닦지 않거나 틀니를 낀 채 자는 등 불량한 구강위생은 피해야 한다. 구강위생과 감염질환은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구강위생이 불량한 상태에서 세균이 번식한 음식물이나 타액 등 구강 내 이물질이 기도·폐로 들어가면 흡인성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 고령자가 수면 중 틀니를 장착하면 폐렴 위험이 2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실내 온도는 26~28℃, 습도는 40~50%를 유지하는 게 좋다. 목이나 코, 기관지가 건조하면 세균 등 유해물질을 배출하기 어려워져 폐렴 등 감염질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폐렴 증상이 있을 때는 지나치게 맵거나 짠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극적인 맛이 식도 뿐만 아니라 기관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즙 매실차 무는 비타민C 등 다양한 영양소와 수분이 풍부해 기침과 가래를 제거해주는 기능을 한다. 특히, 무는 매실과 함께 차로 우려먹었을 경우 더 효과적이다. 매실은 살균·해독기능이 탁월해 기도의 염증을 가라앉히기 때문. 이때, 무는 알맹이보다 껍질에 비타민C가 약 2배이상 들어있으므로 껍질까지 갈아 마시는 것이 좋다.
◇모과차 칼슘·칼륨·철분·비타민 C가 풍부한 모과는 만성적인 기침에 효능이 있다. 또한, 통증과 염증을 완화해 기관지를 보호, 가래를 멈추는데 도움을 준다. 모과를 삶아 꿀과 물을 넣어 차로 마시면 폐렴으로 인해 차가워진 몸의 기운을 따스히 하는데 더욱 효과적이다.
한국대사증후군포럼이 매년 12월 첫 주를 '대사증후군 주간'으로 정하고, '대사증후군 예방 10계명'을 발표했다. 대사증후군은 고혈압·당뇨병·비만 등 대사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으로, 심장병·뇌졸중 같은 중증질환의 뿌리가 된다. 한국대사증후군포럼은 대사증후군을 진료하는 의사들의 모임으로, 2010년부터 매년 1~2회에 대사증후군에 대한 강연과 허리둘레 줄이기 운동을 해왔다.
한국대사증후군포럼 허갑범 회장(21세기 당뇨병 연구소 소장)은 "대사증후군 환자가 약 1000만명에 달한다"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홍보활동을 전개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대사증후군 주간을 선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표한 대사증후군 예방 10계명에는 ▲복부비만을 경계하고 팔다리를 튼튼히 하자 ▲규칙적인 생활 운동을 습관화하자 ▲탄수화물을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자 ▲생선과 견과류 섭취를 늘리자 ▲식이섬유소를 많이 섭취하자 ▲충분한 비타민과 미네랄을 섭취하자 ▲술을 절제하자 ▲금연하자 ▲충분한 수면으로 스트레스를 관리하자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자 등이 포함됐다.
혈관벽 잘 침범해 염증 유발… sdLDL 비율 20% 넘으면 위험 흡연자, 복부비만이면 검사를
LDL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100~ 130㎎/㎗)이어도 흡연자이면서 복부비만이 있거나, 60세 이전에 심뇌혈관질환을 앓은 직계가족이 있는 사람은 'sdLDL(small dense LDL)콜레스테롤'을 측정할 필요가 있다. sdLDL이란 LDL콜레스테롤 중에서도 작고 단단한 것을 말하는데, LDL콜레스테롤 내 sdLDL 비율이 20% 이상일 때 동맥경화가 잘 일어난다.
sdLDL은 1998년 LDL콜레스테롤 중에서도 크기와 밀도가 다른 종류가 있으며, 그 중 하나가 sdLDL이란 사실이 밝혀져 주목을 받았다. 그 뒤로 sdLDL은 동맥경화를 더 잘 일으키고 당뇨병·대사증후군·비만 등의 위험인자로 지목되면서 연구가 지속돼왔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최근 크기가 작은 sdLDL이 혈관벽을 잘 뚫고 혈관 안쪽으로 들어오면 서로 뭉쳐 끈적끈적하게 쌓여 동맥경화를 잘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관이 좁아지고 결국 혈관이 막혀 심장병 또는 뇌졸중이 발생한다.
sdLDL은 일반적인 혈액검사로는 측정할 수 없다. 초고속 원심분리기를 사용해야만 알 수 있다. 혈액을 초고속 원심분리기에 돌리면 LDL콜레스테롤이 총 7단계로 나뉘는데, 7단계 중 크고 물에 잘 뜨는 1~2단계의 LDL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 유발 위험이 비교적 크지 않다. 하지만 3~7단계는 크기가 작고 단단한 sdLDL콜레스테롤로 동맥경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임수 교수는 "LDL콜레스테롤이 정상수준이어도 동맥경화가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동맥경화를 잘 일으키는 sdLDL 농도가 높기 때문"이라며 "심뇌혈관질환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복부비만 등이 있을 때 sdLDL 측정이 권장된다"고 말했다. sdLDL콜레스테롤 측정을 위한 초고속 원심분리기 검사 비용은 약 5만원이다.
입력 2016-09-03 03:05:00 | 수정 2016-09-03 03:05:00 | 지면정보 2016-09-03 A21면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안면신경장애 치료법
피곤할 때 나타나는 증상? 얼굴 근육 조절 신경이 눌리며 뇌혈관의 맥박이 안면으로 전달 과로로 인한 떨림 한달내 사라져
중장년층 뇌질환 전조일 수도 방치 땐 우울증·대인기피증 호소 증상 심해지면 목 근육까지 마비 뇌신경-혈관 분리 수술로 치료도
최근 종영한 드라마 ‘닥터스’에서 안면경련 환자가 무사히 수술받고 증상이 회복되는 장면이 나온다. 이를 계기로 안면경련이 포털의 실시간 인기검색어에 오르는 등 관련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면경련 등 안면신경장애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얼굴 일부분이 경련하듯 떨리는 등의 증상을 말한다. 환자 대부분이 초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증상이 심해지면 대인기피, 우울증 등이 동반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안면신경장애와 안면경련의 치료법 등을 알아봤다.
◆얼굴 떨림 계속되면 뇌질환 의심
눈꺼풀이나 입꼬리가 의지와 상관없이 파르르 떨리는 경험을 해본 사람이 많다. 마그네슘, 칼륨 등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피로가 누적된 사람에게 종종 나타나는 증상이다. 이 때문에 대개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기 일쑤다. 그러나 40~50대 중장년층에게 이런 신호가 반복되면 단순 피로 탓이 아니라 뇌졸중 등 심각한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얼굴 한쪽이 갑자기 찌그러지거나 윙크하듯 과도하게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표정을 담당하는 안면근육 조절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 뇌질환까지 의심해야 한다. 피로가 누적돼 증상이 나타났다면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안면근육에 장애가 남아 한쪽 얼굴이 삐뚤어진 채로 평생 살아야 할 수 있다. 심각한 중풍의 초기 증상일 가능성도 있다. 증상이 나타났다면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안면근육 이상이 대표 증상인 질환으로는 안면마비, 눈꺼풀 떨림, 안면경련 등이 있다. 안면마비는 갑자기 얼굴 한쪽이 삐뚤어지는 병이다. 구안와사, 와사풍이라고도 불린다. 안면신경이 바이러스에 감염돼 일시적으로 기능 마비가 오는 질환이다. 안면근육이 안 움직여 이마에 주름이 잡히지 않고 눈이 감기지 않으며 입이 한쪽으로 돌아간 것처럼 보인다. 발병 초기에 항바이러스제와 스테로이드 치료를 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눈꺼풀 떨림도 많이 겪는 질환이다. 한쪽이나 양쪽 눈꺼풀이 수시로 파르르 떨리다가 괜찮아지는 증상이 반복된다. 이 같은 증상은 과로와 마그네슘 부족으로 나타난다. 편안하게 쉬면서 긴장을 풀어주면 대개 한 달 안에 증상이 저절로 없어진다. 치료를 위해 마그네슘 보충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도 많다. 마그네슘은 근육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같은 영양 과잉 시대엔 마그네슘 부족보다 피로가 원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의지 상관없이 눈 감김 등 안면경련
눈이나 입술 떨림이 한 달 이상 계속되거나 떨리는 부위가 점점 커진다면 안면경련을 의심해야 한다. 안면경련은 뇌혈관 질환이다. 주로 한쪽에만 나타나 의학적으로 편측안면경련 또는 반측성 안면경련이라고 부른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눈부터 경련이 시작돼 점차 심해진다. 눈이 감기면서 입이 위로 딸려 올라가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통증은 없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할 때, 낯선 사람과 만날 때 심해진다. 사회생활에 많은 지장을 주고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인 질환까지 올 수 있다.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질환이다.
표정을 짓는 데 관여하는 안면신경은 뇌의 숨골에서 뻗어나온다. 이 부위가 뇌혈관에 눌려 약해진 사람은 뇌혈관 박동이 그대로 안면신경으로 전달돼 전기 합선을 일으킨 것처럼 스파크가 생긴다. 이 때문에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안면떨림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흥분이나 긴장으로 혈압과 맥박이 상승하면 혈관에 의한 압박이 증가해 증상이 나타나고 자세를 바꾸거나 편안한 상태가 되면 증상이 사라지는 특징을 보인다. 나이가 들어 혈관이 늘어나면 신경 압박이 더 심해져 증상이 수시로 나타난다. 초기에는 눈이 감기고 떨리는 증상으로 시작되지만 수년이 지나면 입 주위가 당겨 올라가고 나중에는 목 주위 근육이 당겨지는 정도로 진행한다.
◆안면경련 치료 위해 뇌수술 필요
안면경련은 안면신경을 누르는 뇌혈관을 안면신경에서 떼어내는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뇌수술 중 비교적 간단한 축에 속하지만 뇌숨골 주위에서 뇌혈관을 조작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다른 방법을 찾는 환자가 많다.
경련을 억제하거나 긴장을 완화시키는 약으로 효과를 보기도 하는데 근본 치료는 아니다. 약을 먹는 동안만 경련이나 불편한 증상이 줄어든다. 약물 부작용으로 어지럼증, 졸림, 기운 빠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모든 환자에게 잘 듣는 것도 아니다.
얼굴 부위에 보톡스 주사 시술을 해 부분 안면마비를 시키는 방법으로 안면경련을 줄이기도 한다. 3~6개월이 지나 보톡스 효과가 사라지면 다시 주사를 맞아야 한다. 보톡스 치료는 일시적이지만 약물보다는 효과가 있어 수술 전 수차례 보톡스 치료를 받는 환자가 많다.
안면경련 수술은 안면신경을 누르는 뇌혈관을 찾아 신경과 혈관 사이에 완충작용을 하는 의료용 솜을 끼워 넣는 수술이다. 귀 뒷머리 쪽을 4㎝ 정도 절개하고 100원짜리 동전만 한 구멍을 두개골에 낸 뒤 숨골부위로 접근해 문제의 뇌혈관을 찾는다. 숨골과 안면신경 주위에 청력, 목소리를 담당하는 주요한 뇌신경들이 있고 신경을 누르는 뇌혈관이 1~2㎜ 정도여서 섬세한 수술 기술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현미경을 이용해 수술하는데 이를 ‘미세뇌혈관감압술(MVD)’이라 부른다.
수술 전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 안면신경을 압박하는 뇌혈관이 보이면 수술 성공률이 높다. 수술 중에 근전도 검사를 하는데 완충용 솜을 끼운 뒤 신경이 눌려 발생하는 이상 파형이 사라지는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마취가 깨어난 뒤 안면경련이 사라진 것을 경험하는 환자들은 대부분 오랜 시간 고생해왔기 때문에 만족도가 크다. 수술 부위가 머리 깊숙한 곳에 있는 뇌숨골이다 보니 수술 경험이 많고 기술이 뛰어난 의료진이 아니면 수술할 수 없다.
박익성 부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미세뇌혈관감압술은 문제가 있는 안면신경 뿌리 부위의 혈관 압박을 없애 수술 즉시 증상이 호전되고 기능이 회복된다”며 “뇌 속은 해부학적 구조가 복잡해 수술 시 청력 저하, 어지럼증, 안면마비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위험이 있기 때문에 개두술 경험이 많은 베테랑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고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안면마비, 눈 떨림, 안면경련 등 얼굴에 발생하는 이상 증상은 치료 방법이 각기 다르고 안면경련 증상은 오래 지속되면 환자의 정신적 고통이 커지고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자주 반복되면 병원을 찾아 검사받고 안면경련 전문의와 상담한 뒤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해지기 위해 간식(間食)을 꼭 챙겨 먹어야 하는 경우가 있다. 성장을 위해 많은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는 어린이, 육체적·정신적 에너지 소모가 많은 직장인, 평소에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노인 등이다. 간식이 가져다 주는 건강 효과는 무엇이며,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그래픽을 통해 알아본다.
검진 후 이상 징후 있으면 재검사 통보받은 116만명 중 38%만 응해 2차 검진 안 받으면 확진 어렵고 질병 방치돼 치료 시기 놓칠 수도
'고혈압 2차 검진 요망' '이상지질혈증 의심, 상담·추적검사 요망'….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은 이 같은 재검사, 즉 '2차 검진' 통보를 흔히 받는다. 그러나 2차 검진 대상자 3명 중 1명은 검사를 안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14년 국가검진(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건강보험 가입자에게 지원하는 검진)을 받은 사람 중 2차 검진을 통보받은 115만8235명을 조사한 결과, 38%(44만2398명)만 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차 검진의 수검률(受檢率)이 75%인 것에 비하면 절반에 불과한 수치다. 국민보험공단에서 만 40세, 66세에 시행하는 생애전환기 건강진단의 경우 2차 검진 수검률은 23%로 더 낮았다. 차움 건진센터 차충근 교수는 "병원에서 돈을 내고 받는 일반 검진도 마찬가지"라며 "우리 병원에서 질병 확진·상태 관찰을 위해 2차 검진이 필요한 사람 중 검사를 받는 사람은 절반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2차 검진은 1차 검진 만큼 중요하다고 말한다. 질병을 막는 첫 단계이기 때문이다. 2차 검진을 제대로 받지 않으면 질병 확진을 받지 못하고, 병을 방치할 수 있다.
사진=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래픽=송준영 기자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가 2003~ 2010년에 국가검진에서 이상지질혈증 진단을 받은 환자 11만4085명을 추적 조사했더니, 진단 6개월 내에 이상지질혈증 약을 처방받은 환자는 8.6%에 불과했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신동욱 교수는 "병은 진단받았지만, 진료와 약 복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등 적절한 사후관리가 안 되고 있다는 뜻"이라며 "2차 검진은 생활습관 상담뿐 아니라 본격적인 질병 치료·관리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중증 질환인 암(癌) 검진 후에 추가 검사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도 있다. 국가암검진 중 대장암의 경우 1차 검사에서 혈변이 나오면 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장내시경이나 대장조영촬영을 추가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2014년 조사에서 대장암 2차 검진 대상자 25만6488명 중 절반이 안 되는 11만9071명만 2차 국가암검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립암센터에서 암검진을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조사했더니, 당장 건강해서 암이 의심되지 않거나, 병원에 갈 시간 여유가 없거나, 대장내시경 등 검사 과정이 힘들거나, 암으로 확진 받는 것이 두려워서 피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 투자 대비 득(得)이 적다는 생각도 2차 검진을 멀리하게 한다. 지난달 국가검진에서 혈압이 130/85㎜Hg(정상은 120/80㎜Hg 이하)로 높게 나온 직장인 김모(43)씨는 "병원 오가는 시간만 1시간이 넘게 걸리지만, 실제 병원에서 검사·상담을 받는 시간은 10분 남짓"이라며 "간단한 생활습관 상담과 혈압 재측정이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짧은 검진 시간과 검진 후 불충분한 설명에 만족하지 않는 사람은 많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국가검진 만족도를 1~5점(1점은 매우 불만족, 5점은 매우 만족)으로 평가한 결과, '검진 후 결과 상담과 교육을 충분히 해준다' '검진 후 관련 자료를 제공하거나 향후 계획에 대해 안내해준다' 등의 항목에서 3점 미만이 나왔다.
하지만 2차 검진을 받지 않으면 현재 건강 상태와 병을 정확히 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차충근 교수는 "고혈압·당뇨병은 2차 검진을 해야 질병을 확진할 수 있다"며 "혈압·혈당은 스트레스나 검사 직전 금식 여부에 따라 매번 다른 수치가 나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혈압·당뇨병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혈압은 적어도 3회, 혈당은 2회를 재봐야 한다.
병을 방치하다 합병증 위험도 키울 수 있다. 차충근 교수는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을 진단받은 사람은 6개월 안에 생활습관 개선 혹은 약 처방 같은 조치를 취해야 심뇌혈관질환 같은 중증 질환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물혹·결절이 발견된 경우, 주기적으로 2차 검진을 해서 암으로 발전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2차 검진을 안 하면 암이 뒤늦게 진단될 수도 있다.
☞2차 검진
건강검진을 받은 후 확진을 위해 필요한 추가 검사를 말한다. 처음 검진에서 병이 발견됐다면 병의 악화를 막기 위한 약 처방이나 생활습관 상담도 2차 검진의 범주에 들어간다.
보통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국가검진의 경우, 2차 검진 대상자는 고혈압·당뇨병 질환 의심자와 인지기능장애 고위험군이다. 국가 5대암(대장암, 위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 중에는 대장암과 위암만 2차 검진(위내시경·대장내시경 등)을 해준다.
지난해, 건국대에서 학생 및 연구원 55명이 폐렴에 감염된 사건이 발생했다. 창원중학교에서는 학생·교직원 84명이 결핵에 걸리기도 했다. 이는 대표적인 인재(人災)로 꼽히는 사건이다. 관리·대응 매뉴얼을 철저히 따르고 준비했다면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학기가 시작되면 곳곳에서 결핵·홍역 같은 감염병 집단 발병 소식이 들려온다. 최근에는 국제학교·특목고·민사고 등 다양한 형태의 기숙사형 학교가 생겼고, 대학생 다섯 명 중 한 명 꼴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을 정도로 단체 생활을 하는 학생이 많다. 감염병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교육부는 최근 '학생 감염병 예방 종합 대책'을 마련, 3월부터 본격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신종(新種) 감염병의 출현 및 학생 감염병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예방을 도모하고, 감염병 발생 시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필자가 몸을 담고 있는 순천향대는 외국인 유학생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A형간염 백신을 단체 접종하고, 내국인 기숙사생에게는 A형간염 예방접종의 필요성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A형간염은 바이러스에 오염된 식수원이나 급식 등으로 집단 발병할 수 있고, 유학·배낭여행 등을 할 때 감염률이 높아 대학생들이 특히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수막구균 역시 해외에서는 백신을 맞지 않으면 수강신청이나 캠퍼스 진입 자체가 제한될 만큼 유명한 '캠퍼스 질환'이다. 타액을 통해 전파되는 수막구균은 48시간 안에 사망에 이를 수 있고, 뇌 손상이나 사지 절단 같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는 무서운 질환이다. 2011년에는 논산 훈련소에서 신입 훈련병이 수막구균 뇌수막염에 걸려 사망, 이듬해부터 처음으로 수막구균 백신을 신입 훈련병들에게 의무적으로 접종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급성호흡기 전염병을 유발하는 디프테리아균, 기침·재채기를 통해 전파되는 백일해균 등을 조심해야 한다. 이 균들은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Tdap)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하며, 10년마다 파상풍-디프테리아(Td) 백신을 추가로 맞아야 한다. 청년기에 필요한 다양한 백신을 접종할 때에는 동시 접종은 가능한 지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무엇을 언제 맞아야 할지 모르는 '예방접종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우므로, 접종 횟수 및 접종 시기를 체크하는 '예방 접종 수첩'을 구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에게 다섯 번째로 많은 암이다. 2011년 4만1411명이던 전립선암 환자는 2015년 6만1695명으로 49%나 늘었다. 전립선암 환자의 57%는 암이 전립선에만 있는 국한암(조기암) 상태로 발견되는데 조기암 진단율은 위암에 이어 2위다. 5년 생존율은 국한암 100%, 국소암(암이 주변 장기와 림프샘에 전이된 상태) 96%다. 전체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도 92.5%나 된다(국가암정보센터).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곽철 교수에게 전립선암 궁금점을 물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특정 암이 5년 새 49%나 증가한 것은 암이 아니라 암 진단이 늘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일부에선 급하지도 않은 암을 너무 빨리 발견해서 환자를 양산한다는 비판도 있다.
"종합검진프로그램에 전립선특이항원(PSA) 검사가 포함되면서 조기암 환자가 폭증하고 있다. 그러나 불필요하게 암을 일찍 찾아낸다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지금도 다른 장기로 전이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39%에 불과하다. 환자 전체의 5년 생존율이 20년 전보다 37%나 증가한 것은 PSA 검사를 통한 조기암 발견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 밖에 서구식 식생활과 인구의 고령화도 전립선암 증가의 원인이 된다."
―PSA 검사의 효용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전립선염이나 비대증 등이 있는 경우도 PSA 수치가 높아져 불필요하게 조직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2012년 "건강한 남성은 정기적인 PSA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했다.
"PSA 검사가 암의 조기발견에 기여해 생존율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 국민에게 권고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선 논란이 있다. PSA 검사를 하면 조기 전립선암이 많이 발견되지만, 암이 워낙 천천히 진행되므로 결과적으로 생존율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많이 보고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SA 검사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들이 현재로썬 더 많다. 따라서 PSA 검사의 장단점을 숙지한 뒤 희망자만 받는 것이 합리적이라 하겠다. 참고로 USPSTF는 일반 의사의 모임으로 비뇨기 암 전문가들 견해와는 다르다."
―주변을 둘러보면 PSA 검사를 안 받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도시 직장인들은 PSA 검사를 많이 받지만 시골에 살거나 자영업자는 잘 안 받는다. 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적으로 40대는 약 25%, 50대 이상은 약 33% 받는 것 같다."
―한국인의 전립선암은 미국과 달리 악성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해 보면 암을 발견할 필요조차 없는 극저위험군, 암이 매우 천천히 자라는 저위험군, 암이 적당히 진행하는 중등도 위험군,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빠르게 자라는 고위험군으로 나뉜다. 올해 UC샌디에고대병원 자료에 따르면 극저위험군과 저위험군이 58.5%인데 비해 서울대병원은 24%다. 반대로 악성도가 매우 높은 암은 미국 대형병원이 3~11%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14~ 24%다. 한국인의 전립선암이 독하다는 얘기는 이런 통계 때문인데 인종적 특성 때문일 수도 있고, PSA 검사 수진율이 미국보다 낮기 때문일 수도 있다. PSA 검사가 더 확산되면 우리나라도 어느 정도는 미국처럼 변할 것으로 본다."
―만약 PSA 수치가 낮으면 안심해도 되나?
"대개는 괜찮지만 수치가 낮아도 암이 있는 경우가 있다. 수치의 절댓값에 상관없이 1년에 수치가 1정도씩 늘어난다면 조직검사가 필요하다."
―위암이나 대장암처럼 전립선암도 암 전 단계 병변이 있나?
"전립선상피내종양과 비전형선종양증식증이 전립선암으로 발전한다. 조직검사에서 양성으로 진단됐더라도 고등급 전립선상피내종양이 발견되면 PSA 수치와 관계없이, 3~6개월 내에 반드시 추가 조직검사를 받는것이 좋다."
―외국에선 저위험군 환자에게 치료를 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PSA 검사, 조직검사, 직장수지검사 등을 하면서 관찰만 하는 '적극적 관찰요법'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저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한 사람과 적극적 관찰요법을 한 사람의 생존율이 큰 차이가 없어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확산되고 있다. 미국UC샌디에고병원의 경우 2014년 전체 환자의 15%가, 저위험군 환자만 놓고 보면 58.5%가 적극적 관찰요법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이제 막 도입되는 분위기다. 현재 대구 동산의료원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이 요법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악성도 높은 암이 많아 조심스레 이 요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본다. 현재 대한비뇨기종양학회에서 적극적 관찰요법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 애쓰고 있다."
―암이 워낙 늦게 진행되므로 과거엔 아예 아무 치료도 하지 않는 치료지침도 있었다고 들었다.
"지금도 기대수명이 10년 미만인 경우, 적극적 치료 대신 통증 관리 등만 시행하는 '고식적 치료'가 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서도 심장병이나 파킨슨병 등 다른 병이 있는 고령의 일부 환자에게는 이렇게 한다."
―암 수술 환자는 요실금과 발기부전 등 합병증 걱정이 많다.
"사실이다. 전립선이 워낙 깊숙한 곳에 있어 예전엔 수술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그러나 로봇수술의 도입으로 수술하기도 쉬워졌고 합병증 발생률도 낮아졌다. 환자들은 발기부전 합병증을 특히 우려하는데 기존 수술은 30~50% 성기능이 회복되지만 로봇수술을 하면 60~70%는 회복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요실금 발생률은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최근 전립선에 방사성동위원소를 심어 암을 파괴하는 '브라키세러피'가 인기다.
"수술 없이 간단하게 암을 파괴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좋아한다. 최근 국내서도 임상 논문이 발표됐는데 수술에 비해 암 재발률은 큰 차이 없었고, 요실금과 발기부전 합병증 발생률은 크게 낮았다. 그러나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고위험군 환자에겐 브라키세러피를 하면서 호르몬 치료나 외부 방사선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점이 문제다. 또 이번 연구는 3년간 관찰한 것인데 시간이 더 지나면 재발률이 수술보다 더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편 냉동요법이나 하이푸(HIFU)치료 등 암이 있는 전립선 부위만 파괴하는 '국소치료(focal therapy)'도 전립선암 치료의 대안으로 검토되고 있으나 아직은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전립선암 수술 직후부터 비아그라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를 3~6개월 복용하면발기력이 돌아오나?
"연구결과들이 상충하고 있지만 산발적 복용보다 지속적이고 주기적인 복용이 좀 더 효과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수술 전 성기능이 좋고, 다른 병이 없었던 환자에겐 음경 재활의 효과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과거 예비군 훈련을 할 때 정관수술을 많이 받았는데 정관수술이 전립선암 발병률을 높이나?
"상반된 연구결과들이 혼재해서,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전립선비대증 약이 전립선암 예방에 효과가 있나?
"확실치 않다. 전립선비대증 약을 복용하면 암 발병률이 어느 정도 줄어든다. 문제는 이런 사람에겐 악성도 높은 암이 많이 발생하는데 어떤 학자는 약 때문에 악성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하고, 어떤 학자는 그것이 약 때문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비대증 환자가 약 복용을 꺼릴 필요가 없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한다."
―잦은 육류 섭취가 전립선암 발병 원인이 되나?
"미국으로 이민 간 일본인은 본토 일본인보다 전립선암에 잘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1991년 발표된 뒤 전립선암과 식습관에 관한 연구가 많이 진행됐다. 육류, 고지방 식품, 우유 및 유제품 등의 고칼슘 음식, 포화지방, 탄수화물, 염분이 많은 음식 등을 절제하는 것이 좋다. 반대로 두부 및 콩 가공품, 토마토, 녹차 등이 전립선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곽철 교수는
항암요법이 듣지 않고, 완치가 불가능한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치료법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거제저항성 전립선암 세포를 키우는 원인 인자를 찾아 차단·제거함으로써 암세포 증식을 막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해외에 시판 중이지만 우리나라에 사용 허가가 나지 않은 진행성 전립선암 신약이 국내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는 임상 연구를 하고 있다. 전립선학회에서 발간하는 전립선암 관련 서적을 발행한 바 있으며, 현재 서울대병원 비뇨기전립선암센터장 및 로봇수술센터장·대한비뇨기과학회 기획이사·대한비뇨기종양학회 학술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이지열 교수는 전립선암 개인별 맞춤 치료를 위해 2006년 전립선은행(바이오뱅크)을 설립, 전립선암 환자의 조직·유전자·혈액 등을 모아 국내 전립선암의 특징과 유전자 연구 등을 하고 있다. 2011년 아시아태평양전립선학회를 창립해 5년째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국가 과제로 몸에 착용하는 스마트 기기 등을 이용한 전립선암 환자의 치료·재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지열 교수. 변석수 교수. 권동득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변석수 교수는 우리나라 환자 특유의 유전적 정보를 가려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술로 떼낸 전립선 속 유전체를 분석해, 암의 악성도와 최종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돌연변이 유전자를 최근 발견했다. 환자 상당수가 전립선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잘못 알려진 비타민E·셀레늄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밝히며, 보충제 섭취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알렸다.
전남대병원 권동득 교수는 복강경을 이용한 전립선암 수술을 연간 400례 이상 시행하고 있다. 수술 시 '전립선 주위 신경다발 보존술 기법'을 이용해, 수술 후 요실금·발기부전 등의 합병증 발생률을 낮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혈액 속 테스토스테론 수치와 암의 크기가 전이·재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으며, 총 250여 편에 달하는 논문을 국내외에 발표했다.
동물성 지방 많아져 혈관 노화… 복합 탄수화물 부족, 장기에 무리 심혈관계 질환 위험… 사망률 상승, 섭취량보다 식품 종류에 신경써야
살을 빼기 위해 '당질 제한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많다. 당질 제한 다이어트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식사법을 말한다. '탄수화물은 건강의 적(敵)'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무조건 적게 먹어야 하고, 단백질은 근육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당질 제한 식사를 장기간 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무조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다 보면 혈관 건강에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양질(良質)의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적정량 섭취해야 한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혈관 건강 위협, 사망률 높여
저탄수화물·고단백질 식사를 했더니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2012년에 발표된 적이 있다. 스웨덴에서 30~49세 여성 4만3396명을 대상으로 약 16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하루에 탄수화물 섭취량을 20g 줄이고 단백질 섭취량은 5g 늘린 사람의 경우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에서는 2013년에 여러 편의 논문을 메타 분석했는데, 저탄수화물·고단백질 식사를 했더니 총 사망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동물 실험 결과이긴 하지만,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은 쥐들의 건강 상태를 식사법에 따라 비교했다. 저탄수화물·고단백질 식사를 한 쥐 그룹이 표준적인 식사를 한 그룹에 비해 죽상동맥경화증이 15.3% 더 발생했고, 혈관 기능도 떨어져 있었다.
이런 연구 결과들에 대해,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탄수화물을 적게 먹고, 단백질 섭취를 약간 늘리면 단기적으로는 체중이 빠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장기적으로 시행하면, 통곡류·과일 등에 든 복합 탄수화물이 부족해지고, 육류 속 동물성 지방이 몸에 과다하게 들어와 건강에 안 좋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복합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각 장기가 정상적으로 움직이는데 무리가 가고, 혈관 건강을 유지하는 항산화물질도 덩달아 부족해진다"며 "동물성 지방은 혈관 탄력성을 떨어뜨리고, 간·신장 같은 혈관이 많은 장기에 과부하가 걸리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커지고, 이로 인해 사망률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채소 반찬 세 가지에 단백질 식품 추가
적게 먹어도 문제, 많이 먹어도 문제인 탄수화물·단백질의 적정 섭취량은 어느 정도일까? 탄수화물의 경우 총 섭취 에너지의 75%까지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 노인은 소화 등의 문제로 고기·생선·달걀 등 단백질 식품을 너무 적게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탄수화물은 총 섭취 에너지의 55~65%, 단백질은 15% 정도로 맞춰야 한다. 잡곡밥(남성은 한 공기, 여성은 3분의 2공기)에 채소 반찬 3가지, 김치, 단백질 식품으로 만든 반찬(생선구이·두부조림·콩자반·불고기·계란프라이 등) 한 가지를 곁들여 먹으면 비율을 어느 정도 맞출 수 있다. 박민선 교수는 "매 끼니마다 모든 반찬을 챙겨 먹기가 힘들다면, 세 끼 중 한 끼는 잡곡밥 채소 비빔밥을 먹고, 나머지 두 끼에는 단백질 식품 반찬을 먹는 식으로 적절히 나눠서 먹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탄수화물·단백질 質이 더 중요"
탄수화물·단백질 섭취량을 정확히 맞추는 게 어렵다면,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공급해주는 식품 종류에 신경쓰면 된다. 한양대병원 맞춤형비만치료센터 하태경 교수는 "밀가루·흰쌀 같이 정제된 탄수화물은 가급적 먹지 말고, 복합 탄수화물이 많이 든 통곡류·채소·과일 위주로 먹으라"며 "단백질도 동물성 대신 식물성 단백질 위주로 먹으면, 섭취량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심혈관계 질환을 비롯한 여러 질병 위험이 커지지 않으면서 체중 감량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가 아프면 흔히 소화불량, 장염 같은 가벼운 질환을 떠올린다. 하지만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대장암, 급성 심근경색 등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한노인병학회에서 발간한 교과서 '노인병학'에 의하면, 노인 급성 복통의 원인 중 4~13%가 암이다. 고대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김승영 교수 연구에 따르면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은 65세 이상 노인 환자의 절반 정도는 당장 입원이 필요하며 이 중 3분의 1 정도는 수술이 필요했다.
노인 복통은 암이나 급성 심근경색 등 심각한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노인에게서 급성 복통이 나타나면 내시경, 초음파 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혈관조영술 같은 정밀 검사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암·장 폐색·담낭염 흔해
일반적으로 복통의 원인에는 위식도역류질환, 급성 충수염(맹장염),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이 많다. 하지만 노인에게는 상대적으로 암·장폐색·혈관 질환 같은 심각한 질환이나, 담낭염·게실염처럼 합병증 위험이 높은 병이 흔하다. 혈관성 질환은 당뇨병·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탓에 혈관이 막히면서 잘 생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노인은 급성 심근경색이나 뱃속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이 늘어지다 파열되는 복부대동맥류, 대장에 혈액순환이 안 되는 허혈성 대장염이 있을 때도 복통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병학 교과서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게실 질환(게실염 등)과 혈관 질환은 복통 원인에서 0.1% 이하다. 하지만 노인의 경우 게실 질환이 3~7%, 혈관 질환이 2~3%를 차지하며 70세 이상에서는 혈관 질환이 10% 이상으로 높아진다.
급성 복통이 생긴 노인은 사망률도 높다. 영국 리즈대 연구에 따르면 급성 복통이 생긴 후 사망하는 환자의 비율은 50대까지 최대 0.9%인데, 60대는 2.2%, 70대는 4.9%, 80대는 7%로 증가했다.
◇복통 약해도 심각한 상태일 수 있어
노인이 복통을 느끼면 병이 이미 심각한 상태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는 "노인은 병이 생겨도 통증을 잘 못 느낀다"며 "보통 병을 키우다 합병증이 나타나거나 병이 심해졌을 때 통증을 크게 느끼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승영 교수는 "담낭 등에 염증이 생기면 복통·구토·발열이 생기는 게 일반적이지만, 노인 환자의 4분의 1은 통증이 거의 없고, 3분의 1은 발열 등 염증 반응도 없다"고 말했다. 노인이 통증을 잘 못 느끼는 이유는 노화로 인한 감각 둔화, 관절염처럼 평소 앓던 병으로 먹던 진통제의 영향 등 다양하다. 이은주 교수는 "노화·만성질환 탓에 유해균에 감염이 돼도 백혈구 등의 면역 반응이 늦게 나타나서, 염증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발열·부종·발진 등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내시경·초음파, CT 등 적극 고려해야
노인 복통은 빠르고 정확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진단이 매우 어렵다. 통증도 희미한 데다 질병마다 나타날 수 있는 복통의 위치가 따로 있는데, 노인은 이와 상관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은주 교수는 "응급실을 찾은 노인 급성 복통 환자의 오진율이 절반 이상이라는 노인병학회지의 보고가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노인에게서 급성 복통이 나타나면 내시경, 초음파 검사, CT(컴퓨터단층촬영), 혈관조영술 같은 정밀검사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동호 교수는 "복통 외에 체중 감소, 인지기능 저하, 출혈 같은 다른 증상이 있을 때는 정밀검사가 필수"라고 말했다.
평소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이라면 마그네슘 결핍을 조심해야 한다. 마그네슘은 탄수화물이 대사되는데 관여해 에너지를 생성하고, 신경·근육·뼈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필수 영양소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신경이 예민해지면 면역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아드레날린이라는 호르몬이 평소보다 10~20배 정도 더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이 몸속 마그네슘을 소모시킨다"며 "또, 스트레스 탓에 혈압이 올라가면 이를 낮추기 위해서도 마그네슘이 쓰이기 때문에 쉽게 부족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그네슘이 부족하면 근육이 떨리거나 경직된다. 대표적인 증상이 눈밑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다. 눈밑에 있는 근육은 눈의 피부가 얇기 때문에, 근육이 떨리는 것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마그네슘이 부족한 상태가 오래 유지되면 면역 기능이 떨어져 감염병에 잘 걸린다. 신진대사가 저하돼 쉽게 피로를 느끼며, 근육량도 줄어든다. 심혈관질환, 당뇨병, 골다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잘 받으면서 눈밑이 떨리는 증상이 자주 나타나는 사람이라면 마그네슘을 보충해줄 필요가 있다. 술·커피를 많이 먹거나, 이뇨제·천신약·피임약을 복용하는 사람도 마그네슘이 쉽게 부족해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럴 때에는 매 끼니마다 콩, 참깨, 표고버섯, 시금치 같이 마그네슘이 풍부하게 든 식품으로 반찬을 해 먹으면 된다. 간식으로 먹기에 좋은 식품으로는 잣, 우유 등이 있다. 이화여대 식품영양학과 권오란 교수는 "마그네슘은 식사를 제대로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충할 수 있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영양제를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영양제는 마그네슘 함량이 100㎎ 미만이면서 칼슘이 함께 든 종합 영양제를 골라야 한다. 마그네슘만 많이 든 제품을 먹으면 칼슘이 부족해질 수 있다.
<figcaption>상처치료 연고는 성분에 따라 효능이 조금씩 다르므로, 성분에 따라 구분해 써야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figcaption>
봄이 되면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찰과상을 입기 쉽다. 찰과상으로 상처가 생기면 다양한 상처치료 연고를 구분 없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처치료 연고는 성분에 따라 효능이 조금씩 다르다. 대한약사회 이보현 약사(압구정스타약국)는 "상처치료 연고는 하나의 성분만으로 이뤄진 단일성분제와 2개 이상 성분이 들어있는 복합성분제로 나뉜다"며 "성분에 따라 구분해서 써야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단일성분제 연고는 후시딘(동화약품)이다. 후시딘은 항생제 성분인 후시딘산을 주성분으로 한다. 후시딘산은 균을 죽이는 항균(抗菌) 작용을 하므로 균 감염 위험이 있는 화상, 오염된 상처,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사용하면 좋다. 박트로반(한올바이오파마)은 무피로신을 주성분으로 한다. 박트로반 역시 항균 작용을 해 고름, 피부습진 같은 세균성 피부감염증에 주로 사용된다. 특히 다른 연고에 비해 독성이 적어 영유아에게도 많이 사용한다. 티로서겔(종근당)은 티로트리신을 단일성분으로 한다. 일반 항균 작용뿐 아니라 항바이러스, 항진균 작용도 해 입술포진 등에도 효과적이다.
복합성분제 연고인 마데카솔케어(동국제약)는 항생제 성분인 네오마이신과 피부조직 재생에 효과적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추출물이 들었다. 항균 범위는 작지만 조직의 빠른 재생을 촉진해 추가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 상처 치유 과정에서 콜라겐 합성을 도와 흉터를 예방하기도 한다. 복합마데카솔(동국제약)도 상처치료 효과가 있다. 그러나 스테로이드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장기간 과량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
바스포(녹십자)에는 네오마이신, 바시트라신, 폴리믹신B황산염 등 항생제 성분이 복합적으로 들어있다. 특히 잘 낫지 않는 녹농균, 내성이 생긴 포도상구균 등 난치성 감염에 효과적이다.
상처치료 연고는 너무 많은 양을 바르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 너무 적게 바르면 원하는 약효를 기대할 수 없다. 상처를 살짝 덮을 정도로 얇게 하루에 1~3번 바르는 것이 좋다. 또 바르기 전 손을 깨끗이 씻거나 면봉으로 발라야 한다. 간혹 집에 연고를 두고 오래 쓰는 경우가 있는데, 연고는 개봉했으면 유효기간 이내라고 하더라도 안전성을 위해 6개월 이내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이보현 약사는 "연고를 장기간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거나 가려움증, 발진 등 과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5일 이상 사용해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부작용이 나타나면 의사나 약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약 제형별 특징과 효과 '국소 작용' 흡입제, 부작용 줄여… 필름제, 물 없이 간편하게 복용
약은 치료 효과를 최대한 높이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정제, 액제, 패치제 등 다양한 형태로 만든다. 가장 기본적인 제형인 정제도 약이 퍼지는 속도와 작용 부위에 따라 설하정, 장용정 등 다양하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약의 제형(劑形)이 다양해지고 있다. 정제(錠劑)나 액제(液劑) 뿐 아니라, 최근에는 몸에 붙이면 약효가 나타나는 패치제, 필름 형태로 입에 넣어 녹여서 복용하는 필름제, 차(茶)처럼 물에 타서 먹는 산제(散劑) 등 다양한 제형이 등장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약무정보팀 최경숙 팀장은 "각각의 제형은 약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므로 자신에게 필요한 제형을 적절히 고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작용 부위 따라 제형 달라
약은 치료 효과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각기 다른 제형으로 만든다. 혈액을 통해 전신에 약효를 퍼트려야 하는 약은 정제로, 국소 부위에 작용하도록 하는 약은 분무제로 만드는 식이다. 같은 정제라고 해도 작용 부위에 따라 제형이 달라진다. 고려대 임상약리학과 박지영 교수는 "예를 들면 소화제 훼스탈에는 소화효소가 들어있는데, 소화효소는 위산에 의해 쉽게 파괴된다"며 "이 때문에 약을 위산에 녹지 않는 캡슐에 넣어서 소화효소가 장에서 녹을 수 있게 만든다"고 말했다.
약의 제형을 다양하게 하는 것은 환자의 복약 순응도(지시사항에 따라 약을 제대로 복용하는 정도)를 높이기 위한 목적도 있다. 정제의 경우 약을 원형(原形)의 상태로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소아나 노인의 경우 큰 알약을 삼키기 어려워 알약을 쪼개거나 가루로 빻아 복용하는 경우가 있다. 동탄성심병원 약제팀 황보영 팀장은 "약이 쪼개지면 정제에 들어있는 성분이 훼손돼 약효가 줄어들기 때문에, 쉽게 복용할 수 있는 액제 등의 제형으로 만들어 환자들이 약을 올바로 복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약 제형별 특징
대한민국 약전(藥典)에 따르면 약 제형만 40여 종에 이른다. 대표 제형의 특징과 주의할 점을 알아본다.
▷정제=가장 기본적인 제형으로 약이 퍼지는 속도와 작용 부위에 따라 설하정(舌下錠), 장용정(腸溶錠), 서방정(徐放錠) 등으로 나뉜다. 설하정은 물 없이 혀 밑에 약을 놓으면 약효 성분이 바로 혈액으로 침투해 약 중 효과가 가장 빠르다. 이 때문에 빠른 약효가 필요한 협심증 환자 등에 도움이 된다. 장용정은 약 성분이 위(胃)가 아닌 장(腸)에서 녹아 나오도록 만든 제형으로 소화제나 유산균제 등에 쓰인다. 서방정은 말 그대로 '서서히 방출돼 나오는 약'으로 약 표면이 잘 녹지 않는 특수한 재질의 껍질로 만들어져있다. 서방정은 약 한 알로도 장시간 약효를 볼 수 있어, 혈압·혈당 조절을 위해 매일 약을 복용해야하는 만성질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약이 파손되면 내용물이 한꺼번에 많이 방출돼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액제=알약이나 가루약의 복용이 어려운 어린이 약에 많이 사용된다. 아이들의 복용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 첨가제를 넣기도 한다. 액제 중 완전히 투명한 약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현탁액'이다. 현탁액은 액제 속 성분이 완전히 녹아있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오랜시간 세워놓으면 약 성분이 바닥에 가라앉게 된다. 약을 먹기 전, 충분히 흔들어서 먹어야 한다.
▷흡입제·분무제=주로 호흡기 질환 치료제에 사용되는 제형으로 입자가 작은 액체로 된 약제가 기도나 폐를 통해 바로 흡수되도록 한다. 스테로이드제와 같이 전신에 작용했을 때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약물의 경우 흡입제나 분무제를 사용하면 약제가 특정 부위에만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낮다. 다만 약의 용량을 조절하기 어려우므로 사용법을 충분히 교육받는 것이 중요하다.
▷필름제=필름제의 경우 따로 물을 마실 필요가 없고, 흡수가 빠르기 때문에 편의성이 높다. 다만 약이 녹는 과정에서 기도에 약이 들러붙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입력 2015-04-25 07:00:08 | 수정 2015-04-25 07:00:08 | 지면정보 2015-04-25 A22면
조미현 기자의 똑똑한 헬스컨슈머
아스피린 복용한 당뇨 환자들 뇌경색 위험 높아져 주의를
최근 인 차오 미국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영양학 박사는 ‘아스피린을 오래 복용하면 식도암, 대장암 등 소화기관암 위험을 20%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습니다. 1897년 팰릭스 호프만이 개발한 아스피린은 해열, 진통, 항염 치료에 사용되는 약입니다. 독일 제약사 바이엘이 판매하고 있습니다.
차오 박사는 32년 동안 13만명을 대상으로 아스피린과 소회기관암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아스피린(325㎎)을 매주 2회 이상 복용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위험이 25%, 식도암 위험은 14%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스피린은 암뿐 아니라 뇌졸중, 심장질환과 같은 각종 질병을 치료·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졌습니다. 아스피린은 혈소판에 있는 효소 사이클로옥시게나제-1의 활동을 차단해 염증 유발을 치료·억제합니다. 과거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심장병으로 투병할 때 미국 내과의사 마이클 드베이키 박사에게 진료를 받고 많이 좋아졌는데요. 드베이키 박사에게 기자들이 “어떻게 치료했느냐”고 묻자 그가 “나는 아스피린 한 알을 처방했다”고 말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매일 아스피린을 100㎎ 정도씩 복용하는 ‘아스피린 저용량 요법’이 널리 알려지게 됐죠. 의사 처방 없이 누구나 쉽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라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습니다. 아스피린을 장기간 복용하면 암 등의 원인이 되는 만성적인 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랐습니다. 증상이 없더라도 아스피린을 비타민처럼 먹는 사람이 늘었죠.
하지만 아스피린이 누구에게나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박병주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이 최근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당뇨 환자들이 아스피린을 복용한 결과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허혈성 뇌졸중 발생 위험이 70%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는 2006~2007년 당뇨병 진단을 받은 40~99세 환자 26만1065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저용량(75~162㎎) 아스피린 복용군(1만5849명)과 나머지 비복용군으로 나눠 2009년까지 최대 4년을 추적 관찰했더니 아스피린을 복용한 당뇨 환자들의 뇌경색 위험이 높았다는 것입니다.
미국 국립보건원 국립암센터의 공식입장은 ‘아스피린이 암 발병률을 줄이는지 쉽게 답하기 힘들다’입니다. 아스피린이 암 위험을 줄인다는 여러 연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또 모든 연구에서 그렇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인데요. 아스피린은 궤양, 천식 악화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상반되는 연구가 나오는 상황에서 확답을 줄 수가 없겠죠. 미국 국립암센터는 “모든 약이 그렇듯 아스피린도 잠재적인 위험이 있다”며 “아스피린을 정기적으로 복용하려는 사람들은 먼저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건강플러스] 잦은 나들이, 탈모를 부른다
2014-05-19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들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잦은 나들이는 강한 자외선과 중금속에 오염된 황사, 미세먼지 등으로 두피 트러블과 탈모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09~2013년)의 건강보험 및 의료급여 심사 결정 자료를 이용해 ‘탈모증’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탈모 환자가 2009년 약 18만명에서 2013년 21만명으로 5년간 약 3만명(15.3%)이 증가했으며 연평균 증가율은 3.6%로 나타났다.
특히 전문가들은 봄철 탈모 환자가 급증하고 있어, 평소 두피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봄철 황사·미세먼지로 발병 늘어
탈모는 정식적으로 모발이 존재해야 할 부위에 모발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일정량의 머리카락(매일 약 50~70개)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현상이나 머리를 감을 때 100개 이상이 빠진다면 병적인 원인에 의한 탈모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탈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남성호르몬(안드로젠)의 영향, 면역 체계의 이상과 영양 결핍, 특정 약물 사용, 출산, 발열, 수술 등의 심한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있다. 이외에 환경적인 영향으로도 탈모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한 봄철에는 탈모가 발생하기 쉽다. 황사나 미세먼지에는 수은·납 등 중금속이 포함돼 있는데, 일반 먼지보다 훨씬 입자가 작기 때문에 두피의 모공으로 침투하기가 쉽다. 이 물질들이 모공과 모낭을 파고들어 두피를 자극하고 세포의 활동력을 떨어뜨려 염증을 일으키고 비듬, 각질 등을 유발한다. 두피가 약해지면 모발도 쉽게 상하게 되고, 점점 악화되면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쉽게 끊어지고 작은 자극에도 머리카락이 쉽게 빠지는 탈모가 발생한다.
치료 방법은 탈모가 초기인 경우에는 미녹시딜 3~5% 용액을 도포하거나 주사 치료(4~6주 간격)를 하며, 냉동·레이저 치료 등을 시행한다. 전두 탈모나 전신 탈모의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사이클로스포린 등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특히 빈혈이나 갑상선 환자는 관련 치료법을 의사와 상의한 뒤 병행해야 하며, 스트레스나 과도한 다이어트 등은 피해야 한다.
쉬운 두피 관리법으로 탈모 예방 가능해
탈모는 평소 바람직한 모발 관리를 통해 탈모증의 위험인자를 최소화시키면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 머리 감기 = 모발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자주 감는 것도 두피와 머리카락에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정량의 샴푸로 거품을 충분히 내어 감은 후 잔여물이 없도록 꼼꼼하게 헹구는 것이 좋다. 머리를 감은 후에는 가급적 자연 바람을 통해 두피를 잘 말려 주는 것이 중요하다.
△ 녹차로 헹구기 = 녹차에는 모공을 조여주는 타닌산과 세정력이 강한 플라보노이드 성분이 있어 비듬이 적게 발생하도록 작용하며, 카데킨 성분의 살균 작용으로 샴푸와 린스의 독성을 제거해 두피 건강을 지켜준다. 또 녹차는 피부 진정 효과와 재생 효과가 뛰어나고 비타민 D 성분으로 인해 모발이 윤기 있고 부드러워지고 두피의 비듬 발생을 억제시킨다. 다만, 샴푸를 충분히 헹군 뒤 사용해야 한다.
△ 자외선 차단하기 = 두피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수 없기 때문에 모자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자외선이 많은 오전 10시~오후 2시 사이에는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이 외에도 두피 전용 에센스 등을 발라 자외선이 직접 닿는 것을 막아 주는 것이 좋다. 강렬한 햇살은 두피뿐만 아니라 모발을 건조하게 만들고 탈색시켜 푸석푸석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 물과 과일, 야채 많이 먹기 = 하루에 8∼10잔 정도의 물을 마시면 체내 노폐물을 배출하고, 건조해지기 쉬운 피부에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과일과 야채에는 필수 영양소가 많이 함유돼 있어 황사로 인한 두피 트러블이나 알레르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 항산화 작용을 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비타민 A·C·E 등이 들어 있어 유해 환경에 의한 두피·피부 손상 및 면역력 저하를 예방한다.
탈모 초기 자가진단법
아래 문항에서 5개 이상에 해당되면 탈모가 생기기 쉬우므로, 적극적인 탈모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입력 2015-04-25 07:05:00 | 수정 2015-04-25 12:49:38 | 지면정보 2015-04-25 A22면
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춘곤증과 유사한 질병들
호흡 제대로 못해 뇌가 깨어 있는 수면무호흡 증상 가장 많아 살 빼도 완치 안돼…병원 치료 필수 식욕 강해지고 잠 못자면 우울증 느닷없이 잠 오면 기면증 의심을
광고회사 차장인 이모씨(41·서울 강남구)는 이달 들어 대낮에 시도 때도 없이 피곤하고 졸음이 쏟아졌지만 단순한 춘곤증으로 여겼다. 그러던 중 차를 몰고 가다가 순간적으로 조는 바람에 도로변 가드레일에 부딪쳤다. 천만다행으로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주변에서 “생활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졸음이 오는 것은 병”이라며 검사를 권했다. 병원을 찾은 이씨는 “춘곤증이 아니라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낮에 많이 조는 것”이라고 진단받았다. 졸음을 유발하는 병은 발병 원인을 잘 몰라 춘곤증으로 무시하기 일쑤다. 치료법을 오해해 소홀히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극심한 졸음이 반복적으로 온다면 건강 상태를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수면무호흡증, 낮 졸음 유발
낮에 참을 수 없는 졸음이 3~4일 이상 계속돼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만성 수면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 수면장애를 초래하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면무호흡증이다. 잠을 자는 동안 20~30초가량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이 5번 이상 반복되는 것을 말한다. 수면 중 숨을 잘 못 쉬면 십중팔구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수면무호흡증 때문에 잠을 자는 동안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뇌는 깊은 수면에서 저절로 깨어나 ‘수면 중 각성’ 상태가 된다. 신체는 잠을 자지만 뇌는 깨어 있는 것”이라며 “본인은 푹 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낮에 졸음이 쏟아지는 게 수면무호흡증 때문이란 것을 알아채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지현 고려대구로병원 신경과 교수는 “잘 때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횟수가 시간당 7회 이상이면 심각한 수면무호흡증후군”이라며 “호흡이 순간적으로 정지되기 때문에 저산소증을 초래하거나 심하면 뇌경색 심근경색 고혈압 등을 일으켜 자칫 돌연사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수면장애를 진단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진행하는 모습. 서울수면센터 제공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하는데, 환자에게 수면을 취하게 하면서 뇌파·안구운동·혈압·코골이·호흡 정도 등을 측정한다. 자는 동안 팔다리의 움직임을 비디오로 촬영해 종합적으로 수면의 질과 장애원인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치료는 대개 개인에게 맞는 수면환경 개선이나 약물치료를 통해 진행한다. 또 잠잘 때 공기를 불어넣어주는 양압기, 양악수술, 구강내 장치 등으로 치료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수면무호흡증의 원인으로 비만을 지적하는 사례가 많다. 뚱뚱하면 잠잘 때 기도가 눌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 원장은 “흔히 살을 빼면 수면무호흡증이 사라지는 줄 알고 치료를 받지 않지만, 일단 수면무호흡증에 걸리면 살을 빼도 병은 완치되지 않는다”며 “반드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과도한 식욕, 비정형적 우울증이 원인
봄철에 신체적인 이유 없이 잠이 많아지고 식욕이 없어지면 대개 춘곤증이다. 하지만 갑자기 식욕이 강해지면 ‘비정형적 우울증’의 가능성이 있다.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우울증 환자는 식욕을 잃고 불면증을 겪지만, 우울증의 35%를 차지하는 비정형적 우울증 환자는 식욕이 늘고 낮에도 잠이 많이 온다”고 말했다. 주로 예민하고 감정기복이 심한 사람이 우울증에 걸리면 비정형적 우울증 양상을 보인다. 일반적인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항우울제를 4~9개월 정도 복용하면 대부분 우울증이 치료되고 주간 졸림증도 사라진다. 김 교수는 “치료 도중 낮에 졸린 증상을 일시적으로 없애려면 각성제를 추가로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과로로 착각하는 기면증
봄날 춘곤증으로 오인하기 쉬운 증상 중 하나가 기면증이다. 기면증은 말을 하거나 길을 걸을 때 혹은 운전을 하는 등의 특정 행동 도중 느닷없이 잠이 오는 증상이다. 대개 유전적 요인으로 발생한다. 한 원장은 “10대 후반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40~50대가 되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70% 정도이고, 30~40대에 증상이 나타나 평생 없어지지 않는 경우가 30% 정도”라며 “30~40대에 증상이 처음 나타나면 스트레스나 과로로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기면증은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없어지지만, 약을 끊으면 다시 잠이 온다. 매일 일정한 오후 시간에 10~15분 정도 낮잠을 자면 증상이 다소 완화된다. 하지만 점심식사 뒤 바로 자는 것은 좋지 않아, 간단한 산책 후 짧게 낮잠을 자는 것이 좋다.
취침시간을 규칙적으로
수면장애는 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숙면하기 위한 잠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고기동 가천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되도록 침실은 잠만 자는 곳으로 인식하고 조명 등을 잠 자기에 최적화하는 것이 좋다”며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운동으로 신체 균형을 잡는 것이 좋은데, 당분간 기상시간과 취침시간을 정해 규칙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운동은 과격한 것보다는 가볍게 땀을 흘릴 수 있는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등이 도움이 된다.
도움말=고기동 가천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건강플러스] 유행하는 질병, 제대로 알고 예방하세요
2014-05-12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나들이를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늘면서 각종 유해 물질과 질병 바이러스에 노출되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최근 일본뇌염·수족구병·A형 간염 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감염 주의보를 발표하고, 개인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 줄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질병 원인과 예방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일본뇌염
일본뇌염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포유류의 피를 모기가 빨아 먹고 다시 사람을 무는 과정에서 바이러스가 인체 내에 침투해 감염을 일으킨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는 주로 돼지의 체내에서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연령층에서 발병하지만, 특히 고령자와 어린이에게 쉽게 발생한다.
증상은 물린 뒤 1~3주 정도 지난 뒤 나타난다.
일단 발병하면 고열·두통·현기증·구토 혹은 흥분 상태 등이 나타나게 된다.
병이 진행되면 의식 장애·경련·혼수 상태 등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일본뇌염에 감염되면 5~10% 정도는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병원 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지만, 언어 장애·판단 능력 저하·운동 능력 저하 등의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뇌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항상 주변을 청결히 해 모기가 서식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가축 사육장 등의 위험 지역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족구병
영유아와 어린이에게 흔하게 발병하는 수족구병은 주로 ‘콕사키 바이러스 A16’에 의해 발병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영유아와 어린이 이외에 성인의 발병률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발병하면 발열·발진·구강 내 물집 등을 동반하고, 열이 나기 시작하면 1~2일 이후부터 통증성 물집이 구강 내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수족구병은 중증도가 약해, 대부분의 환자들은 병원 치료 없이도 7~10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자연적으로 회복된다.
합병증은 드물게 나타나며, 발열·두통·경추 경직·요통과 함께 수일간 입원을 요하는 무균성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심하면 뇌간 뇌척수염, 신경인성 폐부종, 폐출혈, 쇼크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중증도는 약하지만 발병 후 7일간은 전염성이 강하기 때문에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수족구병은 코와 목의 분비물·침·물집의 진물·감염된 사람의 대변에 직접 접촉 등으로 전염되므로, 위생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발병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수족구병이 발병한 경우에는 수족구병 환자를 격리해야 하고, 장난감·놀이기구·집기 등을 청결(소독)히 해야 한다.
A형 간염
A형 간염은 간염 바이러스의 한 종류인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간염으로, 주로 급성 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위생 상태가 불결할 때 감염되기 쉬운데 조개 등의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먹었을 때, 비료 등에 의해 간염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가능성이 있는 과일을 깨끗한 물에 제대로 씻지 않고 먹는 것도 전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A형 간염은 전염성이 강하다. 보통 15~50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친 후 증상이 나타난다.
초기에는 감기와 증세가 비슷하지만 콧물과 기침이 없고 소변의 색이 짙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최근 A형 간염은 항체를 가지고 있지 않은 10~30대에게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조사에 따르면 20대의 항체 보유율은 10% 미만으로 나타났고,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20~30대 연령에서는 25% 미만으로 나타나 A형 간염의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A형 간염은 발병된 이후에는 전용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먼저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또 씻지 않은 과일의 섭취는 삼가고,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이용한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어 개인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돼지고기는 반드시 새우젓과 같이 먹어야 한다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면, 대부분 ‘소화가 잘되기 때문에’ ‘맛이 있기 때문에’ 혹은 ‘남들이 그렇게 하니까’라고 대답한다.
그렇다면 돼지고기와 새우젓을 함께 먹으면 소화가 잘되고 돼지가 새우젓을 먹으면 죽는다는, 항간의 믿음은 어느 정도 타당성이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속설(俗說)을 뒷받침해 줄 만한 과학적인 근거는 과연 있는 것일까.
돼지고기는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식품일뿐만 아니라 맛 또한 훌륭한 식품이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돼지고기를 재료로 한 요리가 일찍부터 발달했고, 서양에서는 돼지고기로 햄·베이컨·소시지 등 저장용 가공식품을 만들어 자주 먹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도 예로부터 잔칫상에는 돼지고기가 빠지지 않고 오르고 있으며, 돼지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날로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돼지고기는 지방질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다른 육류보다 비타민 B₁이 훨씬 많이 들어 있다.
특히 돼지 간에는 비타민 A가 풍부히 들어 있으며, 돼지기름에는 필수 지방산이 상당량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간 요법에서는 예로부터 돼지고기뿐만 아니라 돼지의 내장 등을 약용으로 많이 써오고 있다.
‘기관지 천식에 돼지고기를 짓찧어 돼지기름으로 익혀 먹는다’ ‘조루증에 돼지 콩팥을 삶아 자주 먹으면 좋다’ ‘돼지기름은 모든 간독을 풀어주고 위장을 이롭게 한다’ ‘돼지 창자는 허갈(虛喝)과 소변이 잦은 것을 다스린다’는 것 등이다.
그러나 돼지고기에는 역겨운 듯한 특유의 냄새가 있으므로 요리할 때는 냄새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또한 조충의 알이나 선모충(線毛蟲) 등 기생충이 많으므로 절대 날것으로 먹지 말고 반드시 익혀 먹어야 한다.
만일 덜 익은 돼지고기를 먹게 되면 복부 동통(疼痛)·설사·불면증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수가 있다.
그리고 체질에 따라서는 돼지고기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되거나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한방에서는 돼지고기를 신장의 기능을 보(補)해 주는 식품으로서 신장의 기능이 약한 소양인에게는 적합한 식품이 되지만, 체질적으로 비만한 편이고 대장의 기능이 약한 태음인이나 비위(脾胃) 기능이 약해 소화력이 좋지 않은 소음인에게는 그다지 적합한 식품이 못 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돼지고기 색깔이 너무 붉은 것은 영양이 부족했던 돼지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돼지고기는 가급적 색깔이 맑은 것을 택해야 좋고, 지방층은 될수록 색깔이 흰 것이 좋다.
새우는 양질의 단백질과 칼슘을 비롯해서 비타민·무기질 등이 풍부한 강장식품이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 있으며, 고유의 풍미가 있다. 그러나 인이 많이 들어 있는 산성식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서·남해에서 많이 잡히는 이 새우를 이용해 젓을 담가 김장용이나 반찬, 흑은 양념 등으로 쓰고 있다.
민간 요법에서는 예부터 새우를 소화가 잘되는 식품일뿐만 아니라 해독 작용도 하는 걸로 보아 종기나 창(滄), 옴 등에 새우를 약으로 써왔다. 또한 소금같이 짠 음식이 소화를 돕고 체한 데 효과가 있다고 믿어왔다.
따라서 새우와 소금으로 만든 새우젓이 해독 작용과 함께 소화 촉진 작용을 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부패하기 쉽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식품인 돼지고기를 먹을 때 새우젓을 함께 먹으면 소화도 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돼지고기로 인한 중독도 미리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이러한 논리가 비약해 돼지가 새우젓을 먹게 되면 새우젓의 해독 작용과 소화 촉진 작용이 돼지 몸속의 단백질과 지방질 등을 분해시킨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지방질이 많아 느끼한 맛이 드는 돼지고기를 먹을 때 산뜻한 맛의 새우젓을 가미하면 한결 비위가 덜 상할지는 모른다.
또 사람에 따라서는 소화가 잘되는 듯한 느낌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이 같은 민간의 속설을 뒷받침해 줄 만한 과학적인 근거가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일 새우젓이 돼지고기의 소화를 크게 돕고 해독 작용까지 하는 게 사실이라면 새우젓에서 단백질을 분해시키는 프로테아제 같은 강력한 효소가 실험에서 검출돼야 한다.
또한 지방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새우젓에 많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이를 뒷받침해 줄 만한 연구 결과가 제시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민간의 속설을 실험해 보기 위해 돼지에게 새우젓을 먹여 보았지만 돼지는 결코 죽지 않았다는 실험 결과까지 나와 있다.
즉 생후 1년쯤 된 돼지에게 짠 새우젓을 처음에는 먹이에 적게 섞여 먹이다가 나중에는 상당량을 무려 두 달간이나 계속 먹였어도 그 돼지는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새우젓이 돼지의 상극식이 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돼지고기와 함께 새우젓을 먹는 것은 맛을 위해서는 좋을지 모르나, 소화나 해독을 위해서 먹는다는 건 그 근거가 희박하다고 봐야 한다.
목이 쉬었을 때 주위에서는 흔히 날달걀을 깨뜨려 먹어 볼 것을 권한다. 또 어떤 사람은 달걀에다 식초를 섞어 먹으면 목쉰 것이 금방 낫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의 말처럼 날달걀은 과연 목쉰 데 좋은 것일까.
목이 쉬는 것은 어린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어린이의 경우 목이 쉬는 것은 아직까지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후두유두종(喉頭乳頭腫)으로 감기처럼 앓다가 2~3일 후에 목이 쉬며 열이 나고 온몸이 쇠약해지는 것과 기침과 호흡 곤란을 동반하는 후두디프테리아와 급성성문하후두염(急性聲門下喉頭炎) 등이 있다.
그러나 5~6세 정도의 어린아이가 갑자기 목이 쉬면 파피로마라는 종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것은 유아·소아에게서 잘 볼 수 있는 것으로서 종기가 성대 또는 피열연골, 가성대 등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을 그냥 내버려 두면 점점 많이 생겨서 숨이 답답해지는 수도 있으나, 대부분은 성장하면서 자연히 없어진다.
증세로는 쉰 목소리, 이물감, 기침 등이며 심할 때는 호흡 곤란 증세도 나타난다. 또 전염된다는 주장도 있다.
사춘기에 이르러 목이 쉴 때는 변성(變聲)으로 인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변성기에 따르는 목쉬는 현상은 별로 걱정할 게 못 된다. 단지 목소리가 변하는 시기에 무리를 하면 성대가 위축되는 일이 있으므로 조심할 필요가 있다.
목이 가장 많이 쉬는 경우는 교사·성악가·연설가 등 목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인결절(歌人結節) 현상이다. 성악가 중에는 과도하게 노래를 불러서 결절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현상은 모두 음성의 과용과 무리한 발성법이 원인이 되는 것으로서 성악가보다는 교사에 더 많고, 특히 여자가 더 심하다.
이 밖에도 술을 많이 마시거나 담배를 과다하게 피우거나 또는 노래나 말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성대가 비후(肥厚)해져서 쉰 소리를 내게 된다. 또 감기를 앓고 난 후에 목이 쉬는 수도 있으며, 심하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40세 이후 아무런 원인도 없이 목이 쉴 때다.
과도하게 노래나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목이 쉬면 후두암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일단 전문의를 찾아가볼 필요가 있다. 이 병은 남자에게 많다. 여자에게 있어서는 월경 중에 과도하게 노래를 불러서 성대에 출혈을 일으키는 수가 있다.
요즘에는 약간 쉰 듯한 목소리를 ‘허스키 보이스’라고 해서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는 이상한 풍조가 만연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가수나 사회자 중에는 이 같은 ‘허스키 보이스’를 통해 대중의 인기를 끄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볼 때 쉰 목소리보다는 맑고 또렷한 목소리가 좋은 것이며, 갑자기 목이 쉬었을 때는 서둘러 치료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때 목이 쉰 것을 치료하기 위해 달걀을 먹으면 어떻게 될까.
달걀은 일반에 잘 알려진 대로 높은 영양가를 지닌 식품이다. 성분의 대부분은 단백질이며, 노른자위는 칼슘·철분·비타민 등이 풍부하다. 그러나 달걀 흰자위에는 단백질의 소화 작용을 억제하는 안티트립신이 들어 있고, 또 노른자위에는 콜레스테롤이 들어 있어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음식물에 중독됐을 때 달걀을 먹으면 달걀이 그 독을 흡수한다. 또 술에 취했을 때도 날달걀을 먹으면 알콜이 달걀에 흡수된다. 또한 달걀은 민간 요법으로 신장병·폐병·대하증·소변 불통·설사 등에 두루 쓰인다.
그러나 ‘목쉰 데 날달걀이 좋다’는 일반적인 속설 외에는 목이 쉬거나 부었을 때 등 목병에 달걀을 민간 요법으로 쓴다는 기록은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에서는 달걀의 매끄러운 윤택성이 쉰 목소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막연한 추측에 불과할 뿐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달걀이 만일 목쉰 데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은 단백질 등 영양분이 풍부한 달걀이 영양제로서의 간접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학계의 지배적인 견해이다. 즉 스태미너와 관계가 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달걀 흰자위에서는 점액당질 분해효소제를 추출해 약으로 쓰긴 하지만, 달걀 한 개의 흰자위에서 목쉰 데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인체 구조학상으로 볼 때 달걀이 목쉰 데 직접적인 작용을 하기는 힘들게 돼 있다.
목이 쉰다는 것은 후두 안쪽에 있는 두 쌍의 성대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현상인데, 목소리는 폐에서 나온 공기가 기관(氣管)을 통해 성대를 울리게 해 입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달걀을 먹으면 성대와는 아무런 접촉도 없이 식도를 통해 위(胃)로 들어가 소화가 된다. 다시 말해 목소리가 나오는 통로와 달걀이 들어가는 통로가 서로 다르다는 얘기다.
따라서 목이 쉬었을 때 달걀을 먹는다는 것은 직접적이고도 근본적인 치료법이 결코 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목이 쉬면 무턱대고 달걀을 먹기에 앞서 전문의를 찾아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쉰 목을 낫게 하는 지름길임을 알아야겠다.
동물성 식품은 건강에 주의하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몸에 좋은 동물성 건강 강장식품들도 많이 있다.
어떤 동물성 건강 강장식품이 좋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본다.
가물치
민물고기로 저수지, 강, 늪, 연못 등에 사는데 요즘 시장에는 양식어가 많이 나오고 있다. 흑갈색의 무늬가 있어서 흑어(黑魚)라고도 부른다. 고단백이고 그 질도 아주 우수하며 소화도 잘 된다. 다른 생선에 비해 칼슘이 월등히 많고 아무 때나 잡아서 약으로 사용할 수 있다. 비경(脾經)과 위경(胃經)에 작용하며 비(脾)를 보하고 오줌을 잘 나가게 하고 부종을 치료한다.
뱀장어
장어(長魚) 또는 장치(長稚)라고도 하는데 서해와 남해로 흐르는 강, 하천, 저수지, 호수 등에서 서식하며 전남북 일대가 명산지로 알려져 있다. 산란기에는 바다에 내려가 깊은 바닷물 속에 산란하고 그 후 민물에 올라와 생활한다. 맛은 달고 성질은 차며 오장(五臟)을 보하고 풍습(風濕)을 없앤다. 영양이 풍부하므로 영양실조, 폐결핵, 허약자 등에 좋고 그 이외에 풍습으로 관절이 아픈 데 장출혈, 치루, 헌 데 등에 쓰인다. 정력제로 이름이 높은데 날 것을 회로 먹기도 하지만 양인의 경우 보통은 구워 먹거나 탕으로 먹는 것이 좋다. 고단백, 고지방 식품으로서 갑자기 너무 많이 먹으면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수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뱀장어의 뼈는 보신제로도 사용되는데 장어 요리를 해먹고 남은 뼈를 모아다가 약한 불로 구워서 먹으면 된다.
잉어
잉어는 예로부터 잔치 음식으로 귀하게 쓰여왔다. 저수지, 강, 늪에서 사는데 몸에 비늘이 있고 힘이 세며 등은 흑색에 가깝고 배는 담황색이다. 입꼬리에 한 쌍의 수염이 있어서 다른 물고기와 쉽게 구별된다. 잡아서 그대로 쓸 수도 있고 살, 뼈, 껍질 등을 갈아서 쓰기도 한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한데 비경과 신경에 작용한다. 오줌을 잘 누게 하고 부은 것을 내리게 하며 젖이 잘 나게 한다. 잉어 고기는 임신 중의 부종 및 태기 불안을 다스리며, 잉어 기름은 소아의 경풍(驚風)·경간(驚癎)을 다스린다.
미꾸라지
미꾸라지는 논, 호수, 개울 등에 사는데 진흙뻘 속에 숨기를 잘하기 때문에 고기를 먹을 때는 소금물에 넣어 흙을 토해 내게 한 뒤에 요리한다. 요즘은 논에 농약을 많이 치기 때문에 자연산이 줄어들고 양식 미꾸라지가 많이 나온다. 맛은 달고 성질은 평하며 비경에 작용하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 신음(腎陰)을 보하는 보신제로서 음위증(발기불능)에는 미꾸라지로 국을 끓여 먹는다. 당뇨병에 쓸 때는 미꾸라지 10마리를 그늘에 말려 머리와 꼬리를 잘라 태운 뒤 연잎을 같은 양으로 가루 내어 한 번에 8g씩 하루 세 번 먹는다. 황달이 있으면서 소변이 잘 나가지 않을 때는 미꾸라지를 두부와 함께 삶아 먹는다. 미꾸라지를 쌀가루와 함께 삶아 국을 먹으면 속을 고르게 하고 치질을 낫게 하며 설사를 그치게 한다.
전복
전복은 조개류의 일종으로 암초나 돌에 붙어서 서식한다. 전복은 맛이 짜고 성질이 평하며 독이 없다. 또한 눈을 밝게 해주며 간(肝)과 폐(肺)의 풍열(風熱)과 청맹(靑盲)을 다스린다. 전복은 어류 중에서 단백질이 특히 풍부한 것으로 유명한데,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하므로 건강식으로 아주 좋다. 특히 중년기 이후의 건강식으로 권할 만하다. 전복은 산모의 젖을 잘 나오게 하는 데도 쓰이고 간 기능을 좋게 하거나 몸이 쑤시는 데, 열을 푸는 데도 쓰인다.
동물성 식품은 건강에 주의하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몸에 좋은 동물성 건강 강장식품들도 많이 있다.
어떤 동물성 건강 강장식품이 좋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본다.
자라
파충류에 속하는 자라는 보통 몸길이가 30㎝ 정도이고 등은 둥그스름하고 가운데는 딱딱한 골질로 돼 있다.
자라 고기는 성질이 평하고 독이 없으며 뱃속에 뭉친 핏덩이와 한열을 다스린다. 오랜 이질에는 곰국을 끓여 먹으면 좋다. 그러나 오래 먹으면 좋지 않고 특히 임산부는 먹지 않아야 한다.
자라 등껍질을 떼내어 말린 것은 한약재로서 별갑(鱉匣)이라고 부르는데 그 맛은 짜고 성질은 평하며 간경(肝經)에 작용한다.
음(陰)을 보하고 열을 내리며 어혈을 흩어지게 하고 간양(肝陽)을 내리며 굳은 것을 풀고 몰린 것을 헤친다.
뱀
뱀은 정력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뱀탕을 먹어본 사람들은 확실히 정력제로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고단백 영양식이고 심리적인 효과로도 보인다.
그러나 정력에 좋다는 근거가 명확하지는 않다. 흔히 뱀을 많이 먹고 난 뒤 병이 나으면 그 뒤엔 약이 잘 듣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것도 특별히 근거가 있는 얘기는 아니다.
대체로 뱀의 효능은 뱀장어와 비슷한 건강식 정도로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우리나라에 흔한 뱀은 흔히 그냥 독사라고 부르는 까치독사와 살모사, 그리고 구렁이 등이다.
까치독사는 피부병·부스럼·열독의 제거 등에 쓰이고, 살모사는 가려움증·구완와사(입이 삐뚤어지는 병)·염좌 등에 쓰이며, 능구렁이는 식용으로 쓰이거나 경풍·문둥병의 민간 요법으로 쓰인다.
참개구리
참개구리는 청와(靑蛙)라고도 하는데 몸길이가 8㎝ 정도이고 머리는 삼각꼴이다. 몸 빛깔은 보통 녹갈색 무늬나 암갈색 혹은 흑색의 무늬가 있고 배쪽은 백색이거나 담황색이다.
개구리는 세계 각지에 서식하고 그 종류도 대단히 많다. 서양에서는 식용 개구리가 식탁에 오르지만 우리나라에서 참개구리가 식탁에 오르는 일은 없고 약용으로 쓰이거나 아니면 기껏 닭의 사료로 쓰일 뿐이다. 그것도 요즘은 농약 등 환경 오염이 심해 개구리도 대단히 줄어들었기 때문에 약용으로 구하려고 해도 쉽지가 않다.
참개구리는 맛이 달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는 단백질과 지방이 풍부한 영양식이다. 허약 체질의 보양에 좋고 특히 만성 질병으로 기력이 쇠해 약을 써도 효험이 없을 때 기력을 돋우기 위해 먹으면 좋다.
우렁이
우렁이는 논에서 살고 손쉽게 잡을 수 있기 때문에 민간에서 여러 가지 약으로 쓴다. 생긴 것이 소라와 비슷하지만 좀 작고 색깔이 고운 녹갈색이며 어두운 줄무늬가 세로로 나 있다.
우렁이 살은 맛이 달고 성질은 차며 독이 없다. 또한 열을 내리며 갈증을 멈추고 독을 풀고 오줌을 잘 누게 한다.
우렁이의 껍질도 민간에서 약용으로 쓰는데 껍데기를 태운 후 분말로 해 물과 함께 마시면 구토를 멈추게 하고 갑자기 오는 심통(心痛)을 그치게 한다.
동물성 식품은 건강에 주의하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지만 몸에 좋은 동물성 건강 강장식품들도 많이 있다.
어떤 동물성 건강 강장식품이 좋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알아본다.
메추리
메추리는 꿩과에 속하는 새인데 생긴 것은 병아리와 비슷하나 암갈색을 띠고 꽁지가 짧다.
메추리의 고기와 알 모두 식용으로 쓰이는데 고기는 맛이 달고 성질이 평하며 독이 없다. 오장을 보하고 속을 편하게 해주며 추위와 더위에 강하게 해 준다. 또한 닭고기에 비해 단백질은 오히려 적으나 비타민 B1과 B2가 다섯 배 이상 함유돼 있다.
알은 동맥경화를 막고 혈압을 조절하며 자율신경 장애에 좋다. 요통, 폐결핵, 신경쇠약, 빈혈, 심장병, 허약자, 병 후 회복, 기관지, 천식에도 쓰인다.
오골계
오골계는 피부와 살과 뼈가 검정색이거나 다소 검으며 벼슬이 닭볏처럼 삐쭉 솟아 있지 않고 딸기 모양처럼 생겼으며 눈알 전체가 까만색이고 털은 흰색과 검은색 두 종류인데 발목 위까지 털로 덮여 있다. 혈액의 빛깔도 암흑색인데 이러한 오골계가 가치가 있고 약효가 있다.
허약 체질에 보할 목적으로 먹고 그 이외에 여러 가지 민간약으로 쓰인다. 만성 기침에는 오골계 수컷 한 마리를 삶은 후 술에 12시간 담갔다가 먹으면 효과가 있고, 뼈가 골절돼 몹시 아플 때는 오골계 수컷의 생피를 술에 타서 마시고, 태아가 죽었으나 밖으로 나오지 않을 때는 오골계 1마리를 털을 뽑고 물 3되에 삶아 2되가량으로 졸여 그 즙으로 배꼽을 찜질하면 저절로 나온다.
낙태로 하혈이 심할 때는 오골계 알 3개를 식초 1/2되, 술 2되에 풀고 끓여 1되로 졸여 네 번에 나눠 먹는다.
중풍으로 혀가 굳어진 데에는 오골계 수컷 1마리에 파(흰부분) 한 줌가량을 썰어 넣고 즙을 공복에 마신다.
오리
오리고기는 비린 냄새가 심하기 때문에 양념을 잘 써야 하고 요리 솜씨가 있어야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오리는 고기, 알, 쓸개, 똥집, 피, 침 등 여러 가지가 약용으로 쓰이는데 고기는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아 비만이 걱정스러운 중년기의 영양식으로 만점이다.
부은 것을 내리므로 수종증(水腫證)이나 신장병에 좋고, 이뇨 작용이 있어 복수증(腹水證)과 번열증(煩熱證)에도 사용된다. 민간 요법으로 치질이 있을 때 오리 혀를 태운 후 가루로 만든 것을 환부에 바르면 좋다. 오리알은 달걀처럼 영양식으로 쓰고 여름철 설사에는 구워 먹으면 효과가 있다.
그러나 임신 중이나 궐냉(厥冷;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할 때는 먹지 않는다.
염소
염소는 생물학적으로는 양(羊)과 사촌쯤 되는 동물로, 여러 가지 점에서 양과 비슷한데 양에 비해 성질이 강인하고 잡병이 없이 튼튼하며 성질은 급하고 괴팍하다.
염소탕은 가을과 겨울에 보신탕에 견줄만한 스태미나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흑염소의 약효가 뛰어난데 그 이유는 흑색이 오행(五行)에서 수(水)로서 신장에 해당하는 데서 유래된 것 같다.
허로증(虛勞證)을 치료하고 보기보혈(補氣補血)에 사용되나 열성(熱性)이므로 발열 증상이 있거나 염증이 있을 때는 사용하지 않는다.
방광염 탓에 말 못할 고민에 빠진 여성이 많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2012년 방광염으로 치료를 받은 전체 환자 중 94%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은 방광염 환자에게 특히 괴로운 계절이다. 낮은 온도에 면역력이 떨어지면 방광염의 발병 및 재발이 늘어난다. 또 겨울엔 방광이 수축돼 배뇨통(소변 볼 때 요도 또는 방광 부위의 열감이나 통증)이 악화되고, 땀을 통한 수분 배출이 줄어 화장실을 더욱 자주 찾게 된다.
방광염은 방광이 세균에 감염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방광에 걸리는 감기'라고도 표현한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쉽게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은 항문과 요도가 가깝고 남성에 비해 요도 길이가 짧아 세균 감염에 더욱 취약하다. 감염 외에도 성행위로 인한 요도의 손상, 소변을 너무 오래 참는 것, 꽉 끼는 바지 착용, 폐경 후 여성호르몬의 감소 등도 방광염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이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방광염을 의심할 수 있다. △소변이 자주 마려워 화장실을 찾지만 정작 소변 양은 적은 경우 △배뇨 시 통증이 있는 경우 △혈뇨 또는 소변 색이 진하고 냄새가 나는 경우 △배뇨 후에도 잔뇨감이 느껴지는 경우 △절박뇨 증상으로 화장실로 이동 중 소변을 지리는 경우 등이다.
여성의 경우 방광염 증상이 나타나도 부끄러운 마음에 치료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저절로 낫기를 기대하지만 방광염은 자연 치유되지 않는다. 초기에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해야 한다. 방광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방광의 기능이 손상되어 1년에 3번 이상 방광염을 앓는 만성으로 진행되기 십상이다. 특히 방광염 증상과 함께 소변에 피가 보이거나 허리 통증, 복통을 동반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적절한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임신했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간혹 방광염이 신장 감염으로 이어지는데 특히 임신부에게 자주 발생해 주의가 필요하다.
방광염은 40대 이후 급격히 발병이 증가한다. 노화로 인해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방광과 요도 조직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은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이 줄어들면서 방광 내층이 얇아져 감염과 손상을 입기 쉬운 상태가 된다. 물을 하루에 6~8컵(1500~2000mL) 정도 마시면 방광 내 세균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질 세정제, 비누, 거품 목욕 등은 질을 보호하는 세균까지 죽여 다른 병원성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든다. 너무 잦은 사용은 삼가는 게 좋다.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기고자:이동현 본문자수:1255 표/그림/사진 유무: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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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주목! 헬스북]나이보다 젊어지는 행복한 뇌
이진한 기자.의사
입력 2015-01-14 03:00:00 수정 2015-01-14 03:00:00
서유헌 지음·1만4000원·비타북스
치매 없이 젊게 사는 7가지 뇌 건강 습관은 어떤 것이 있을까? 국내 뇌과학 연구의 권위자인 서유헌 서울대 약리학 명예교수가 나이보다 젊어지는 행복한 뇌라는 책을 출간했다. 평소에도 책과 강연을 통해 뇌의 활력을 높이고 치매 예방법을 널리 알리고 있는 치매예방 전도사다. 서 교수는 40여 년간 뇌를 연구해 국내 뇌 연구의 초석을 마련했다. 서 교수는 현재 국가에서 설립한 한국뇌연구원 초대 원장을 맡고 있다.
저자는 7가지 뇌 습관으로 △감정의 뇌를 다스려야 뇌가 장수한다(조용한 음악, 시냇물소리, 파도소리 등 은은한 자극을 줘라) △죽을 때까지 익혀라 △상전보다 머슴이 되어라 △식욕에는 이유가 있다(아침밥은 뇌 활동을 극대화시킨다) △예술가가 장수한다(즐거운 감정을 느껴라) △본능에 따라 사랑하고 쉬어라 △줄이는 만큼 길어질 것이다(비만 알코올 스마트폰 사용 등을 줄여라) 등을 제시했다.
서 교수는 “국내 중년층은 회사나 가정 등에서 뇌를 많이 혹사하는데 이로 인해 뇌가 늙어 가고 있다. 뇌가 늙으면 신체도 같이 늙는다. 반대로 뇌를 젊게 만들면 신체도 젊어진다”면서 “뇌를 건강하게 만드는 생활습관을 소개한 이 책을 통해 뇌를 젊게 만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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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Beauty]과도한 업무·잘못된 자세…
사무실 직장인의 ‘직업병’ 부른다
동아일보
입력 2015-01-14 03:00:00 수정 2015-01-14 03:00:00
근골격계 질환
직장인의 애환을 그린 드라마 ‘미생’이 열풍이라고 할 만큼 화제가 되고 있다.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미생으로 대변되는 이 시대의 평범한 직장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관심은 계속되는 듯하다. 미생들이 원만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가정에서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서는 건강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은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그런데 진료실에서 만나는 미생들은 대부분 목, 어깨, 허리 등에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한다.
대부분의 근골격계 질환은 비수술 치료로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왼쪽 사진). 수술이 필요할 만큼 심각한 경우에는 회복 뒤에도 잘못된 생활습관과 자세를 수정하는 게 중요하다. 동아일보DB
사무직 직장인들의 근골격계 통증은 과도한 업무, 잘못된 자세, 신체 활동 부족으로 인해 생긴 일종의 직업병이다.
먼저 목이나 허리가 아픈 것은 자세가 잘못됐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척추는 구조의 특성상 허리를 세우고 어깨를 펴고 바른 자세로 앉으면 머리와 상체의 무게가 척추 전체에 골고루 분산된다.
그러나 고개가 앞으로 빠지거나 허리가 구부정하면 척추가 기울어져 특정 부위에 부담이 온다. 이로 인해 요추(허리뼈)에 무리가 가면 허리 디스크, 경추(목뼈)에 문제가 생겨 목 디스크나 일자목(거북목)과 같은 척추 질환이 생길 수 있다. 허리 디스크는 척추뼈 사이에서 튀어나온 디스크가 인근 신경을 압박해 허리 통증과 함께 엉덩이, 허벅지, 발 쪽으로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목 디스크는 뒷목이 아프고 어깨와 팔, 손가락에 통증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통증은 피로를 유발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려 업무에도 상당한 지장을 받는다.
뒷목과 등, 어깨가 뻣뻣하게 굳고 아프면 승모근이라는 근육이 경직됐기 때문일 수 있다. 뒷목부터 양쪽 어깨, 등을 넓게 덮고 있는 마름모 모양의 승모근은 머리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항상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피로가 쌓인다.
또 PC를 사용하면서 어깨와 손을 끊임없이 움직이며 장시간 같은 자세로 일하면 승모근이 과도하게 긴장되고 경직된다. 이로 인해 근육에 통증과 염증이 생긴다.
손가락이나 손바닥이 아플 때는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스마트폰, 키보드, 마우스 등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손목 인대가 두꺼워져 손가락으로 가는 힘줄과 신경이 통과하는 손목터널을 압박해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선 목 디스크가 악화돼 손이 저리고 아픈 경우가 있다.
사무직 직장인들의 통증은 정확한 원인을 찾은 뒤 진행 상태나 통증 정도에 따라 보존적 치료, 수술 또는 비수술적 치료를 하면 대부분 호전된다. 목 디스크나 허리 디스크로 진단되면 먼저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같은 보존적 치료를 하게 된다. 이런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계속될 경우 비수술 치료를 시행한다.
대표적인 최신 비수술 치료에는 고주파열로 튀어나온 디스크를 녹이는 고주파수핵감압술이 있다. 이 치료법은 디스크의 부피를 줄여준다. 다시 말해 신경 압박이 해소되면서 통증을 줄이는 방식으로 목 디스크 또는 허리 디스크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다.
이런 고주파수핵감압술을 비롯한 비수술 치료는 전신마취나 피부 절개가 없고 시술 시간이 짧은 데다 시술 후 효과가 즉시 나타나 바쁜 직장인들이 선호한다. 목 디스크와 허리 디스크는 수술까지 가지 않고 대부분 비수술 치료 단계에서 호전된다. 드물게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미세현미경 디스크 제거술, 인공디스크 치환술 등으로 치료한다.
근육통은 근육 이완제와 소염제 같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을 받으면 점차 호전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약물치료, 보조기 사용 등 보존적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손상이 심하거나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으면 신경을 누르는 인대를 제거하고 손목터널을 넓혀주는 수술을 하게 된다.
단, 아무리 치료 효과가 좋아도 환자가 관리에 소홀하거나 잘못된 생활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재발할 수 있다. 이 점을 항상 환자에게 강조하고 당부한다. 척추 질환은 자세를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예방은 물론이고 치료 효과까지 볼 수 있다.
의자는 등받이 쿠션을 둬 허리를 펴는 한편 PC 모니터는 고개를 바로 들었을 때 전방 15도 정도가 되도록 약간 높이고 의식적으로 턱을 당겨 고개를 바르게 해야 한다. 의자에 앉을 때 다리를 꼬는 습관은 척추를 틀어지게 할 수 있으므로 지양해야 한다. 적당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척추 부담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승모근 통증은 같은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해 근육이 경직된 것이 원인이므로 사무실에서 틈 날 때 마다 움직이면서 근육을 풀어줘야 한다. 대표적인 승모근 스트레칭 동작으로는 △양손가락을 턱에 댄 뒤 고개를 밀어 천천히 뒤로 젖히기 △깍지 낀 양손으로 뒤통수를 지그시 눌러 고개 당기기 △어깨 으쓱으쓱 하기 △등 뒤로 날개뼈 모으기 등이 있다.
손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펜, 키보드, 마우스를 사용할 때 손목에 필요 이상의 힘을 주지 않고 가볍게 다뤄야 한다.
마우스를 사용하는 손목의 아래에 작은 쿠션을 대 손목이 압박받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손목 돌리기와 주먹 쥐었다 펴기 등의 스트레칭도 손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신경외과 전문의 문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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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찬 여성, 근육늘려 대사 활발하게
민병선 기자
입력 2015-03-16 03:00:00 수정 2015-03-16 03:00:00
저체온-수족냉증 바로 알기 방영
주부 박복동 씨(41)는 결혼 전에도 손발이 차가운 편이었는데, 둘째 출산 뒤 더욱 심해진 수족냉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박 씨는 집에서도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핫팩을 손에서 놓지 못한다. 욕실에서 세수할 때는 발이 시려 족욕을 하며 세수할 수밖에 없고, 설거지할 때도 장갑을 낀 후 고무장갑을 껴야 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박 씨의 체온은 평균 35.4도. 박 씨는 보통 사람들의 체온인 36.5도만 돼도 열이 나는 것이라고 생각해 매번 체온 체크를 한다.
박 씨처럼 저체온과 수족냉증이 있는 여성은 감기와 비염을 달고 사는 경우가 많다. 수족냉증은 손과 발의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체온이 내려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하지만 손발이 차갑고 시린 불편에서 끝나지 않는다. 수족냉증 환자는 어지럼증, 빈혈, 위장 장애, 성기능 장애 등을 앓을 위험이 높다. 수족냉증 예방에는 무엇보다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은 대사를 통해 우리 몸속 체열의 반 이상을 만들어내는데, 근육량이 적으면 열이 생산되지 않아 손발이 더욱 차갑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소형 김소형한의원 원장은 “지나친 저염식은 체온 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다. 한의학에서는 염분이 몸을 따뜻하게 한다고 본다. 일본의 한 지역에서는 고혈압이나 뇌중풍(뇌졸중)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염분 섭취를 줄였는데, 고혈압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뇌경색 사망률이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스키니 청바지나 하이힐도 혈액순환을 원활하지 못하게 해 체온을 떨어뜨린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다이어트 때문에 편식을 하거나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으면 몸에 쓸데없는 영양소가 많아지고 필요한 영양소는 부족해진다”며 “이런 경우 일부 장기에만 과부하가 걸려 대사가 활발하지 못해 체온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채널A 교양프로그램 ‘닥터지바고’는 16일 오후 7시 10분 방영하는 ‘내 몸을 살린다, 체온 1℃의 비밀’ 편에서 수족냉증과 저체온증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치료법을 소개한다.
입력 2015-07-04 07:00:02 | 수정 2015-07-04 07:00:02 | 지면정보 2015-07-04 A21면
조미현 기자의 똑똑한 헬스컨슈머
인구 100명 중 1~2명 앓아 삼시세끼 섭취가 예방에 도움
직장인 남성 김모씨(35)는 매일 야식을 먹습니다. 밤 10시가 넘어서면 허기를 느끼고 냉장고를 엽니다. 먹을 것을 찾기 위해섭니다. 이 때문인지 1주일에 세 번 이상 운동하지만 살이 좀처럼 빠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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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야식을 먹는 것은 괜찮지만 밤마다 먹는다면 ‘야식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새벽 1시 이전에 잠을 자기 어렵고 우울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폭식하는 증상 등이 나타납니다. 밤에 음식을 먹고 나면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미국의학협회에 따르면 야식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이 오후 6시까지 소모하는 열량은 전체 칼로리 중 3분의 1밖에 되지 않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4분의 3을 씁니다.
야식증후군 환자들이 오후 8시에서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쓰는 열량은 하루 열량의 56%에 이른다고 합니다. 음식이 소화가 안 된 상태에서 잠이 들기 때문에 자는 동안 쉬어야 하는 몸이 열량을 소모하느라 쉬지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역류성 식도염, 위장 장애 등 소화계통 질환을 앓을 수 있습니다. 인구 100명 중 한두 명은 야식증후군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야식증후군을 처음 밝혀낸 사람은 앨버트 스턴카드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입니다.
밤에 음식을 먹으면 신진대사가 불균형해집니다. 몸무게가 늘어나고 다른 질환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비만인 사람들의 9~14%는 야식증후군을 앓는다고 합니다. 고도비만 환자는 이보다 더 많은 27%가 야식증후군 환자입니다.
우울증 환자들 가운데 야식증후군을 앓는 환자도 있습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클리닉을 방문한 환자 100명 중 12명이 야식증후군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울증과 야식증후군의 관련성을 조사한 연구가 많이 나왔습니다. 우울증은 보통 새벽에 더 확연하게 나타나는데 야식증후군 환자들은 저녁에 더 우울함을 느낀다고 합니다.
야식증후군과 우울증의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수면과 입맛 기분을 관장하는 호르몬 체계에 문제가 생겼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하루 세 끼를 꼭 챙겨 먹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아침을 거르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저녁식사는 오후 8시 전에 먹고 소화가 다 된 상태에서 잠을 청합니다. 충분히 잠을 자는 것도 야식증후군을 피하는 방법입니다. 야식증후군이 의심되면 의사에게 진단을 받아야 합니다.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일 수도 있으니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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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 꽃가루 알래르기… 약으로 치료하면 나쁘잖아? 아니래!!
이세형기자
입력 2015-03-16 03:00:00 수정 2015-03-16 04:24:41
봄에는 풍매화, 자작나무, 참나무, 떡갈나무 등에서 날리는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재채기, 콧물, 코 가려움증이 있는 알레르기 환자들은 외출 시 마스크를 꼭 써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직장인 정성민 씨(29)는 벌써부터 겨울이 그립다. 봄만 되면 꽃가루 알레르기로 적지 않은 고생을 하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야외활동을 하는 3월 중순부터 5월까지 정 씨는 외출을 되도록 자제한다. 또 집 안에서도 항상 창문을 닫고, 외출 때 마스크는 가장 먼저 챙기는 필수품이다. 그는 “봄만 되면 재채기가 자주 나고, 한번 시작되면 쉽게 멈춰지지도 않아 주변 사람들의 눈치까지 본다”며 “봄철 워크숍이나 부서 단합대회를 수목원이나 야외 축제같이 꽃가루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날리는 곳에서 하자고 할까 봐 걱정도 된다”고 말했다.
○ ‘꽃가루 알레르기’ 감기와 헷갈려
봄마다 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꽃가루 알레르기의 가장 큰 원인은 바람에 꽃가루를 날리는 풍매화(風媒花)다. 자작나무 참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 아까시나무 버드나무 등이 봄에 꽃가루를 많이 날리는 대표적 식물이다. 벚꽃, 진달래, 튤립같이 곤충이 수정해 꽃가루를 전파하는 충매화(蟲媒花)는 꽃가루 알레르기와는 상관없다.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재채기, 콧물, 코 가려움증, 눈물, 눈 가려움증 등. 대부분의 환자에게서 이런 증세가 동시에 나타난다. 또 아침에 해뜰 무렵부터 오전 9시 정도까지 증세가 가장 심하다. 심한 경우 기침, 가래, 호흡곤란 같은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에 환자와 주변 사람들은 ‘감기를 앓는다’고 오해한다.
최정희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환절기인 봄에 발생하므로 상당수 환자는 자신에게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모르고 ‘감기가 심해서 병원에 왔다’는 말을 한다”며 “매해 봄 감기에 걸린다거나, 봄에 유독 외출 뒤 재채기와 눈코의 가려움증이 심하다면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이 있는 사람들도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와 관련된 검사와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가장 많이 진행되는 알레르기 검사는 피부와 혈액 검사다. 피부 검사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원인 물질(알레르겐)을 피부에 소량 노출시켰을 때 두드러기와 모기 물림 현상처럼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 약물치료에 대한 오해 버리고 적극 받아들여야
중요한 것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점. 공기 중에 날아다니는 꽃가루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길은 없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야외활동을 줄이고, 외출했을 때는 긴팔 옷, 마스크, 안경 등을 사용하는 게 좋다. 집에 돌아온 뒤에는 외출했을 때 입었던 옷을 곧바로 세탁하고 샤워를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공기청정기 사용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꽃가루 알레르기 대책은 결국 약물치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항염증제와 항히스타민제 등을 이용한 약물치료를 통해 증세를 완화시키는 게 적합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치료제들은 나른함과 졸림 현상도 거의 없다.
조유숙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약물치료의 경우 ‘부작용이 많다’는 인식이 있지만 최근에 개발된 약들은 부작용이 거의 없다”며 “약물치료를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병재 삼성서울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치료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증상이 심해지는 건 물론이고 꽃가루가 아닌 다른 원인 물질에 대해서도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꽃가루가 본격적으로 날리기 시작하기 2, 3주 전부터 관련 약물을 복용하는 ‘선제적 약물 치료’도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한 증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한편 꽃가루 알레르기를 비롯한 알레르기 질환의 근본 치료법으로 일부에서는 면역 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알레르겐을 조금씩 체내에 투여해 면역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그러나 면역 치료의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고,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는 힘들다는 게 단점이다.
입력 2015-07-04 07:00:05 | 수정 2015-07-04 07:00:05 | 지면정보 2015-07-04 A21면
1회 시술로 70~80% 제거
레이저를 활용해 단시간에 멍을 해결하는 치료법이 나왔다. 연세스타피부과는 최근 멍 치료 레이저와 세포 활성화, 멍 치료약물 등을 복합 적용해 단시간에 멍을 없애는 ‘원데이(One day) 멍 치료’를 도입했다고 3일 발표했다.
멍은 외부 충격으로 미세혈관이 손상돼 혈관 속 적혈구가 빠져나와 피부 아래 뭉쳐 있는 상태를 말한다. 처음에는 선홍색의 붉은 반점 형태를 띤다. 상처 부위가 2~3일 후 점차 파란색·보라색으로 변한다. 5~10일 경과하면 갈색으로 바뀌고, 점점 희미해지며 노란색을 띤다. 한 번 멍이 생기면 적어도 2주는 사라지지 않고 자리 잡는다. 특히 피부 두께가 얇은 부위는 멍이 잘 생기는 편이다. 따라서 낙상으로 얼굴에 멍이 들거나 눈 주위와 얼굴 성형수술을 한 환자들은 멍이 진하고 오래 남는다. 심한 멍을 방치하면 색소 침착으로 남는 경우도 있어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
연세스타피부과가 개발한 원데이 멍 치료법은 적혈구에 작용하는 멍 레이저와 세포 활성을 돕는 젠틀웨이브 레이저, 약물치료를 병용한 것이 특징이다. 멍 회복 기간을 대폭 줄였다. 멍 레이저는 멍 부위에 짧은 시간 고출력의 에너지를 전달, 적혈구에만 작용해 주위 조직 손상 없이 치료한다. 상처 조직에 있는 적혈구를 파괴해 멍이 빨리 좋아지게 하며, 1회 시술만으로도 뚜렷한 효과(70~80% 제거 효과)를 볼 수 있다.
세포 활성을 증가시키는 젠틀웨이브는 피부 노화 치료에 주로 쓰이는 저출력 레이저로, 피부 재생을 하는 광선을 투과해 상처 개선에 효과적이다. 낮은 강도의 에너지를 이용해 상처 부위 재생을 돕는 방식으로, 수술 후 상처나 외상 등에 효과를 보인다. 시술 시 통증이 없고 진정 작용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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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궁금해요]자궁근종, 수술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동아일보
입력 2015-03-16 03:00:00 수정 2015-03-16 03:00:00
김영선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결혼 직전 자궁근종 발견했는데 《 올해 35세 여성입니다. 최근 들어 전에 없던 생리통이 생기고 생리 양도 많이 늘어나서 병원에 갔더니 6cm 정도의 자궁근종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대부분 수술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저는 결혼을 앞두고 있고 수술이 무서워서 걱정됩니다. 수술 이외에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방법은 없나요?―회사원 김소연 씨(경기 부천시 중동) 》
자궁근종은 자궁 내에 생기는 양성 종양으로, 오히려 자궁근종이 없는 여성이 적다고 할 정도로 흔한 질병입니다. 특히 35세 이상 여성의 경우 많게는 2명 중 1명꼴로 발견될 정도입니다.
자궁근종의 직접적 원인이나 예방법은 아직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에 주기적인 검진을 통해 자궁근종이 있는지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약 자궁근종이 발견됐다면 증상 유무, 폐경 여부, 환자의 연령이나 선호도 등에 따라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약물이나 수술, 최소 또는 비침습적 시술 등의 치료법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면 됩니다.
최근에는 수술에 부담을 느끼거나 수술 후 흉터와 후유증 등을 염려하는 여성을 중심으로 비침습적 시술인 ‘하이푸(HIFU)’를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을 앞두고 있어 반드시 자궁을 보존해야 하는 젊은층이 이 방법을 많이 택합니다.
하이푸란 강한 에너지의 초음파를 한 점에 집중시켜 종양을 태우는 치료입니다. 햇빛을 돋보기로 한데 모아 불을 지피는 원리와 비슷합니다. MR-하이푸 시술은 하이푸와 영상진단장비인 자기공명영상(MRI)을 결합한 것입니다. MRI를 통해 자궁근종의 정확한 위치와 부피 등을 파악하고, 65∼70도의 고열을 발생시켜 근종을 괴사시킵니다. 이렇게 되면 증상이 호전되고 수개월에 걸쳐 근종이 작아집니다.
하이푸는 고온의 초음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간혹 피부가 붉어지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지만 시술 후 금방 가라앉습니다. 마취를 하지 않기 때문에 시술 중 불편한 사항이 있다면 의료진과 대화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MRI 영상으로는 온도 변화를 실시간 관찰하므로 좀 더 확실하고 안전한 치료가 가능합니다. 치료는 2∼3시간이면 끝나며 당일 퇴원할 수 있습니다.
입력 2015-07-04 07:07:03 | 수정 2015-07-04 07:07:03 | 지면정보 2015-07-04 A21면
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 식중독 주의보
'비브리오 패혈증' 7~9월 극성 증상 심하면 다발성 장기 손상…치사율 최고 60%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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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패류 사면 냉장고로 직행… 섭씨 56도 이상에서 끓여야 식중독 땐 탈수 예방 '필수'…미음 등 부담없는 음식 섭취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도 개인 위생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건강한 여름을 지내기 위해 위생에 더 신경써야 한다. 특히 최근 본격적인 폭염과 해수 온도 상승으로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름철 수산물 섭취로 발생할 수 있는 비브리오 패혈증에 대한 안전관리를 위해 이달부터 본격적인 지도 점검에 착수했다. 지난 6월 보건당국에 접수된 ‘비브리오’ 감염병 발생 신고도 5건에 이른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이 균에 오염된 조개나 생선을 제대로 익혀 먹지 않아 생기는 대표적인 여름철 식중독이다. 지난해에는 40명이 비브리오 패혈증으로 목숨을 잃었다. 폭염이 시작되면서 비브리오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여름철에 집중 발생
비브리오 패혈증은 바닷물의 온도가 20도를 웃도는 7~9월에 많이 나타난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국내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 현황에 따르면, 초여름에 발생하기 시작하다 무더위가 최고조에 이르는 8~9월에 급증한다. 실제로 지난 5년간 7월 24건, 8월 73건, 9월 135건이 발생했다. 여름철에만 전국에서 230여명의 환자가 나왔다. 상당수가 해안 지역에서 감염됐다. 특히 2013년과 지난해에는 비브리오 패혈증 환자가 모두 7~9월 발생했다. 그만큼 비브리오균이 여름에 기승을 부린다는 얘기다.
바다에 서식하는 비브리오균은 바닷물 온도가 15도 이상 넘어가면 빠르게 증식한다. 해수 온도가 20도를 넘어가면 3~4시간 만에 100만배 증식하는 특성이 있다. 이 때문에 여름 바다 연안이나 갯벌에서 채취되는 조개나 생선은 비브리오균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송영구 강남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흔히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으면 간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 구토나 설사, 복부 경련 등에 시달리게 된다”며 “어린이나 노약자는 심한 설사나 구토로 탈수증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간(肝)질환자 특히 조심해야
전문가들은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 비브리오에 오염된 어패류를 제대로 익혀 먹지 않다 감염되는 사례가 많다고 경고했다. 비브리오는 56도 이상 가열하면 사멸한다. 조리 전 찬물로 충분히 씻기만 해도 세균 활동력이 떨어져 감염 가능성은 줄어든다. 하지만 부주의한 처리가 감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세균에 오염된 조리용 칼이나 도마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피부 상처가 있는 사람이 해수욕을 하거나 갯벌에 맨살로 머물다 피부를 통해 감염되기도 한다. 잠복기 1~2일 뒤 복통과 설사가 일어나고 고열 등의 감기 증세를 보인다. 그러다 패혈증으로 번지면서 다발성 장기 손상이 일어난다. 치사율이 무려 40~60%에 이른다.
지난해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린 환자 수는 48명이었으며, 이들 중 40명이 사망했다. 특히 면역력이 떨어지는 간경화 환자나 당뇨병·폐결핵·신부전 등 만성질환자의 사망률이 높다. 스테로이드를 장기 복용하거나 항암치료를 받는 암환자도 위험그룹이다. 송 교수는 “평소 건강한 사람은 위생에 주의만 기울여도 비브리오에 잘 걸리지 않는다”며 “사망자 10명 중 9명 정도가 만성 간질환자인 만큼 이들은 특히 감염 예방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중독 예방을 위한 위생요령
여름철 어패류를 먹을 때는 충분히 끓이거나 구워 먹어야 한다. 생선을 회로 조리할 경우 맨 처음 날생선의 내장·머리 등을 잘라내는 데 썼던 칼·도마는 식탁에 올라갈 회를 뜰 때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또 생선을 다듬고 회를 뜨기 전에는 반드시 수돗물로 충분히 씻어야 한다. 조리 전 흐르는 물에 비누로 손을 씻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필요하다.
김일 식약처 식중독예방과장은 “비누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가락, 손등까지 깨끗이 씻는 게 좋다”며 “음식 재료는 유통기한이나 신선도를 꼭 확인한 뒤 사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택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어패류를 사면 바로 냉장 보관해야 세균 증식을 줄일 수 있다”며 “음식을 보관할 때도 날 음식과 익힌 음식이 섞이지 않도록 해야 교차 오염으로 인한 식중독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냉장고 음식이라도 안심 못해
만약 식중독에 걸렸다면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 보리차나 스포츠 음료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설사가 줄어들면 기름기 없는 미음이나 죽부터 단계적으로 섭취하는 게 좋다. 하지만 설사가 1~2일 정도 지나도 계속되고 발열과 오한, 복통, 구토, 혈변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에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덕철 신촌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여름철에는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비브리오균뿐만 아니라 각종 식중독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메르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야유회나 가족나들이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게 될 것이고, 급식이나 도시락 등으로 인한 집단 식중독 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요즘처럼 고온다습한 환경이라면 음식이 쉽게 부패하기 마련인데, 세균이나 독소에 오염된 음식을 먹은 뒤 24시간 이내에 구토나 설사, 복통 등의 식중독 증상이 급증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 교수는 이어 “대부분의 식중독은 전해질 수액요법과 식사를 통해 회복되기 때문에 가정에서 따뜻한 보리차 등으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식중독에 걸렸을 때 “지방이 많은 음식, 유제품, 커피, 콜라, 술 등 위장을 자극하는 음식은 먹지 않도록 하고 미음이나 죽을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 비브리오 패혈증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라는 세균에 의한 급성 전신(全身) 감염을 말한다. 특히 만성간질환이 있으면 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는 패혈증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높아 치사율이 최고 60%에 이른다. 이 균은 염분을 좋아해 바다에서 잘 번식한다. 이 균에 오염된 음식을 날로 먹거나 피부 상처가 균에 접촉돼 감염이 일어난다.
2003년 조선일보 입사 이후 의학·교육·보건복지를 담당했다. 현재 사회정책부에서 보건복지·의료를 맡고 있다. 인간으로서 품위를 지키며 사는 삶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 가운데 하나가 건강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적, 육체적 그리고 사회적 건강을 포함해서.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제도·시스템에 관심이 많다. 어떤 분야에서건 섬세하게 배려한 제도는 많은 사람을 살린다. Health in All!
부산 출생. 이화여대 약대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로스쿨(J.D.)을 졸업했다. 2012년 7월부터 1년간 워싱턴D.C.에서 연수하는 동안 조지타운 로스쿨에서 한국인 최초로 국제의료법 석사 학위(LL.M. in Global Health Law)를 받았다.
<li>미국 오하이오주립대 로스쿨 졸업 / 조지타운 로스쿨 국제의료법 석사 학위</li> <li>2003년 조선일보 입사</li>
입력 : 2015.07.04 03:09
면류에 많이 들어 있어… 국물 적게 먹는 게 좋아
이번 주말 외식 계획이 있다면 메뉴를 꼼꼼히 따져 볼 필요가 있겠다. 짬뽕 한 그릇만 먹어도 나트륨(소금) 하루 섭취 권고량의 두 배를 먹게 되고, 소곱창구이 1인분(150g) 을 다 먹으면 하루 기준치 지방의 120%, 포화지방 144%를 섭취하게 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일 라면 등 외식 78종의 음식을 분석한 '외식 영양성분 자료집 3권'을 발간했다. 지난 2012년(1권), 2013년(2권)에 이어 한국인이 외식으로 가장 자주 먹는 음식의 영양 성분을 분석한 것이다. 세 권을 모두 합친 315개 음식 가운데, 특히 나트륨과 열량에 대해서는 순위를 매겼다. 지나치게 짜게 먹거나, 열량을 많이 섭취할 경우 비만·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1인분을 기준으로 나트륨이 가장 많이 든 음식은 짬뽕(4000㎎)과 우동(3396㎎)이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하는 1일 나트륨 섭취량 2000㎎의 두 배에 이른다. 짬뽕과 우동은 1인분이 각각 1000g이다. 이어 간장게장(250g)이 3221㎎의 나트륨을 함유하는 것으로 조사됐고, 열무냉면(800g) 3152㎎, 김치우동(800g) 2875㎎, 소고기육개장(700g) 2853㎎, 짬뽕밥(900g) 2813㎎, 울면(1000g) 2800㎎, 기스면(1000g) 2765㎎, 삼선우동(1000g) 2722㎎ 순이었다. 나트륨 함유량 상위 음식 10개 가운데 면류가 7개를 차지했다. 1인분 중량은 식약처가 전국에서 구입한 외식 음식의 중량을 평균해서 정했다.
열량 면에서는 돼지고기 수육이 1인분 300g에 1206㎉로 분석돼 가장 높았다. 이어 감자탕(900g) 960㎉, 돼지갈비구이(350g) 941㎉, 삼계탕(1000g) 918㎉, 해물크림소스 스파게티(500g) 918㎉, 잡채밥(650g) 885㎉, 잣죽(700g) 874㎉, 크림소스 스파게티(400g) 838㎉, 간자장(650g) 825㎉, 삼선자장면(700g) 804㎉순이었다. 성인 남성의 1일 필요 열량은 2400㎉이며, 여성은 2000㎉다.
식약처는 열량이 높은 튀김은 줄이고, 국물이나 양념을 적게 먹을 것을 권했다.
이지혜 보건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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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궁금해요]B형간염, 수혈-침으로 전염…
활동성 발전하면 약물 치료
동아일보
입력 2015-04-13 03:00:00 수정 2015-04-13 03:00:00
간염 보균자, 간암 걱정되는데…
B형 및 C형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는 초음파검사 등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동아일보DB
한철주 원자력병원 간암센터장
《 31세 남성입니다. 올해 초 회사 입사 때 건강검진에서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 진단을 받았습니다. 비활동성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라고는 하지만 업무상 술자리도 많고, 최근 극심한 피로감으로 혹시 간암인지 걱정되어 문의 드립니다. ―유정민 씨(회사원·서울 노원구 하계동)》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70%는 B형간염 바이러스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5%가 B형간염, 1∼2%가 C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입니다. 또한 과도한 술 소비로 알코올성 간질환도 많습니다.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도 만성간염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간암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병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와 이로 인한 만성간염 및 간경화 환자들에게서 발병합니다.
간염 환자들 중에는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 같은 간질환을 오래 앓아 그 후유증을 겪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많이 나타나는 B형간염 바이러스는 신생아 때 모태 감염될 경우, 평생 B형간염 보균자로 남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중장년 시기 이후 간암 발생률이 다른 사람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질환의 합병증이 심화되어 간암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바이러스 자체가 발암성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B형간염의 전염은 바이러스를 포함한 체액이 체내에 들어와 발생하는데, 오염된 혈액으로 수혈을 받은 경우, 마약주사, 침, 문신 등으로 오염된 바늘에 찔린 경우, 감염된 산모가 별다른 예방조치 없이 신생아를 출산한다거나 할 때 발생할 수 있습니다. B형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의 경우 체내에서 바이러스 증식이 활발하고 활동성 간염을 유발할 때 약물 치료를 합니다. 비활동성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인 경우에는 약물 치료는 하지 않으나 3∼6개월 간격으로 정기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간암 진단은 혈액검사와 영상검사 소견을 종합하여 진행합니다. 혈액검사는 간암 표지자인 AFP와 PIVKA-II 등을 검사합니다. 영상검사는 초음파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혈관조영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 다양한 검사들이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어 용도에 맞게 사용합니다.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이 되는 선행 간질환을 잘 치료해야 합니다. B형 및 C형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한 경우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검진을 꼭 시행하고, 비만, 음주, 당뇨병, 고지혈증 등으로 지방간이 생긴 경우 이를 잘 관리해 간암에 걸릴 위험을 줄여야 합니다.
한철주 원자력병원 간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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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저리고 시리면…혈관장애 신호 의심
민병선 기자
입력 2015-04-13 03:00:00 수정 2015-04-13 03:00:00
‘혈액순환의 모든 것’ 방영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고혈압이나 뇌출혈 등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동아일보DB
혈액이 멈추면 생명도 멈춘다.
몸 안 혈관의 총 길이는 약 12만 km로 마라톤 풀코스 42.195km의 2800배에 달한다. 왕복 900km인 경부고속도로를 140번 왕복하고, 4만 km인 지구 둘레를 3바퀴 돌 수 있는 길이다. 혈액이 이렇게 긴 거리를 순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20초.
혈액이 혈관으로 원활하게 순환해야만 인체는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뇌를 비롯한 체내 장기는 혈액 공급이 몇 분만 중단되어도 기능을 잃는다. 13일 오후 7시 10분 방송되는 채널A 건강 프로그램 ‘닥터지바고―막히면 터진다! 혈액순환 장애’ 편에서는 혈액순환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4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2013년 국내 사망원인 중 1위인 암에 이어 혈액순환과 관련이 있는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이 2, 3위를 차지했다. 그만큼 혈액순환 장애가 흔하다는 얘기다.
방송에서는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권오복 씨(62) 사례를 통해 혈액순환 장애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권 씨는 지난해 추석 때 새벽에 잠이 깨 오른손에 마비 증상을 느꼈다. 병명은 뇌경색이었다. 평소 건강했던 권 씨는 아버지와 형님이 모두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권 씨는 재활치료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오른쪽 전체가 마비된 상태다.
혈액순환 장애 때문에 생기는 증상은 다양하다. 손발 저림, 시림, 기억력 감퇴, 만성피로, 무기력증은 혈액순환 장애의 5대 증상으로 분류된다. 혈액이 가는 길을 가로막는 요소로는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경우 △혈액의 점도가 높아진 경우 △혈압이 너무 높거나 낮은 경우 등이 꼽힌다. 혈관이 막히거나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는 것은 나쁜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혈액 속에 쌓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오랜 기간 쌓이면 혈액이 죽처럼 변하는 죽상경화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동맥 내막이 거칠어지고 탄력을 잃어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등 손상을 입는다.
고혈압이나 저혈압도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혈압은 혈액 속의 압력이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이 수용할 수 있는 혈액량이 많아져 혈액순환에 무리를 준다. 반면 혈압이 낮으면 혈관 내 혈액량이 적어져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이 되는 영양소로는 등푸른 생선에 많은 오메가3가 꼽힌다.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환자군에 오메가3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심근경색증을 한 번 이상 경험한 사람이 오메가3 지방산을 꾸준히 복용하면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방송에서는 연기자 신신애 씨와 코미디언 이용식 씨가 고혈압과 심근경색을 극복한 사례 등도 소개한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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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소송전 자체가 금연 확산의 ‘주역’으로
이세형기자
입력 2015-04-13 03:00:00 수정 2015-04-13 03:00:00
건보공단 ‘담배 손배소’ 1년… 흡연문화 급변에 미치는 영향은
1월 1일부터 담배 가격이 2000원 인상되면서 금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 금연 치료 프로그램 참가자가 의료진에게서 금연 방법에 대한 조언을 듣고 있다. 동아일보DB
《 올해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건강 이슈 중 하나는 ‘금연’. 1월 1일부터 담배 가격이 2000원 인상됐고, 음식점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정부 차원의 금연 정책이 적극 시행되고 있다. 여기에 2월 25일부터는 금연 치료에 건강보험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병·의원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통해 12주 동안 6회 이내의 상담을 받고, 금연 치료 의약품이나 금연보조제(패치, 껌, 사탕)를 처방받으면 비용의 30∼70%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17년째 하루 반 갑 정도의 담배를 피우는 직장인 조모 씨(37)는 “주변에서 흡연자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최근의 강력한 금연 정책이 담배를 끊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 ‘담배 소송’ 자체가 강한 담배 규제 정책
이달 들어 보건의료계에서는 또 하나의 금연 관련 사안이 화제가 되고 있다. 바로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의 담배 회사들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다.
건보공단이 KT&G,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 BAT코리아제조 등 주요 담배 회사들을 상대로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 낸 537억4177만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14일로 1년을 맞는다. ‘담배 소송’으로도 불리는 이 소송은 지금까지 총 3차례에 걸쳐 변론이 진행됐다.
재판부는 담배 소송의 핵심 쟁점을 5가지로 보고 있다. 핵심 쟁점은 △건보공단이 흡연자들을 대변해 직접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는지 △흡연과 폐암 발생 간의 인과관계 △담배 회사들의 제조물 책임 여부 △담배 회사가 중독성 강화를 위해 첨가제를 추가했는지 △건보공단의 손해액 규모를 어느 정도 범위로 할 수 있는지 등이다.
건보공단은 담배 소송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담배의 악영향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종 소송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소송 과정에서 담배의 폐해를 다양하게 입증할 수 있기 때문에 담배 규제 정책 못지않게 큰 금연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강영호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는 “담배 소송을 통해 담배의 악영향을 국민이 보다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면 국민건강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흡연으로 인한 건보 재정 지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도 담배 소송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건보공단은 흡연으로 인한 각종 질환 때문에 매년 약 1조7000억 원의 진료비가 건보 재정에서 지출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 담배 회사가 원인 제공자 인식 심어
건보공단과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담배 소송의 목표 중 하나로 ‘흡연 폐해 책임에 대한 인식 바꾸기’를 꼽는다. 이들은 상당수 흡연자가 담배의 유해성을 정확히 알지 못한 상태에서 흡연을 시작하고, 그 뒤에는 니코틴같이 담배에 함유돼 있는 중독성 물질 때문에 담배를 끊을 수 없게 됐다고 주장한다. 그런 만큼 담배를 스스로 선택해서 피웠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은 흡연자들에게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최보율 한양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한국역학회장)는 “담배 회사들이 흡연 중독의 원인 제공자이기 때문에 흡연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부담시키는 건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다음 달 15일 열리는 담배 소송의 4차 변론에서는 ‘흡연과 폐암 간의 인과관계’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담배 회사들은 흡연이 폐암을 일으킬 수는 있지만 흡연과 폐암 간 인과관계를 주장하는 연구들은 모두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온 것이라 개별적으로 모든 흡연자에게 적용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박하기 위해 건보공단은 하루 한 갑 이상 20년 넘게 담배를 피운 폐암 환자 3400여 명의 흡연 기록과 진단명 등 의료 기록을 최근 재판부에 제출했다. 또 해외 연구기관과 학자들이 입증한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 관련 연구 사례들도 소개할 계획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2011년 법원이 흡연이 일부 폐암과 후두암 등과 연관이 있다고 인정한 만큼 이번 소송에서도 폐암과 흡연의 인과관계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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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건강 100세]수면무호흡증 방치땐 고혈압-심근경색 위험
가천대 길병원 수면무호흡센터 강일규 교수
입력 2015-04-13 03:00:00 수정 2015-04-13 03:00:00
가천대 길병원 수면무호흡센터 강일규 교수
40대 남성이 코골이가 심해 부인과 각방까지 쓰게 됐다며 외래를 찾아왔다. 아침에 일어나면 두통에 시달리고, 밤에 제대로 자지 못하니 낮에는 졸음에 시달렸다고 했다. 검사 결과 코의 칸막이인 비중격이 오른쪽으로 휘어져 있었고, 편도도 비대했으며 목젖이 늘어져 있었다. 수면다원검사 결과 최저 산소포화도가 70% 정도로 낮아 수면 중 저산소증이 심한 상태였다. 이 환자는 비중격교정술과 함께 편도와 연구개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2주 정도 지나니 통증도 사라지고 산소포화도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살도 4kg이나 빠졌다. 코를 완전히 골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부인과 함께 숙면을 취할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됐다며 즐거워했다.
코골이는 목젖, 연구개의 얇은 점막이 떨리면서 나는 현상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코나 입을 통한 공기 흐름이 10초 이상 끊기는 경우를 말한다. 코, 목, 구강 등의 구조적 문제와 비만, 약물, 술 등의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인 경우 살을 빼고, 술이나 안정제를 먹고 잠드는 것을 자제하며 바로 눕는 것보다 옆으로 누워서 자는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해 코골음을 악화시키는 요인을 없애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그러나 단순히 습관의 교정만으로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기는 어렵고 이에 따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수면 중 호흡기류를 막아 산소가 원활하게 공급되지 못하면 고혈압, 부정맥, 심근경색, 뇌중풍(뇌졸중), 당뇨, 발기부전, 성욕 감퇴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수면 중 급사했다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수면다원검사 등을 실시해 수술이 결정되면 대개 수술 후 6, 7일 입원 후 퇴원해 일상 수행이 가능하다. 수술적 치료가 부담된다면 잘 때 양압호흡기를 착용하는 것으로도 높은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수면무호흡센터는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이 환자 상태를 면밀히 진단해 수술적, 비수술적 치료 효과를 판단해 치료를 수행하는 인천 유일의 수면무호흡센터다. 신경과,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등과 협진해 수면질환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치료를 원스톱으로 시행하고 있다.
미국 배우 섀넌 도허티, 미국 34대 대통령 아이젠하워, 프랑스 왕 루이 13세, 가수 윤종신. 이들의 공통점은? 그리고 미국 35대 대통령 존 F 케네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 대런 플레처, 조지 부시 대통령의 아들 마빈 부시, 이들의 공통점은? 전자는 크론병, 후자는 궤양성 대장염 환자다. 염증성 장질환은 크게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으로 나뉘는데, 두 질환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있다. 두 질환 모두 만성 설사와 복통, 그리고 혈변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원래 서구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질환이었지만 국내에서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의 발병률은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인은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유전적 소인과 더불어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역설적이게도 어렸을 때 기생충 감염과 같은 질환이 적은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 다양한 감염원으로부터의 항체 형성이 적은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소아청소년에게는 영양 결핍으로 성장에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 질환이 더욱 문제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의 염증성 장질환은 늦게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 설사에 따른 체중 감소를 부모가 다이어트 과정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또 만성 설사로 인해 치질이 생기면, 이를 단순 치질로 생각해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병원에 오는 청소년이 적지 않다. 과거에는 드물었던 질환이었기 때문에 의사도 쉽게 의심하지 않는다. 소아청소년에 대한 내시경 검사의 두려움도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청소년기 연령에서 항문 이상을 부모나 주위 사람에게 감추려 하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치료를 빨리 시작해야 성장 지연을 예방할 수 있고, 합병증으로 이어져 수술까지 받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치료 범위가 제한적이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바이오시밀러로 알려진 다양한 치료제가 효과를 보이고 있어 환자들에게 희망을 준다. 따라서 청소년에게 항문 주위 이상이나 만성 복통, 설사, 혈변, 체중 감소나 발열, 관절염, 피부의 병변, 입안의 잦은 궤양, 포도막염과 같은 눈의 증상 등이 동반된다면 빨리 소아청소년 소화기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길 권한다.
공무원 정년퇴임 뒤 개인사업을 하는 김모씨(69). 그는 언제부턴가 모임 연사의 말소리가 선명하게 들리질 않았고 시끄러운 곳에서 여러 사람들과의 대화도 듣기가 힘들었다. 특히 교회에서 목사의 강론을 듣는 데 어려움이 있어 가족의 권유로 보청기전문점에서 오른쪽 귀에만 보청기를 구입했다.
이후 보청기를 재조절하기 위해 보청기 전문점에 자주 방문했지만 여전히 호텔 로비나 결혼식장같이 주변에 소음이 있고 공간이 넓은 곳에서는 대화하기가 힘들었다. 특히 식당에서 여럿이서 대화할 경우 두세 사람 건너에서 하는 말소리는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이런 이유로 보청기 착용이 오히려 불편할 정도였다. 김 씨처럼 대부분의 노인성난청환자의 경우 본인은 청력에 큰 문제가 없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증세가 악화돼 병원을 찾는다. 김 씨의 가족은 이미 TV 시청 시 볼륨이 높아져서 불편할 정도였다. 또 김 씨는 4개월 전 갑작스러운 청력 감퇴 이후 점점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보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기보다는 본인의 이야기만 하면서 전보다 고집서러워지고 상대방을 의심하는 성향이 생겼다. 이 또한 노인성난청 환자들이 겪는 상황이다.
자세한 상담을 통해 김 씨의 경우 대화에 대한 부담감으로 본인이 처음 접하는 사람과의 대면 자리, 시끄러운 환경이나 여러 사람들과 대화하는 자리는 피하고 싶었다고 했다. 노인성난청으로 인한 우울증이나 치매의 유병률 상승에 대한 상관관계는 이미 여러 외국 연구논문을 통해 밝혀져 있다. 김 씨에게 양측 보청기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처방해 난청을 교정했다. 김 씨는 이를 통해 이명도 호전돼 또렷한 말소리도 되찾게 됐다. 우선 청력 개선으로 정상적인 대인관계도 회복 됐다.
김 씨처럼 노인성난청으로 보청기를 착용할 경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선 반드시 양측 보청기 착용이 필수다. 노인성난청인 경우 한쪽만 보청기를 착용하면 전혀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양측 보청기로 주변 소음이 있을 때 말소리가 더 또렷해지고 소리의 방향성을 찾게 되고 소리를 훨씬 풍부하게 들을 수 있었다. 또 보청기 소리의 울림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노인성난청인 경우 보청기 소리의 울림을 심하게 느끼게 되므로 이를 최소화하는 형태의 보청기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큰 소리보다는 또렷한 말소리를 듣도록 해야 된다. 노인성난청의 경우 소리는 들을 수 있으나 또렷하게 들리질 않아 보청기의 큰 소리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조절을 통해 소리의 크기 변화 없이 선명한 소리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큰 소리는 작게, 작은 소리는 크게 들려줘야 한다. 노인성난청인 경우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소리 크기의 범위가 제한되어 있어서 소리를 제한된 범위로 압축시켜 들려줄 수 있어야 한다.
뱃살이 몸에 안 좋은 가장 큰 이유는 내장지방에 있다. 내장지방은 염증물질을 분비하는데, 염증물질은 혈관을 공격하는 성질이 있어서 혈관벽에 상처를 내면서 혈전(피떡)을 유발한다. 혈전은 심근경색증·뇌경색·폐색전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염증물질은 또, 여러 장기의 점막을 자극한다. 대장 점막을 공격하면 대장암 위험이 높아지고, 췌장 점막을 자극하면 췌장암 위험이 올라간다. 자궁암·유방암도 잘 생기게 한다.
내장지방이 많으면 인슐린 저항성도 생긴다. 인슐린은 몸 속에서 혈당을 조절하고 지방을 분해하는 호르몬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서 이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면, 당뇨병·고혈압·이상지질혈증 같은 대사성 질환이 잘 생긴다. 대사성 질환은 심장병이나 뇌졸중 같은 중증(重症) 질환의 원인이 된다.
당뇨병 환자들은 과일 섭취에 대해 고민이 많다. 과일에 들어있는 당(糖)이 혈당을 높여 당뇨병에 좋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적당한 양의 과일 섭취는 약(藥)이 된다. 최근 대한당뇨병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는 하루에 50~ 100㎉(오렌지 1개 정도)의 과일을 섭취하는 게 좋다.
논문의 저자인 서울대병원 급식영양과 임정현 영양사는 "과일은 항산화 성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콜레스테롤 등의 혈중 지질을 낮춰줘 당뇨병 개선에 효과가 있다"며 "지금까지 과일과 당뇨병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문들을 종합해보면 50~100㎉의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이 정도의 양은 혈당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과일에 포함된 좋은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다. 임 영양사는 "이보다 많은 양을 먹으면 혈당이 상승할 우려가 있고, 이보다 적은 양을 먹으면 과일에 포함된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과일에 따라 50~100㎉에 해당하는 양은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말린 과일인 곶감은 1개에 약 100㎉로 비교적 열량이 높은 반면, 말린 대추는 10개가 100㎉, 딸기는 14개가 100㎉다. 당뇨병 환자라면 평소 즐겨 먹는 과일의 50~100㎉에 해당하는 양〈표〉을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멋진 몸매를 위해, 또는 건강을 위해 뱃살을 빼려고 노력하지만 헬스장에서 운동을 해도, 식사량을 줄여도 허리 띠는 쉽게 줄지 않는다. 나이가 들면 더 그렇다. 그래서 지방흡입 같은 시술이나 뱃살 잘 빠지는 운동법을 찾는 사람도 많다. 뱃살은 왜 잘 안 빠질까? 올해 뱃살 없는 '잘록한 허리'를 가지고 싶다면 그 이유부터 알아보자.
◇뱃살 축적 막는 '성장호르몬'
나이가 들면 젊을 때와 달리 뱃살이 유독 잘 찌고, 운동이나 식이조절을 해도 잘 안 빠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젊었을 때는 살이 찌더라도 온몸에 골고루 찌지만 나이가 들면 지방이 몸 전체로 퍼지지 않고 소장 주변인 복부에만 쌓인다. 이는 지방을 사지(四肢)로 골고루 퍼지게 하는 '성장호르몬'이 감소하는 탓이다. 성장호르몬은 뇌하수체에서 평생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20대부터 10년마다 14.4%씩 감소, 60대에는 20대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운동·식이 조절은 무조건 실천하면서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생활 습관을 유지해야 뱃살을 뺄 수 있다.
―성장호르몬 어떻게 늘리나
운동을 시작한 지 20분이 지나면 성장호르몬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아진다. 따라서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유산소 운동을 매일 20분 이상 하는 게 좋다. 아미노산의 하나인 알기닌도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 뱃살을 빼려고 고기를 안 먹는 경우가 많은데, 알기닌이 풍부한 소고기를 조금은 먹는 게 좋다. 깨·전복·마에도 알기닌이 많다. 잠을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 취침 후 2시간 동안, 기상 전 2시간 전부터는 성장호르몬이 안 나오기 때문에 수면 시간은 4시간 이상이 돼야 성장호르몬 분비 효과를 볼 수 있다.
◇남녀 뒤바뀐 '뱃살 공략법'
대개 여성은 뱃살을 빼려고 밥부터 굶고, 남성은 운동부터 시작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방법이다. 여성은 주로 피부(표피층·진피층) 바로 밑에 위치한 피하지방이 뱃살을 만드는데, 피하지방은 식이조절보다는 근력 운동을 해야 없어진다. 남성에게 잘 생기는 내장지방은 간·위·대장 등 장기 주변 빈틈에 파고 들어 있는데, 내장지방은 뱃속 깊은 곳에 있어서 몸을 아무리 움직여도 태우기 힘들다. 식이조절을 해야 빠진다. 여성도 폐경 이후부터는 내장지방 축적을 막는 여성호르몬이 줄어 내장지방이 늘어난다. 폐경 여성은 운동은 물론 식이조절도 철저히 해야 한다.
―남녀별로 다른 뱃살 빼는 법
피하지방이 많으면 복근을 키워야 한다. 여기에, 아랫배·허리·엉덩이의 혈류를 개선하는 스트레칭·마사지를 하면 더 좋다. 반면 내장지방을 없애려면 하루에 섭취하는 총 칼로리 양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전문가들은 매일 500㎉ 정도 줄일 것을 권한다. 술과 기름진 음식만 안 먹어도 내장지방을 줄일 수 있다.
◇앉아 있는 시간 길수록 지방 더 쌓여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긴 사람은 운동·식이조절을 해도 뱃살이 잘 안 빠진다. 앉아 있으면 서 있을 때보다 몸통을 움직일 기회가 줄어드는데, 몸통을 안 움직이면 복근이 약해져 뱃살이 축 처지고 배가 잘 나온다. 또,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몸통의 혈류가 감소하는데, 혈류가 줄면 혈관 주변으로 지방이 많이 쌓인다.
스트레스도 뱃살을 붙잡아 둔다. 배의 지방세포에는 다른 신체 부위의 지방세포보다 '코르티솔 수용체'라는 것이 최대 4배로 많다. 코르티솔 수용체는 우리 몸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지방을 축적하는 성질이 있다.
―지방 안 쌓이게 하려면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을 줄이는 게 급선무다. 수시로 산책하고, 스트레칭을 하는 등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게 어렵다면, 배 주변 근육을 키우는 게 좋다. 복근이 이완되지 않도록 항상 배에 힘을 주고, 윗몸 일으키기·허리 돌리기·한 발로 앉았다 일어나기 등의 코어근육(몸 중심부 근육) 강화 운동을 해야 한다.
일을 하다가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비타민C가 많이 든 과일(귤·딸기 등)이나 차(레몬차·로즈힙차 등)를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불면증 같은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계속 늘지만, 뚜렷한 해결책을 못 찾는 경우가 많다. 수면제는 중독성이나 기억력 감퇴 등 같은 부작용이 걱정되고, 낮에 활동량을 늘리는 것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은 큰 효과를 못 볼 때가 많다. 수면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챙겨먹는 것이 어떨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며 감태의 기능성을 인정했다. 국내에서 특정 식품에 대해 '수면의 질 개선 효과'를 인증한 것은 처음이다. 감태를 포함해 불면증 해소에 도움을 주는 식품을 소개한다.
▷감태=제주도의 청정해역에 서식하는 갈조류다. 한국식품연구원 조승목 박사가 식물 추출물 600여 가지를 신경세포에 각각 주입한 뒤 수면 효과가 있는 몇 가지를 추려낸 다음 쥐 실험을 한 결과, 제주도산 감태의 수면 유도 효과가 가장 컸다. 조 박사는 "감태 속의 폴로로탄닌 성분이 신경을 안정시켜 수면을 잘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면에 불만족을 느끼는 성인 30명에게 1주일 간 매일 감태 추출물 500㎎을 먹게 했더니 각성지수(수면 중 깨는 시간)가 감소하고, 수면 중 호흡 장애도 줄었다.
▷상추='상추를 먹으면 졸음이 온다'는 것은 많이 알려졌는데, 실제 연구 결과 상추가 수면 장애를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의과대학 통합의학대학원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수면장애 환자 49명을 대상으로 26명은 1일 1회 30g의 상추 추출액을 먹게 하고, 23명은 0.1g의 숙지황 추출액을 각각 7일 간 복용하게 했다. 복용 전후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조사(PSQI)를 한 결과, 상추 투여군에서만 주관적인 수면의 질이 높아졌다.
▷키위=대만의대 영양건강과학대학 유진방 교수팀이 수면에 문제가 있는 20~55세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잠자리에 들기 한 시간 전 키위 2개를 4주간 섭취하게 한 결과, 수면의 질이 현저히 향상됐다. 조승목 박사는 "쥐 실험에서도 키위를 먹으면 수면 지속시간이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허리 건강'은 노년기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디스크가 튀어 나오고, 척추관이 협착되는 등 허리는 수난을 겪는다. 병원에서 아무리 치료를 받아도 이미 약해진 근육 때문에 또다시 통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코어근육(몸의 중심부에 있는 근육)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면 노년기 허리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다양한 운동법은 헬스조선닷컴(health.chosun.com)에서 동영상으로 확인 가능.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계란이 성인병의 주범이란 누명을 44년 만에 벗게 됐다. 미 보건부와 농림부는 올해 하반기에 '미국인 식생활 지침'을 개정해 콜레스테롤 하루 섭취량을 300㎎ 이하로 권장하는 조항을 삭제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10일 보도했다.
미국심장협회는 1961년 '콜레스테롤이 심장 질환을 비롯한 성인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경고를 공식적으로 처음 제기했고, 미국 정부도 1980년 제정한 '미국인 식생활 지침'에 이 주장을 반영했다. 미국인 식생활 지침은 5년마다 개정되는데, 2010년 마지막 개정판에선 콜레스테롤을 하루 300㎎ 이하로 섭취하라는 구체적 기준까지 마련됐다.
계란은 콜레스테롤 경보가 발령된 이후 최대 피해자였다. 계란은 흰자엔 콜레스테롤이 거의 없지만, 노른자 1개당 200㎎의 콜레스테롤이 함유돼 있다. 100g당으로 환산할 경우 계란 노른자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1300㎎으로 콜레스테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버터(200㎎)나 소고기 곱창(190㎎), 명란젓(350㎎)보다 함량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인 1인당 연간 계란 소비량은 1945년 421개에서 2012년엔 250개로 급감했다.
미 정부가 콜레스테롤에 대한 경보를 해제하기로 한 것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자문 기구인 식생활지침자문위원회(DGAC)의 권고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DGAC는 작년 12월 위원회를 열고 "음식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가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고, 이를 미 정부에 통보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 위원회는 "건강한 성인은 아침식사에서 계란 프라이나 새우·랍스터를 먹어도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지거나 심장 질환 위험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히려 소고기와 우유·버터 등 동물성 기름에 많은 트랜스지방이나 포화지방이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도 혈액 속에 나쁜 콜레스테롤(저밀도 콜레스테롤)이 많이 쌓이면 성인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학적 판단이 뒤집히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사람은 괜찮지만 당뇨병 등 특정 질환을 가진 환자의 경우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 섭취를 피해야 한다고 위원회는 권고했다.
내년부터 만 12세 여학생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원받게 될 전망이다. 만 12세는 초등학교 6학년~중학교 1학년 연령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다음 달 중 예방접종전문위원회를 열어 국가 예방접종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포함하는 내용을 결정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내년 예산에 반영해 예방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기존에는 자궁경부암 백신을 3회 접종할 것을 권장했기 때문에 예산 대비 효과가 낮았으나 세계보건기구(WHO)가 9~13세 청소년은 2회만 접종해도 효과가 충분하다고 발표해 국가 필수 예방접종 지정 여부를 재검토했다"며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국가에서 지원하면 부모 부담을 줄여주고 여성 암을 예방해 저출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 12세 여학생을 대상으로 연간 23만명, 연 2회 접종할 때 연간 160억원가량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복지부는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4년 청소년 건강 행태 조사 결과 성 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의 평균 성관계 시작 연령은 13.1세였다. 한 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단체 접종을 시행할지, 아니면 해당 연령이 된 아동이 직접 병원을 찾아 예방접종을 맞도록 할지 등 구체적 내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다. 주로 감염자와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대부분 자연적으로 소멸되지만 지속적으로 감염될 경우 자궁경부암이나 항문·생식기 사마귀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접종하는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70%이상 예방할 수 있다.
미국·영국·일본 등 50여개국은 이미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을 국가 필수 예방접종으로 지정했다. 우리나라는 국가 필수 예방접종이 아니기 때문에 3회 접종 기준 40만~60만원가량을 부담해야 했고, 이러다 보니 접종률도 매우 낮은 상황이다. 질병관리본부가 2013년 전국 예방접종률 조사 당시 19~54세 여성 692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률을 살펴보니 12.1%에 불과했다.
2010년 결핵을 앓았던 40대 직장인 A 씨는 2012년 기침에 가래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한 달간 지속된 중학생 아들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가 화들짝 놀랐다. 아들이 결핵 판정을 받은 것. 전염된 뒤 잠복해 있던 결핵이 나타났다는 담당 의사의 설명이 뒤따랐다. 의사는 “A 씨가 결핵 진단을 받았을 때 자녀도 결핵검사를 받았다면 간단한 처방으로도 발병을 막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아들은 6개월가량 결핵약을 복용해야 했다.
가족 중에 한 명이 전염병인 결핵에 걸려도 환자의 다른 가족이 결핵검사를 받지 않는 사람이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혜경 가천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팀은 2011, 2012년 결핵 환자 253명의 가족 총 56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동거 중인 가족이 결핵에 걸렸더라도 결핵 감염 검사를 받은 환자의 가족은 281명(50%)에 그쳤다고 23일 밝혔다. 설문에 응한 가족들은 증상이 없다거나 결핵은 전염성이 없다는 잘못된 소문을 듣고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 때문에 조사 가족 중에서는 2차 감염도 나타났다. 연구에 참여한 가족 중 8명이 결핵 진단을 받았고 결핵이 발병하기 전인 잠복기 진단을 받은 사람도 15명이었다. 조 교수는 “결핵 증상이 없더라도 결핵균에 감염됐을 수 있기 때문에 동거하는 가족 중 결핵 환자가 있으면 가족 모두 결핵피부반응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받는 것이 좋다”며 “보균 사실이 확인된 환자가 잠복기에 치료받으면 발병 확률을 급격히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조사대상 국가 37개국 중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이 1996년부터 가장 높은 국가로 2013년 사망자만 2230명에 이른다. 대한결핵협회 관계자는 “수십 년 동안 병균이 잠복해 있는 결핵의 특성상 1950, 60년대 빈곤한 상태에서 급격히 확산된 결핵이 계속해서 전염되며 유지되고 있는 것이 근본 원인”이라며 “여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양상태는 좋아졌지만 정작 면역력은 떨어져 결핵이 근절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정부는 중앙정부가 전액 지원하던 결핵검사 비용을 지방자치단체에 지난해부터 절반을 부담시켜 결핵검사 비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가 예산을 부담하자 결핵검사를 담당하는 보건소에서 검사 권유를 소극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대한결핵협회가 이번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결핵검사 건수는 8만7000여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만1000여 건보다 28% 감소했다.
추석 명절은 부모의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다. 우리가 흔히 노화의 과정이라 여기며 무심코 넘기는 증상이 병의 위험신호일 수 있다. 2, 3일 함께 지내면서 부모의 건강 상태를 체크해 보자.
○ 변기에서 일어날 때 어지러워하면
노인의 어지럼증은 원인이 다양하다. 우선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나 화장실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보다가 갑자기 속이 메스껍고 어지러우며 온몸에 힘이 빠진다면 기립성(起立性) 저혈압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옆으로 누워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괜찮아진다.
귀 내부에 문제가 있어도 어지럼증이 생긴다. 귀의 전정기관과 달팽기관의 이석이 제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관 내부를 돌아다니면서 자극을 주는 이석증이 대표적. 이는 손쉽게 치료가 가능하니 부모와 함께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게 좋다.
이 외에 부정맥(심장의 맥이 너무 빠르거나 느리게 또는 불규칙하게 뛰는 것)이 있을 경우에도 어지럼증이 생긴다. 부정맥은 증상이 자주 나타나고 심장마비에 의한 돌연사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계산력 떨어지고 성격이 변한 것 같으면
부모의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졌는지, 계산을 잘 못하는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는지, 성격이 변해 예전보다 말을 안 하거나 지나치게 많이 하는지, 괜히 화를 내는 일이 많아졌는지 등을 유심히 관찰하면 치매의 초기 증상인지 여부를 알 수 있다. 평소 부모가 외출했다가 집을 찾지 못해 헤맨 적이 있는지, 이유 없이 사람을 헐뜯고 의심한 적이 있는지 등을 친척이나 이웃에게 물어보는 것도 좋다.
뇌중풍(뇌졸중)과 관련해 치매가 생길 경우 운동 장애가 동반된다. 차를 타고 내릴 때 동작이 굼뜨거나 발음이 부정확하고 물이나 음식을 섭취할 때 사레 걸리는 일이 잦은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치매는 대부분 완전히 치료가 되진 않지만 초기 또는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일 때 예방과 치료를 시작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
○ 잇몸이 아파 음식을 잘 먹지 못하면
흔히 풍치라 불리는 치주질환은 치아 주위 조직에 염증이 생겨 잇몸과 치아를 지탱하는 뼈가 파괴되는 것을 말한다. 음식을 잘 먹지 못할 정도로 잇몸에 통증을 느끼는 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치주질환이 다른 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점. 예를 들어 당뇨병이 있는 경우 치주질환이 동반되고, 심한 치주질환이 있는 당뇨병 환자는 심혈관계 합병증이 나타날 확률이 4배 정도 높다.
치주질환은 치태와 치석을 잘 제거해주는 게 중요하다. 즉 매일 올바르게 칫솔질을 해야 한다. 이번 명절 때 부모에게 올바른 칫솔질에 대해 설명하면서 치아와 잇몸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게 좋겠다.
눕는 자세, 침실 환경, 취침 시간, 운동 시간 등에 따라 ‘수면의 질’은 크게 달라진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가운데)가 코골이와 근육통이 있는 김효진 씨(오른쪽)에게 적합한 수면 자세를 조언하고 있다. 고양=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한 적이 거의 없어요.”
“거의 매일 오후 2시 정도 되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잠이 쏟아집니다.”
출판사 대표인 김홍민 씨(39)와 회사원 김효진 씨(34)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잠’과 관련된 고민거리다. 두 사람은 ‘건강한 3040세대’다. 만성질환도 없고, 종합건강검진에서 특별한 문제를 지적받은 적도 없다. 하루에 6시간 정도 자고, 과음도 잘 하지 않는다. 운동도 주 2∼3회 정도 꾸준히 한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생활습관으로 꼽히는 잠에서 두 사람 모두 만족도가 떨어진다. 실제로 동국대일산병원에서 최근 진행한 ‘피츠버그 수면 질 지수(PSQI·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 설문 결과 홍민 씨는 21점 만점에 8점, 효진 씨는 7점을 받았다.
PSQI는 5점 이상부터 ‘질 낮은 수면’ 상태로 평가한다. 두 사람 모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은 아니지만 개선점이 분명 있는 것이다.
○ 일정한 시간대와 잠에 집중하는 침실 환경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두 사람의 PSQI 결과를 토대로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먼저 홍민 씨의 경우 전형적인 3040세대의 ‘야근형’ ‘올빼미형’ 생활습관이 있다. 출근 시간은 오전 9시 반∼10시 정도로 약간 늦고 퇴근은 오후 10∼11시에 할 때가 많다. 보통 오전 2시경에 잠자리에 들어 8시경에 일어난다.
홍민 씨는 “늦게 자는 게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란 생각은 하지만 회사 업무 패턴이 야근을 하면서 집중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아 취침 습관을 고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 교수의 진단은 조금 달랐다. 그는 “뇌는 규칙적인 습관에 익숙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들쭉날쭉한 시간에 잠을 자는 것보다는 늦은 시간이라도 꾸준히 일정한 시간대에 잠자리에 드는 게 낫다”며 “가급적 밤 12시 전에 자는 게 좋지만 ‘오전 2시 취침’ 자체를 심각한 문제로 볼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 대신 홍민 씨의 문제로 지적된 건 잠에 집중하기 어려운 침실 환경이었다. 침대에 누워 TV 또는 스마트폰을 보다 잠드는 습관은 당장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소리와 빛(화면)은 집중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지속적으로 뇌를 자극해 깊은 잠에 빠지는 걸 방해하기 때문이다.
오 교수는 “자기 전에는 최대한 뇌를 편안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침대 위에서는 책도 안 보는 게 좋고, 침실에서 TV를 없애고 스마트폰 화면 밝기만 낮게 조절해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바른 자세보다 모로 누운 자세가 더 좋다
효진 씨의 경우 코골이와 자고 난 뒤에도 몸이 뻐근한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아침에 일어나면 근육통이 느껴질 때도 많다.
우선 코골이의 정확한 원인과 증세의 심각도를 파악하려면 정밀 검사를 해야 한다. 병원에서 하룻밤 자면서 뇌파 검사, 안전도, 호흡 신호, 소음 측정 등을 하는 ‘수면 다원검사’를 받아 보는 게 좋다는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뻐근함, 나아가 근육통은 잠자는 자세에 원인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의료진은 효진 씨의 평소 자세부터 체크했다. 효진 씨는 밤 12시 정도에 취침하고 반듯이 누워 자는 편이다. 하지만 남편의 팔을 벤 채로 잠들 때가 많다. 효진 씨는 “침대에 누워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습관적으로 팔베개를 한 상태에서 잠이 든다”고 말했다.
팔베개를 할 경우 삐딱하거나 불안정한 자세가 되기 쉬워 척추와 근육 등에 무리가 생긴다. 당연히 아침에 일어나면 몸 전체적으로 뻐근함 등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오 교수는 코골이 또는 자고 일어났을 때 근육통이 있는 사람들에게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를 추천했다. 옆으로 몸을 구부린 상태로 무릎에 베개나 쿠션을 받치고 자면 척추와 근육에 훨씬 무리가 덜 간다는 것이다. 또 침대에서 배우자와 약간 공간을 두고 자는 것도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 잠자기 전 운동, 몸매 관리에 별 도움 안 된다
몸매와 건강 관리 차원에서 3040세대가 적극적으로 하는 운동도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꼭 도움이 되는 건 아니다.
흔히 운동은 언제 해도 괜찮다는 인식이 많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는 운동은 질 높은 수면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 있다.
홍민 씨와 효진 씨는 모두 회식을 하거나 저녁을 많이 먹은 뒤에 1∼2시간 정도 빠르게 뛰는 경우가 많았다. 둘 모두 체중을 관리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잠자리에 들기 전에 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하는 운동은 오히려 몸매 관리에 해가 될 수 있다. 뇌를 활성화하고, 긴장시켜 숙면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혈액순환이나 소화를 돕는 효과도 떨어진다.
오 교수는 “운동은 낮이나 이른 저녁에 집중하는 게 바람직하고, 잠자기 전에는 긴장도 높은 액션영화나 운동 경기 등을 보는 것도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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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3040세대를 진료하다 보면 식사, 음주, 운동 등에 비해 ‘잠’에 대한 관심이 많이 떨어진다고 느낄 때가 많다. 잠에 대해 먼저 고민 상담을 하거나, 질문을 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잠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재충전 활동이다. 직장생활과 육아 등으로 한창 바쁜 3040세대가 사실은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부분이다. 실제로 건강에 문제가 있는 3040세대 중 많은 수는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다.
잠은 개개인의 주요 생활습관 중 공통점이 가장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식사와 음주의 경우 사람마다 선호도와 섭취량에 차이가 크다. 운동도 즐기는 종목과 방식이 제각각이다. 하지만 통상 직장생활을 하는 3040세대의 경우 밤에 짧게는 5∼6시간, 길게는 7∼8시간 정도를 잔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만큼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수면 질 높이기’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 3040세대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조언은 매일 7시간 정도는 자라는 것이다. 성인은 7∼8시간 정도 자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대부분은 이보다 적은 시간을 잔다. 야근을 비롯한 사회활동으로 늦은 귀가와 늦은 취침 시간으로 고민하는 이들은 취침 시간이라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많은 3040세대가 막연히 가지고 있는 ‘그냥 푹 자면 되는 것 아니냐’, ‘낮에 짬을 내서 잠깐 자면 된다’, ‘주말에라도 몰아서 자면 된다’는 인식은 바꿔야 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수면의 질이 절대 높아지지 않는다.
오히려 주말에도 평일과 같은 시간대, 같은 양의 잠을 자는 게 바람직하다. 또 낮에 잠시 잠을 자는 것도 뇌의 규칙적인 반응에는 도움이 안 된다. 이 때문에 이런 행동은 지양하는 게 좋다.
좋은 음식과 운동 등에 투자하는 만큼 잠자리 습관과 침실 환경에 투자하는 것도 권하고 싶다. 잠은 비교적 적은 투자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생활습관이기 때문이다. 잠자리 자세를 교정하고 침실의 조명과 전자기기만 조정해도 수면의 질은 충분히 올라갈 수 있다. 수면 습관을 전문가를 통해 진단 받은 뒤 1∼2주 정도만 노력해도 효과를 보는 사람이 많이 있다.